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과 연결, 지금은 열린 시대다.

 
처서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낮 기온은 더운 것 같다. 8월 한 여름이 지나자마자 바로 9월 추석이다. 올 추석은 전년 추석보다 10일 이상 빨라서인지 이것저것 쉴 틈 없이 바쁘다. 엊그제 여름휴가 다녀왔는데 바로 추석이라 고향으로 달려가는 분위기다.

8월에 올림픽이 있었지만 예전처럼 유통업계가 올림픽 특수를 누리던 시기는 지난 것 같다. 일상의 모든 것들이 스마트화되어 가는데 마케팅은 여전히 스마트 이전 시대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수준이다. 가장 좋은 예가 예전에는 올림픽을 TV라는 매체 하나를 통해 전국민이 봤지만 지금은 그 매체가 스마트폰으로 대체되었다. TV의 위상이 사라진지 오래기 때문에 방송사들의 올림픽 특수는 있을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그래도 큰 대형 화면으로 올림픽을 보지 않겠어? 라는 막연한 기대는 그야말로 기대로만 그쳤다. TV를 더 이상 보지 않는 데 TV를 보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으로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방향이었다.

게다가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경기 불황의 그림자가 사회 전반적으로 드리워지고 있는 마당에 한마디로 흥이 나는 일이 별로 없는 사회적 상황이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성장을 주도한 중공업이나 해운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하나의 신호탄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다들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다.

물러날 기미가 없는 올 여름 폭염도 자연의 이치를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모든 것에는 변화의 사이클이 언제나 존재한다. 봄이면 새싹이 돋고 여름에는 날씨가 무더우며 가을에는 곡식이 여물고 겨울에는 어김없이 한파가 몰려온다.

얼마 전 대한상의에서 발표한 ‘저성장시대에 대한 기업인식과 대응전략 조사’ 결과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응답 기업의 49.9%가 ‘지금 수익원은 사양화 단계’라고 입을 모았고,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귀사의 생명력은 얼마나 유지될까’라는 물음에 평균 8.4년이라고 답한 것이다.

 
필자가 놀란 것은 스마트화 시대가 되면서 변화의 사이클이 스마트화 이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8.4년이나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답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화 이전 시대의 변화 속도를 10이라고 가정하고 스마트화 이후 시대의 변화 속도를 단순하게 20이라고 가정해 보자. 숫자로 보면 그냥 두 배의 속도 차이가 나지만 승수 법칙을 적용해서 계산해 보면 17.3배의 차이가 나게 된다.

승수 법칙은 전투력을 비교할 때 주로 사용하는데, 동일한 성능의 전투기 5대와 10대가 싸울 때 5대는 격추되고 생존하는 전투기는 5개가 될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전투를 할 때는 두 가지의 힘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하나는 공격력이고 하나는 방어력이다.

결국 전투에서는 공격력과 방어력을 제곱해야 한다. 그래서 승수 효과가 나오게 되는데 10-5를 빼는 것이 아니고 100-25를 뺀 75를 기준 값으로 승수 효과를 제거한(√75) 즉 8.7이 나오게 된다.

다시 요약하면 2배의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고 8.7배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10대의 전투기를 가지고 있는 쪽은 1대는 격추가 되고 1대는 파손이 되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처하지 못했을 때 살아남을 수 있는 기간으로 나온 8.4년에 승수효과를 적용해서 계산해 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필자가 정말 단순하게 계산해 본 방식은 √8.4인 2.9년이다. 2.9년 그냥 3년이라 하자. 우리 회사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3년 안에 시장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예기하고 싶다.

회사가 파산하고 완전히 망할 때까지의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시장의 트렌드를 보지 못하거나 그로 인해 대응하지 못하면 3년 안에 그 회사는 고객으로부터 잊혀진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 회사가 이렇게 이익을 많이 내는데 우리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1등인데 뭐가 걱정이냐고 생각하는 순간이 바로 내리막길로 방향을 Turn 했다고 보면 된다.

모든 것이 융합되고 연결되는 스마트 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딱 한가지다. 융합과 연결을 그냥 받아 들이면 된다. 지금이 열린 시대임을 절대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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