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송은 국제물류의 최일선, 특송산업의 민·관 협의 지속하자”

현존하는 물류서비스 중 가장 먼 거리를 가장 빠르게 배송하는 서비스는 국제특송이다. 때문에 일반 서류와 같은 평범한 물품부터 첨단 샘플 제품까지 시간을 다투는 다양한 품목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무역의 비중이 큰 우리나라에서 국제특송은 주력 수출품목을 국내외로 신속하게 배송함으로써 국가경제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국제특송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으며,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류신문사는 지난 11월 14일 물류신문사 산하 SCM아카데미 교육장에서 국제특송산업을 이끌어가는 기관과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산업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등을 논의하는 ‘국제특송의 현안 진단을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회는 언론사가 국제특송산업을 대상으로 주최한 첫 번째 민·관 좌담회로써 참석을 희망하는 업체 관계자들이 적지 않았으나, 시간과 장소 등을 고려해 패널은 관에서 3명, 업계에서 3명으로 제한됐다. 물론 특송업계 전반의 입장을 담기에는 패널의 숫자가 다소 부족한 점이 있으나 가능한 업계에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한 업체 관계자들로 구성해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도록 꾸몄다.

이날 패널에 관세청에서는 특수통관과 강봉철 사무관, 강승현 주무관, 김헌주 주무관이, 민간기업에서는 엠이엑스글로벌 엄영운 이사, 브이로지스틱스 김평수 이사. 오성글로벌 주선종 부장이 패널로 나왔다. 또한 인천세관 김덕훈 주무관, 한국국제특송협회 정수경 부회장과 김관용 사무국장, 김대원 운영위원이 참관인 자격으로 현장을 지켜봤다.

패널들은 주요 현안과 개선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으며, 수출입 무역과 국제물류에서 국제특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산업의 성장을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데 공감을 표시했다.

-편집자 주, 정리 : 이경성 기자, 사진 : 손정우 기자-

▶사회(물류신문사 이경성 기자)
먼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오늘 좌담회는 민과 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제특송산업을 바라보는 시각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자유롭게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가 듣기로는 언론사에서 관세청과 국제특송업계 간 좌담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다.
국제특송이라는 것이 홀세일러와 리테일러로 나뉘고 워낙 크고 작은 업체들, 다양한 역할을 하는 업체들이 많다보니 한 자리에서 모든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오늘은 국제특송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관세청 특수통관과와 주요 특송업체 관계자들을 모셨으니 좋은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기대된다. 오늘 좌담회는 질의와 토론도 얼마든지 가능하니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주시기 바란다.
우선 국제특송 업계에서 최대 현안으로 꼽는 인천특송물류센터를 다뤄보고자 한다. 지난 7월 인천국제공항에 인천특송물류센터가 개장하면서 국제특송산업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김포공항과 작별하고 인천공항시대를 열었지만, 크고 작은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특송기업들은 적지 않은 불만과 어려움을 표시해왔다. 현장에 계신 분들의 말씀을 먼저 듣고 싶다.

업계가 느끼는 국제특송산업의 주요 현안

▶김평수
인천국제특송센터 개장 후 4개월이 지난 현재 현장에서 꼽는 인천특송물류센터의 현안을 정리해보면 장비의 부족, 인원 부족, 물류비 증가, 국제특송 업계와 전자상거래(B2C)물류 업계의 갈등, 통관장의 분산을 들 수 있다.
장비 부족의 경우 통관 작업에 쓰이는 수동엑스레이를 꼽는데,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은 현재 인천국제특송센터는 개인고객(B2C)이 핵심인 전자상거래 상품과 기업고객(B2B)이 주를 이루는 특송화물을 동시에 처리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대부분 규격화된 박스 형태로 운송되기 때문에 컨베이어벨트에 화물을 올리면 기계가 자동으로 바코드를 스캔하는 자동엑스레이를 이용하지만, 특송화물은 크기가 제각각이라 인력이 투입되는 수동엑스레이로 통관하고 있다. 그런데 전자상거래쪽에서도 수동엑스레이를 통관해야 하는 상품이 있다보니 현장에서 통관 순서를 두고 갈등이 빚어지는 일이 잦다. 관에서 중재역할을 했으면 하는 부분이다.

▶사회
장비의 부족은 하나의 센터 내에서 각 업체들 간 크고 작은 갈등을 만드는 요소가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른 현안에 대한 설명도 부탁한다.

