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버금가는 ‘운송중단’ 예고, 대책 마련 시급해

▲ 지난해 10월 화물연대 부산 파업 전경.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인사청문회로 대한민국 전체가 시끄러운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위기 극복 사례 장은 물류시장의 물류대란을 어떻게 해결 할지가 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육상운송 물류시장 대표자 격인 화물연대와는 별개로 국내 대형 컨테이너 차량 50% 이상이 소속되어 있는 로드 트랙터(대형 컨테이너 운송차량)들의 모임인 ‘부산 화물자동차사업자 협회의 RT(Road Tractor) 분과위원회’ 대형 화물 운송차량들이 전면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정부가 출범하자 마자 닥칠지 모를 이번 물류대란 해법에 따라 향후 문재인 정부의 희비도 갈릴 전망이다. 

실제 이들이 운영 중인 대형 화물차량들은 화물연대 소속 개별차주들과 유사한 규모로 이들 화물차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갈 경우 지난해 화물연대의 파업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물류대란 국면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김현미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 통과와 함께 당장 새 정부의 물류대란 예방을 위한 관련 대책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가 위기로 다가올 지도 모를 물류대란 예고 배경과 대안을 부산 화물협회 트랙터 분과 위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파업 주체도 다르고 영향도 달라,   열악한 운임구조 해결 해야  

육상화물 운송시장에서의 문제는 차주 노동자들 및 운수사업자들과 이들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고객 즉 화주들 간 운임 격차에서 발생한다. 지난 십 수년간 이어지는 물류대란의 근본 원인도 합리적 운임지불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이 시장은 1톤 화물 택배서비스를 비롯해 대형 수출입 화물인 컨테이너 운송까지 전체 물류시장의 90%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절대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외의 수출입 화물과 국내 제조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본 원자재들이 움직이는 육상운송 물류서비스가 멈출 경우 지난 노무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발생한 물류대란과 유사한 형태의 대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노무현 정부와 맥을 같이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 하자마자 이와 유사한 파업이 예고되면서 새 정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운송 파업예고가 이전 화물연대 파업과 그 격을 달리하는 이유는 이들이 기존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의 정치색을 띤 파업이 아닌 실제 RT(Road Tractor)를 보유하고, 운전자들을 고용해 사업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이라는 점이다.

이들 모임의 파업예고가 설득력을 얻는 배경은 ‘더 이상은 이대로 부산항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환적화물운운송을 할 수가 없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시 대부분의 컨테이너 운송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관계자는 “개인차주로 구성된 화물연대의 조합원들은 파업을 해도, 그 동안은 화물연대와 생각이 다른 각각의 운수회사 대표자들이 기업체에 소속된 기사들을 화물연대의 파업에도 동요 없이 잘 관리했기 때문에 큰 운송 차질이 없었던 것”이라며 “하지만 운송사 대표자들의 모임인 우리가  파업을 결정하면 항만 마비와 동시에 부산항 환적화물 운송 자체가 불가능해 진다”고 말했다. 또 수출입 컨테이너 운송 분야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운임을 받는 항만 내 환적화물 운임 (20FT FULL, 컨테이너 약 22 Km 구간의 터미널 운송 시 운임 = 약 2만원)을 받고 운행하는 차량들을 대체해 환적화물을 운송할 차량은 절대 구할 수 없는 실정인 만큼 파업이 결정되면 물류대란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열악한 운임구조와 노동환경개선을 위해 부산항만공사와 긴밀하게 논의해 왔지만,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라며 “운임을 지불하는 해운회사들이 1군 운송업체들을 최저 운임 순으로 줄 세우기하면서, 일자리가 남아돌지만 당장 물류현장에선 대형 화물차 운전자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부산시 화물협회 소속 운수업체들과 부산항 환적화물을 실제로 운송하는 운송사업자들과 지입차주들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만큼 오는 21일 부산시 화물협회 대강당에서 부산에 거주하는 운송업 관계자들이 대규모 발족식을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한 별도의 회견에도 나설 예정이다.

▲ 지난해 한진해운 파산에 따라 부산항에 적재된 뒤 반출되지 못한 컨테이너.
◆화물연대 파업 ‘찻잔 속 태풍’ 이번 파업 진짜 ‘태풍’

지금까지 수차례 화물연대 파업으로 부산항 터미널이 마비 됐었지만 부산화물협회 트랙터 분과위원회 소속 운전자들과 1300여개 운수법인들은 소속 운전자들과 차주들을 다독여 가며 파업에 직접 나서지 않았다. 이 때문에 화물연대 파업 시 이들 소속 차량들은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던진 계란과 돌멩이로 차량 파손과 소속 운전자들의 경우 손가락질과 심지어 폭행을 당하는 등의 곤란을 겪으면서도 묵묵히 물류현장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 같은 인내가 이제 한계 상황을 맞고 있다. 부산협회 트랙터분과위원회 이길영 위원장은 “지난 수년간 열악한 운임과 노동 환경에도 불구하고 각 운수법인 소속 운전자들을 독려하며 인내해 왔는데, 더 이상의 인내가 불가피한 상황을 맞고 있다”며 “적어도 부산항만을 기점으로 운송되는 구간의 운임은 표준화를 통해 합리적인 운임구조와 운전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이 가능해 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새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반대로 부산항만의 대형 트럭시장에선 일자리가 남아돌며 실제 운전자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열악한 노동상황에서의 낮은 임금과 수년간 지속되는 갑들의 횡포 때문인 만큼 이제 더 이상 현재 지급되는 운임으로는 부산항에서의 환적화물 운송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랙터 분과 위원회는 조만간 1300여개 운수법인과 차주사업자들이 별도의 모임을 갖고 현 노동 상황에 대한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이 자리에서 현 국면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최종 운송 중단도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정부와 부산항만공사등에서 전향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항만 내 환적화물 운송서비스는 불가피하다"며 "최종시안을 7월로 한정 한 만큼 협의 통한 원만한 해결책을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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