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선 혁신처럼 보여, 서비스 현장은 근로의욕 하락

지난해 국내 유통 물류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기업 쿠팡이 최근 들어 끝도 없는 각종 악재에 노출되면서 추락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결과는 쿠팡 스스로 자초한 일이며, 진작부터 전조를 보였던 것이 속살을 드러낸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쿠팡이 고객 확대를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했던 물류부문 로켓배송 쿠팡맨들에 ‘의도된 친절’은 지금 쿠팡이 직면하고 있는 악재에 일조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그럼 구체적으로 쿠팡의 속살을 들여다 보자. 우선 최근 들어 쿠팡은 자신들의 대표 이미지로 내세웠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중심에 선 쿠팡맨들을 대량 해고하는가 하면 이들을 차량용 블랙박스를 통해 감시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특히 지난해 물류신문의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쿠팡맨들의 의도된 친절이 이들의 진심에 나온 것이 아니라 회사의 지시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쓰일 체크리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의도한 친절로 증명된 셈이다. 여기다  쿠팡 본사 정규직 직원들의 임금체불까지 언론에 알려지면서 쿠팡은 국내 최정상의 이커머스 물류기업에서 한 순간 고객들의 신뢰까지 잃는 대형 악재를 한꺼번에 겪고 있다.

쿠팡을 자주 애용하던 한 주부 고객 김이은(34)씨 “최근 쿠팡에 대한 각종 악재 언론을 접하면서 쿠팡에서의 상품 구입마저 주저하게 된다”며 “그 동안 대외적으로 표방했던 쿠팡맨들이 정규직화에 앞서 해고되고 본사 직원들까지 임금지불이 미뤄지고 있다면 반품이나 환불등도 어려운 것 아니냐며, 쿠팡에서 어떻게 안심하고 상품을 구매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결국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신은 쿠팡의 마케팅이 단순 상술에 그치고, 고객을 유혹하기 위한 진심을 가장한 마케팅이었음을 증명했다. 이에 대해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물류서비스에 대한 독불장군식 서비스를 고집해 시장을 교란하면서 수익률은 악화, 적자폭이 커져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잡은 셈”이라며 “진심에 기반 한 마케팅이 아니라 매출만을 늘리고, 유통업체가 가진 장점을 상생이 아니라 갑의 형태로 휘둘러 생긴 결과”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쿠팡의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물류현장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외면한 것은 여타 경쟁 온라인 유통사들에게도 교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물류신문은 쿠팡맨들의 서비스가 비용과 회사의 정책으로 의도된 친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인터뷰에 나섰던 쿠팡맨은 이미 퇴사해 타 직장에서 유사 업무를 하고 있다. 이 담당자는 “퇴사 이후 여전히 쿠팡의 정규직 승급은 어려운 상황이며, 시스템처럼 보이던 쿠팡맨들의 의도된 친절도 크게 변화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쿠팡뿐 아니라 여타 온라인 유통기업들의 물류서비스가 단순한 숫자노름에 기반 해 서비스를 강요할 경우 현재 쿠팡이 겪는 어려움을 똑같이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계를 주도하던 대세 기업 쿠팡의 일방통행식 경영은 그 동안 쿠팡맨들에게 강요한 의도된 친절로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며, 시장에서 고객 신뢰를 잃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류산업은 서비스를 기반 한다. 어떤 기업이던 물류현장을 도외시하고 의도된 친절을 강요할 경우 그 결과는 지금 쿠팡이 겪고 있는 고충을 그대로 겪을 수밖에 없다. 유통 물류업계 원로들은 “유통 물류현장의 노동환경은 타 업종과 비교해 비정규직이 많고 열악한 만큼 이들에 대한 진심어린 지원이 그 어느 산업보다 중요하다”며 “합리적 급여와 안정된 근무 환경도 뒤따라야 하지만, 사용주들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진심어린 응원과 배려가 절실한 산업”이라고 말한다.

택배 현장 노동자들은 하루 200여개 넘는 상품을 고객들에게 배송하고, 하루 근무 시간만 12시간을 훌쩍 넘는 고된 노동의 현장을 지키고 있다. 수치만을 절대 비교해 자신들이 생각하는 적절한 비용을 지불했다고 당연히 이에 걸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쿠팡의 일방적 경영방식이 속살을 들어내고 있는 것처럼 이제라도 유통 물류업계에서 사용주와 고객들의 배려와 상생 문화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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