▶김평수
인원도 부족하다. 예를 들어 일부 비규격 화물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3층까지 올라가지 못하므로, 사람이 직접 들고 올라갔다가 작업이 끝나면 내려야 한다. 문제는 이런 경우가 많다보니 통관이 급한 업체들은 직원들이 투입되어서 올리고 내리는 일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특송업계에서는 인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물류비도 김포시절보다 증가했다. 대다수 특송사와 고객사(화주)들의 본사나 사무실은 김포에 위치하고 있다. 문제는 통관장이 인천으로 이동하다보니 화주가 신속하게 운송해달라고 요청하면 인천에서 김포까지 별도의 운송수단(셔틀 등)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늘어난다. 또한 전자상거래 화물은 10kg 이하의 규격화된 화물이 주를 이루다보니 운송사(택배)와 운송료 조율이 쉽지만, 10kg 이상 비규격화물인 특송화물은 취급이 어려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아울러 김포 시절에는 선택사항이었던 선조업료도 일괄적으로 부과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강봉철
먼저 관에서 중재를 해달라는 사항부터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다. 또 엑스레이 장비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관에서는 처리시간이 김포보다 인천특송센터가 더 빨라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하다.

장비 부족과 통관 속도

▶김평수
전자상거래도 비규격화물이 있어 수동엑스레이를 쓸 때가 있다.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경쟁적으로 물량을 처리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업체에서 잠시 통관을 위해 수동엑스레이를 이용하려고 할 때 양보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 단 몇 분이라도 빨리 통관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장 초기에는 화물이 들어온 순서대로 하자고 정했고, 전자상거래쪽에서 여유가 있어 양보하는 분위기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통관업무가 밀리다보니 나중에는 업체들이 세관에 민원을 넣는 일까지 발생했다. 중재 끝에 오전과 오후로 처리 시간을 나누었지만, 좀처럼 업체 간 협력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장비가 넉넉했다면 업체들끼리 알아서 해결했을 문제였다고 본다. 장비는 빨라졌을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수동엑스레이 4대 중에 실질적으로 화물 처리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은 2대라고 본다. 물론 밀린 물량을 다음날 아침 일찍 처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업체들은 매일 정해진 물량을 그날 안에 끝내고 싶어한다.

▶사회
개장 초기에는 안정화가 필요해 통관 속도가 현저히 느렸던 것이 사실이다. 4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서 관세청에서는 얼마나 향상됐다고 보고 있나?

▶강봉철
장비 부족과 인력 부족에 대한 말씀은 인천특송물류센터 개장 초기의 상황 즉, 7~8월의 문제였다. 8월 말 이후에는 수동엑스레이 장비를 4대에서 6대로 늘렸고, 인원도 76명에서 120명 선까지 투입했다. 그 결과 개장 초기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약 1~2시간 정도 빨라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선 세관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물론 업체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먼저 통관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현장에서도 자신들의 물품을 빨리 처리하려고 자진해서 다른 업체의 통관작업을 돕기도 한다고 들었다. 그러나 관세청에서 업체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통관순서를 지정하는 것까지 나서는 것은 어렵지 않나 싶다.

▶강승현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체계의 변화도 감안해야 한다. 과거에는 관에서 목록관리가 미흡했고, 통관을 마친 화물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바로 내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에 의해 무단으로 화물을 반출하는 일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사후 문제가 대두되면서 관이 목록정보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따라서 지금은 반출승인정보를 받고 화물을 내보내도록 바뀌었다. 즉, 목록 검사 후 이상없는 화물도 세관 직원이 사무실에서 직접 검사결과를 입력해서 반출승인정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물론 특송의 성격상 신속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관에서는 정확도 역시 못지않다고 보고 있다. 관리가 되지 않아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건 다들 잘 알고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현장의 세관 직원이 검사결과를 더 빨리 입력해서 반출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다.
이외에도 속도 저하에 영향을 끼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사항들을 하나씩 정리해나가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작업시간은 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본다.

▶사회
전자상거래업체와 국제특송업체들 사이에서 서로 눈치를 보거나 불만을 드러내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그 이유도 비교적 자세히 설명되었는데, 관세청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김헌주
관세청 입장에서는 전자상거래 물품을 취급하는 곳도 특송업체이고, 기업용 특송화물을 취급하는 곳도 특송업체다. 실제로 특정 업체가 특송물량 100% 또는 전자상거래만 100% 처리하는 것도 아니다. 비중은 다르지만 다들 조금씩은 특송이든 전자상거래든 취급하고 있지 않나. 또 개인의 해외직구가 큰 폭으로 늘어났고, 그 화물의 대부분이 국제특송 형식으로 들어온다는 점을 무시할 수도 없다. 현실적으로도 물량만 놓고봤을 때 특송화물보다 전자상거래 물량이 월등하게 많다.
또한 특송업계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지원해준다면 전자상거래업계에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관세청 입장에서는 관과 특송, 전자상거래 모두 한 배를 탔고 모두가 공감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엄영운
전자상거래는 대부분 개인(B2C) 고객이지만, 특송화물의 수요는 기업(B2B)이 다수를 차지한다. 국내 특송업체들을 이용하는 고객들 중에는 소규모 제조, 무역업체들도 많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전자상거래와 특송화물은 특성에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한다.

