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일자리 70% AI 로봇이 대체, 노동시간 줄여야

2017년 새해가 밝자마자 국내외 산업시장이 온통 인공지능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이야기들로 뜨겁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이 시장을 변화시킬 핵으로 주목 받고는 있지만, 이 덕분에 그 동안 노동시장의 근간을 이뤘던 일자리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물류산업의 경우 단순노무직으로 택배와 라스트마일 등의 배송 인력과 육상운송 및 물류센터에서의 작업등에서 필수적인 노동력 수요가 탄탄했지만, 4차 산업 혁명이 빠르게 현실화될 경우 현재의 일자리들은 큰 위협을 받을 전망이다.

년 초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낸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인공지능과 로봇의 일자리 대체 비율은 70%를 넘어설 전망이다. 빠르게 확산되고, 예상을 넘어 급진적 변화를 예고한 4차 산업혁명에서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왔던 물류산업과 유통시장의 노동력 향배는 어떤 태풍을 맞게 될지, 또 그 대안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피할 수 없는 4차 산업혁명, 정면 대응해야

소비가 빠르게 전통적 유통시장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물류거점은 언제부턴가 단순 보관기능에서 벗어나, 제조공장 형태로 급변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인근 대단위 물류센터들은 공장화된 운영 프로세스의 인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매년 임금이 상승되고, 인력난에 따른 물류비 인상은 제품 가격을 높여 경쟁력을 잃고 있다.

물류거점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며, 이 부분에서의 일자리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산업계에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지금의 구인난은 언제 어떻게 변화될지 모를 일이다. 이미 실생활에 접목 된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스마트폰은 이제 5세대 통신망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인공지능을 갖춘 사물 인터넷이 속속 실생활에 접목, 상상을 뛰어넘는 일들이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시장은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시스템, 또 지금처럼 단순 반복적인 일을 기계처럼 하는 노동형태를 벗어날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온라인 유통기업인 아마존은 짐꾼 로봇 키바(KIVA)와 자율주행 전동카들이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화를 이루고,  반복적인 상품 분류작업도 로봇들 몫이 됐다. 따라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 가속도를 붙일 경우 앞서 소개한 수 백명의 물류센터 상근 단순노무직 형태의 일자리는 급속히 사라질 전망이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 4.0’ 시대를 새롭게 열고, 인공지능은 로봇을 통해 잠깐 동안 노동자들과 함께 협력의 시간을 갖게 되겠지만, 종국에는 이들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주대 물류대학원 최시영 교수는 “당장은 현재와 같은 일자리 수요가 크게 변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스마트폰의 진화를 돌이켜 보면 현재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 속도와 비례해 유통 물류산업계 일자리 수요 감소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특히 지금까지의 발전 속도보다 더 빠르게 노동 수요를 줄일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장기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라지는 일자리, 창의적 발상으로 대체해야

유통 물류시장에서의 세부적 일자리 변화를 살펴보면 당장 앞서 언급한 상품 분류인력은 빠르게 자동화 확대로 상당부분 현재 노동력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통 물류현장에서 느끼는 자동화 시설은 빠르게 우리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 K2 여주물류센터 관계자는 “자동화 시설에 따른 인력 수요가 예전과 비교해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물류거점 내에서의 인공지능과 사물 인터넷까지 확산될 경우 인력 수요는 큰 폭으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단순 캐셔들의 경우 퇴직한 자리에 신규인력이 아닌 무인 계산대로 대체하고 있다. 육상 운송시장도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육상 물류시장의 사업용 화물차량은 약 36만 여대로 36만 여명의 화물차 운전자들이 일자리를 유지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자율주행 차량들이 도로 위에 나설 경우 이들 차량 운전자들의 일자리 36만 여개는 공중전화들처럼 한 순간에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이미 승객을 태운 자율 주행버스가 도로에서 시범 운영되면서 물류현장에서는 현재의 기술력으로 미루어 볼 때 머지않아 무인 화물트럭 출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화물연대 소속 25톤 화물트레일러 차주 차준영(53, 남)씨는 “지금도 첨단 차량 안전기술과 편리한 주행 장치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어 조만간 무인트럭 출현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며, 동료들 사이에도 언제까지 운송 일을 할 수 있을지 우려를 갖고 있는 운전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첨단기술이 산업시장을 장악하고, 현재의 유통과 물류산업처럼 단순 반복적인 노동시장에서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축소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그 대안으로 한국고용정보원 박가열 연구위원은 “AI와 로봇의 일자리 대체율이 10년도 채 안 남았다”며 “일하는 시간을 현재보다 30% 가량 줄이고, 이렇게 만들어진 시간을 보다 창의적인 여가와 휴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노동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웃 일본도 주 4일 근무제를 표방하면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이를 또 다른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미래 일자리는 우리 스스로 설계해야할 시점을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유통 물류시장의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야 사라지는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밑그림은 없지만, 이제 유통 물류업계의 일자리는 몸을 쓰는 노동이 아니라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플랫폼 시대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의 기술 발전으로 향후 10년 안에 국내 산업시장에서 1800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위협 받을 것이란 한국고용정보원의 보고서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특히 유통과 물류산업 현장에서와 같은 단순노무직과 저소득층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4차 산업혁명’을 맞는 현실에 대해 범 산업시장과 더불어 정부의 혁신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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