바닥부터 일배워 꼼꼼한 일처리, 두마리 토끼 잡아야

[KG로지스] 곽정현 대표이사 인터뷰

지난해 6월 동부그룹의 동부택배를 인수한 KG로지스가 같은 해 9월 젊고, 재무‧회계 능력을 갖춰 똑똑하기까지 한 KG그룹 곽재선 회장의 장남을 대표이사로 선임, 본격 택배시장 공략 출사표를 던졌다. 베테랑 전문 경영인 택배기업 대표들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회사를 그리고 있는 KG로지스 곽정현 대표이사는 “벤치마킹은 싫다”며 “우리만의 색깔로 경쟁사와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와 전략으로 승부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 매출 4조원을 넘어서 생활 물류서비스로 자리한 택배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수십년간 경험을 쌓은 베테랑 경영인들과 젊은 오너 대표이사의 대결구도는 흥미롭기까지 하다. 취임 후 첫 인터뷰에 나선 곽 대표는 자신만의 뚜렷한 고집이 있어 보였고, 그룹 오너 아들이 갖는 선입관과 달리 바닥에서부터 일을 배워 꼼꼼하기까지 해 보였다. 여기다 유연한 사고, 수치 밝고, 털털한 성격에 스스럼도 없어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도 좋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당장 떨어진 수익성과 서비스 업그레이드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중책을 맡은 KG로지스 곽정현 대표이사는 어떤 꿈과 전략을 갖고 있을까 그 속내를 들어 봤다.

▲ KG로지스 곽정현 대표이사.
하반기 흑자전환, 서비스 UP + 수익성 높일 터

KG로지스는 국내 택배시장에서 규모와 업력으로는 꼴지 기업이다. 지난 2002년 2월 출범한 중소 택배기업 KG로지스는 당시 옐로우캡 택배를 인수, 본격적인 물류사업을 시작했다. KG로지스의 지난해 매출은 2291억원, 물량도 8700만개에 머물러 1위 택배기업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중소기업이다. 곽정현 대표이사는 이런 중소택배기업의 대표로 지난해 9월에 취임, 본격적인 책임경영에 나섰다.

곽 대표는 “지난해 동부택배 인수와 더불어 서비스 안정화를 이루는데 최선을 다 했다”며 “대한통운과 CJ택배가 합병 후 완전한 합체로 서기까지 무려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지만, KG로지스는 불과 6개월 만에 완전한 통합을 이룬 만큼 올해 시장 공략도 가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인터뷰 첫마디를 열었다.

앳된 인상의 곽대표는 동부택배와의 합병에 대해 ‘연착륙했다’고 자평했다. 굳이 다망해가던 동부택배를 인수할 필요성이 있냐는 질문에 “택배사업 특성이 단순 프랜차이즈사업이 아닌 네트워크 사업으로 인식해 지점을 세분화해 규모화를 이뤘다는 점에선 성공적 인수합병이었다”며 “이에 따른 물동량 처리 능력도 확대돼 30% ~ 40%의 물량이 증가해도 여유로운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대기업들이 추구하는 저가 영업으로 물량을 늘리고 대외적으로 매출만 높이는 식의 경영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곽대표는 “지금 택배업계에서 하고 있는 그대로의 영업과 서비스로는 승산이 없다”며 “KG로지스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십분 살리는 감성 마케팅 전략을 펼 것”이라고 전했다. 고객이 감동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선 서비스맨들 모두 만족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를 위해 곽 대표가 제일 먼저 한 것은 네트워크 TFT를 만든 것. 여기서 얻은 성과는 기존 대리점과 본사가 투명하고, 합리적인 회사 운영전략을 스스로 찾고, 이를 통해 택배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운영을 효율화한 점이다. 이에 따라 택배현장과 본사가 요구하고 들어주는 관계에서 최적의 교집합을 찾을 수 있는 수평적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했다.
 
외형 키우는 영업 안 해, 다르지만 기본 강하게

‘근사하게 포장돼 외부로 보여 지는 가식은 싫다’ ‘겉만 번지르르한 매출증대와 대외홍보도 싫다’ 말 그대로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며, 보여 지는 것 보다 실속이 중요하다는 곽정현 전략은 말은 그대로 신뢰할 수 있었다.
 
그 대표적 예가 바로 올해 목표다. 곽 대표는 “올해 목표를 지난해보다 적게 잡았다”며 “매출과 물량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한 수치지만, 하반기 흑자전환과 수도권 물량 증가에 따른 이천센터 증설, 그리고 KG로지스만의 감동서비스를 확립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수치적으로 꼼꼼한 체크는 기본이다.

한편 통상 기업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 매출을 높이고, 보여주기 식 경영에 나서는 것이 전문 경영인들의 전략이지만, 곽 대표는 오너가의 경영마인드를 그대로 보여줬다. 곽 대표는 인터뷰 내내 내실을 다지고, 작지만 강하고, KG로지스와 연관된 고객과 직원 모두가 행복하고 감동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같은 전략은 기존 대기업 택배사들이 갖지 못한 오너家 대표이사만이 가지는 장점이다. 여기다 빠른 결정과 신속한 업무대응, 그리고 서비스 현장에 아이디어 접목 등은 대기업 택배사들이 갖지 못한 KG로지스만의 강점이다.

KG로지스의 카카오톡 친구가 되면 곽 대표가 직접 쓴 답글을 받을 수도 있고, 인터넷 TV를 통해 전국 대리점장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하는 등 KG로지스를 가족 같은 회사로 만들고 싶은 것도 곽 대표의 목표다. 이렇게 회사를 키워 좋은 가격에 매각할 생각은 없냐고 물으니 곽대표는 “지금까지 KG그룹은 인수합병에는 나서도 매각한 기업은 없었다”며 “KG는 단순한 기업집단이 아니라 하나하나가 가족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CJ대한통운과는 다른 택배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KG로지스는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15년 간 그 어느 업종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내공을 쌓아온 택배시장에서 젊고, 패기있는 오너家 대표이사를 맞은 KG로지스의 미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곽정현 대표이사 약력]
생년월일 : 1982년 1월 서울 출생
학력     : 미국 퍼듀대 MBA(Full Time)
경력     : 기아자동차 (2007년 입사~ 2011년 5월)
KG그룹 (2013년 5월 입사~ 현재 KG로지스 대표이사)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