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택배운송장 개발…특정 부위 쉽게 제거해 작업 효율 대폭 향상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추구하지만, 성공 사례를 이끌어낸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혁신은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많은 자원을 투입해 성공 모델을 만들어내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포스트잇처럼 때때로 혁신은 작은 곳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8월부터 자사의 택배화물용 운송장을 변경해 업무 효율을 향상시켰다. 새로 개발된 택배운송장은 부착된 상태에서 특정 부분을 손쉽게 떼어낼 수 있으며, 해당 내용은 지난 1월 특허를 획득함으로써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접착력 향상과 비용 절감 등의 장점도 있다. 물류업계의 작은 혁신 사례를 물류신문이 살펴봤다.

부족한 접착력·용지 걸림 등 다양한 단점 개선
이번에 개발된 택배운송장은 지티티네트웍스와 광명특수인쇄가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한 개발품이다. 2년 전 광명특수인쇄와 한 택배업체가 택배운송장의 원가 절감을 목표로 샘플까지 완성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급물살을 탄 건 지티티네트웍스의 제안을 광명특수인쇄가 받아들이면서부터다. 양 측은 기존 택배운송장의 단점을 보완함으로써 현장에서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기존 택배운송장은 감열지와 글라신지(Glassine paper), 이형지까지 3장의 종이로 구성되어 있는데, 두께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는 접착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때문에 겨울철이면 간혹 운송 중에 택배운송장이 떨어져 무적화물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박스에 부착된 상태에서 고객정보와 배송정보가 기입된 배달표를 떼어내 별도로 보관해야 하는데, 잘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배송기사들의 불편도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손으로 적는 수기 운송장보다 프린터로 직접 인쇄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는데, 일반 A4용지보다 두꺼운데다 재단된 부분에서 접착지가 분리되어 종이가 걸리는 일이 자주 발생해 불편이 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현장에서는 개선보다 잠깐의 불편을 감수하는 쪽을 택해왔다. 택배업계에서 사용하는 운송장들이 디자인과 재단선만 다를 뿐, 제작 형태는 거의 동일했기 때문에 ‘누구나 겪는 불편함’ 정도로 취급해왔다.

새로 개발된 택배운송장은 이 같은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했다.

가장 큰 변화는 구조다. 3장으로 구성된 기존 제품과 달리 신형 택배운송장은 감열지와 이형지, 단 2장의 종이로 제작됐다. 글라신지를 쓰지 않아 두께가 줄면서 접착력이 더욱 향상됐으며, 비교적 가격이 높은 편이어서 원가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두께가 줄어들면서 인쇄 시 종이가 걸리는 문제도 크게 완화됐다. 아주 미세한 두께 차이지만, 일반 프린터에서도 재단된 부분이 접혀 걸리는 일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가장 큰 특징은 제작 시 특정 부위를 손쉽게 떼어낼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는 점이다.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운송장에 고객의 주소 등 배송정보를 기입한 부분을 배달표라고 하고, 이를 떼어내도록 하고 있다.

새 운송장은 원하는 부분만 손쉽게 떼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후면의 접착스티커까지 동일하게 뜯어지기 때문에 원형 그대로를 유지한다. 기존 제품은 배달표를 뜯으면 동그랗게 말려 보관이 불편하고 훼손될 수도 있었지만, 신형은 스티커를 제거하면 부착도 가능하다.

친환경성도 돋보인다. 새로 개발된 택배운송장은 환경친화적인 수성 아크릴계 에멀전 접착제를 사용했으며, 납과 카드뮴 등 6대 유해물질이 없어 현장 직원은 물론 고객들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수한 내습성으로 고열과 습기에 강하다. 영하 20도에서 영상 80도까지 성능을 유지한다.

신형 택배운송장을 개발한 광명특수인쇄 관계자는 “기존 제품의 불편을 보완함으로써 현장에서의 작업 효율을 향상시킨 사례”라며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우정사업본부에서도 매우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Q : 새로 개발된 운송장의 가장 큰 기능은 무엇인가?
A : 기존 택배운송장은 배달표가 잘 떼어지지 않아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다른 부분까지 뜯겨 훼손되는 일이 발생해 택배기사들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됐다. 새 운송장은 특정 정보가 적힌 부분을 확실하고 깔끔하게 떼어낼 수 있으며,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Q :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들었다.
A : 글라신지는 대부분 특정회사의 수입 제품을 쓸 수밖에 없어 용지 원가가 높게 형성되어 있다. 새 운송장은 글라신지가 없어 최대 10% 정도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택배업체들도 일정 부분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 현재 우체국택배만 적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A : 민간 택배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일부 택배업체와 새 운송장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인쇄업계에서 3중 구조의 운송장 제작 관행을 바꾸고 싶다. 특허를 통해 기존 운송장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다른 인쇄 업체들과 상생을 도모할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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