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활용한 냉동·냉장 물류단지 조성

천연가스를 액화시키면 기체상태 천연가스의 1/600 부피로 줄어들고 폭발하지도 타지도 않는 상태가 된다. 천연가스를 액화시키기 위해서 -162도로 냉각하게 되는데 냉각된 천연가스를 LNG(액화천연가스 Liquefied Natural Gas)라고 부른다. 일반 천연가스를 LNG로 액화하는 이유는 저장과 운송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새로운 기능이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물류산업에서 이러한 LNG를 활용한 냉동·냉장 물류시설이 들어선다. 지난 2일 인천항만공사는 2017년 주요 업무계획을 확정하고 발표했다. 이번 업무 계획에 LNG를 활용한 냉동·냉장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밝힌 것. 인천항만공사는 급증하는 냉동·냉장 화물 수요를 대비해 신항 인근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 LNG 인수기지에서 발생하는 미활용 초저온 냉열에너지를 이용한 저비용 냉동·냉장 물류단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2019년 말이면 인천 신항에서 냉동기가 없는 냉동·냉장 물류센터 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없던 새로운 냉동·냉장 클러스터 조성
소규모이긴 하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1970년대부터 LNG 냉열을 활용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이를 활용한 물류센터가 운영된 사례는 없어 주목된다.

LNG를 활용한 냉동·냉장 물류센터의 구조는 복잡하지 않다. 간단히 설명하면 LNG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기화하는 단계에서 발생되는 냉열을 물류센터로 이송시켜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를 위해 신항에 인접해 있는 가스공사의 LNG인수 기지 내에 열교환기를 설치하고 열교환기를 통해 냉매의 온도를 –70도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냉매는 배관을 통해 신항의 냉동·냉장 클러스터까지 연결되고 이렇게 이동된 냉매는 신항 배후단지에 설치 되는 냉열 공급소로 공급된다. 이를 각 물류센터에서 받아서 냉동·냉장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구조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LNG 냉동·냉장 물류센터의 장점은 설비투자비가 절감되고 운영비도 기존 방식에 비해 적게 든다는 점이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LNG 냉열을 활용하는 방식은 전기 냉각식에 비해 전기료는 52~68%, 냉동설비투자비는 25% 정도 절감 될 것으로 예
상하고 있다. 또한 전기 냉각식보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도 주목된다. 같은 온도대를 유지하고 있는 냉매가 계속 24시간 공급이 되기 때문에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데 유리하다는 것. 이번에 조성되는 냉동·냉장 물류단지의 물류센터에는 -70도의 냉매를 지속 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될 예정이다.

인천신항에 7~8개 냉동·냉장 물류센터 유치예정 인천 신항에 조성되는 냉동·냉장 클러스터는 인천신항의 배후 물류단지 212만㎡ 중 23만㎡(약 7만평)의 규모로 조성된다. 부지의 규모가 정해져 있어 입주가 가능한 업체는 총 7개 업체이지만 최대 8개 업체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물류센터의 규모는 작지 않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각 물류센터마다 임대면적은 8천평 정도 될 것으로 예상 되고 있으며 준공업지역으로 바닥면적은 4천평까지 건축이 가능하다.

또한 6개층으로 건축이 가능해 물류센터 한동당 연면적은 2만 4천평까지 가능하다. 건폐율과 용적율을 최대로 지을 경우 8개 동에 연면적 19만 2천평 규모의 냉동·냉장 클러스터가 만들어진다는 계산이다.

19만 2천평 규모의 냉동·냉장 클러스터에 냉매를 제공하기 위해서 상당한 량의 LNG를 사용해 냉열을 얻어야 한다. 이에 대해 윤성태 인천항만공사의 항만기술팀 차장은 “일본의 경우 지진이 많아 기지가 크지 않아 저압으로 7ton정도 공급하지만 인천은 고압에 시간당 100ton 정도 사용할 계획”이라며 “시간당 100ton의 LNG를 사용하는 것은 예정된 부지 규모에 부족함이 없는 충분한 량”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조건 정해지지 않았지만 비용 절감 효과 충분
새롭게 만들어지는 LNG 냉동·냉장 클러스터의 핵심은 저렴한 비용을 통한 입주업체들의 경쟁력 제고이다. 분양이 아닌 임대로 제공되는 배후물류단지에서 건축비와 운영비가 비슷한 수준이라면 기업들이 사업을 영위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 정확하게 임대 조건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20년에서 30년 후에 반납해야 하는 부지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하지만 충분한 경제적인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냉열을 사용하는데 있어 일정부분의 비용은 들어가지만 인천항만공사 측이 냉매 사용에 대한 부분을 최대한 원가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항만공사측은 배관을 까는 것과 열교환기를 설치하는 것이 210억 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비용에 열교환기에 대한 관리비만 사용 원가에 녹일 계획이다. 즉 땅에 대한 임대료와 냉매를 사용하는 비용만 부담하면 전기료와 시설 설치비를 줄일 수 있는 것. 냉매를 사용하는 비용은 냉매를 전달하는 열교환기, 배관, 열 공급소를 관리하는 기업에 대한 기본 관리비와 5.5%의 수익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윤 차장은 “관리하는 기업의 형태가 SPC가 될지 외부에 용역을 줄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 비용은 원가 개념으로 공급할 것이며 냉동기를 돌리는 전기료와 냉동기에 대한 시설 투자비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 조건도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진 않았지만 인천항만공사 측은 공고 시점에서 내용을 정리하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원하는 기업 생각보다 많아

아무리 저렴하고 획기적인 물류단지가 기획이 되더라도 사용하고자 하는 실수요 기업들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하지만 현재 7만평의 공급보다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차장은 “대외적으로 냉장·냉동 물류센터가 늘어나고 있지만 사실 기존의 부산과 성남에 인프라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농산물 같은 경우 인천항이 많아 콜드체인이 인천항에 충분히 들어올 여력이 있으며 원양항로가 개설되고 신항이 개항한데 이어 물류단지까지 생기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요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기업이 조성하려는 면적보다 더 많은 면적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입주의사를 보인 기업들과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수요에 따라 인천항만공사는 1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되면 추가로 LNG 냉동·냉장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가스공사측과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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