▶김헌주
전자상거래 역시 국민 개개인의 요구와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게 더 먼저 처리되어야 한다는 분들도 있다. 물론 산업 측면에서 특송이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한 것은 아니다.

▶김평수
통관절차와 구역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송업체들도 자동엑스레이를 쓰고 싶어한다. 때문에 해외 고객사들에게 정확한 화물정보를 기입하고 규격화된 화물을 보내달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데다 혼재(Consolidation)해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보니 수동엑스레이 이용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뒤에서 기다리는 전자상거래 화물들에게도 미안한 일이다. 그런 취지에서 잔자상거래와 기업화물 간 작업 공간과 통관절차를 구분한다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

업계가 김포통관장 활성화를 원하는 이유

▶사회
인천특송물류센터가 개장하기 전에 국제특송은 김포공항에 위치한 특송통관장을 이용해왔다. 지금은 특송화물 처리를 인천이 맡고 있지만, 일부는 세관의 지침에 따라 김포통관장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특송업계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김포통관장의 기능을 일정부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엄영운
현재 중국 상해 등 일부 지역에서 들어오는 특송화물을 한정해 김포공항의 특송통관장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 한·중 간 기업화물을 담당하는 이들은 김포공항이 지리적으로 좀 더 우수한 위치에 있으며, 이곳을 좀 더 활성화시킨다면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물품은 대부분 통관 뒤 택배로 발송되지 않나. 익일부터 발송이 시작되는 택배는 인천이든 김포든 전국 어디서든 지리적 입지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특송은 통관이 끝난 당일 늦은 밤이라도 화물을 보내달라는 고객사들의 요청이 굉장히 많다. 따라서 김포공항의 활용도를 늘리는 것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사회
B2B특송화물은 오랫동안 김포에서 처리되어왔기 때문에 고객사의 상당수가 김포에 사무실을 두고 있거나 서울 본사로 운송하기에도 인천보다 더 수월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까 물류비 증가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는데, 김포에서 인천으로 이전한 뒤 물류비도 많이 증가했다는 주장들이 많다.

▶엄영운
업체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과거 김포공항 시절과 현재 인천에서 같은 양을 처리한다고 봤을 때 인천특송물류센터는 최대 월 2,000~3,000만 원 정도는 더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이는 인건비와 셔틀운송비 등이 포함된 것이다. 실제로 김포에서 인천으로 옮기면서 대부분의 업체들이 3~5명 정도 인력을 증원하게 됐다.

▶주선종
물류비 증가에 대해 나름 계산을 해봤는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1.7배 정도 비용이 증가했다고 본다. 물론 인천으로 옮기면서 절감된 비용도 있지만, 새롭게 지출되는 항목도 있다.

▶사회
김포에서 인천으로 옮기면서 하기운송 제도가 폐지됐는데, 이 때문에 차량운송 비용이 증가했다는 말도 많다. 김포공항 시설의 활성화 역시 하기운송의 폐지로 쉽지 않은 일이지 않나.

▶엄영운
하기운송이 없어졌지만 보세운송 제도가 있다. 사실 마스터 정보 하나에 하우스 정보가 500건, 1,000건씩 붙는데 현실적으로 물품 하나씩 보세운송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업계에서는 마스터로 보세운송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김포공항과 특송업계의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김헌주
마스터로 보세운송이 되는지를 이 자리에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보세운송에서 하우스 단위로 처리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화물기 내에서 컨테이너나 ULD를 업체들끼리 협력해서 화물을 채워넣는 건 가능한지 궁금하다.

▶엄영운
가능할 수 있다. 김포공항으로 반입되는 대부분의 화물은 취급 업체들이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협력할 수 있다. 현재 상해와 북경에서 들어오는 화물기가 김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김포통관장이 일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통관 절차는 인천이나 김포나 대동소이하다. 오히려 화물이 몰리는 아침 시간에는 인천이 더 정신없이 돌아간다. 업계에서는 B2B화물만 김포공항쪽으로 분산시킨다면 관에서도 관리가 더 편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들도 있다. 다만 보세운송으로 화물을 가져왔을 때 전자문서를 변환시키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

▶강봉철
지금 언급된 보세운송은 오늘 참석한 특수통관과의 업무가 아니라 의견을 내기 어렵다. 다만 예외 조항이 있을 수도 있다. 사실 국제특송에서 마약이나 유해상품, 가짜상품들이 통관됐을 때 관세청에게 쏟아지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물론 달게 들어야 한다. 또 관에서 화물의 신속한 통관과 이동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정확한 업무 처리도 관세청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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