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노동운동 보다 일자리 대책 먼저 나서야

▲ 메르세데스 벤츠 상업용 자율주행트럭 전경.
자율주행 승용차 스누버(SNUver)가 도심주행에 성공하면서 영화에서나 봤던 상상이 현실로 한걸음 다가오고 있다. 이번 자율주행 시연은 단순 보여주기 식에서 벗어나 비록 반듯하고, 교통량이 적은 시내 구간이었지만 차로 변경도 잦았고, 보행자도 많은 국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앞까지 연출되지 않은 도로를 무사히 운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누버의 성공은 지금까지 한정된 구간을 벗어나 일반도로에서의 자율주행이어서 이제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실용화와 더불어 육상화물 시장 적용도 멀지않았다는 평가다.

당장 이렇게 되면 국내 화물운송시장에서 상업용 트럭을 운전자들의 설 자리는 반복적인 운임인상 투쟁에서 당장 생계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 또 십 수년째 이어지는 화물연대의 물류대란은 사라질지 모른다. 전문가들은 “상업용 물류시장에서 자율주행이 보편화는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국내 물류시장의 경우 노동운동의 근본방식 전환도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이제 육상운송 물류시장은 자율주행의 보편화와 더불어 운송운임 인상투쟁이 아닌 빠르게 사라질 일자리에 대한 대안 마련과 노동환경의 변화를 먼저 고민해야 할 시점을 맞고 있다.

◆상업용 트럭 자율주행, 이미 곳곳에서 현실화

# 1. 자동주행 버튼을 누르고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떼자 승용차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왕복 8차로 도로 위를 자연스럽게 달렸다. 양옆과 앞뒤로 차들이 빠르게 달리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 2. 지난해 10월, 대형 트랙터 트레일러 한 대가 한 맥주회사의 맥주를 싣고 미국 콜로라도 주 전역을 주행했다. 당시 이 퍼포먼스는 맥주를 팔기 위한 맥주회사의 슈퍼볼 선전을 위한 쇼(SHOW)아니냐는 의문이 제기 됐었다. 하지만 이는 우버가 소유한 자율주행 기술 기업인 오토사의 자율주행 트럭에 관한 성공적인 실험의 일환이었다.

이렇게 자율주행 트럭 실험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 각국의 도로에서 시험운행에 들어갔고, 조만간 승용차가 아닌 트럭의 자율운행 소식도 뉴스로 들릴 전망이다. 결국 자율주행이  국내 물류시장에 정착하게 될 경우 전체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는 육상운송 노동시장의 변화는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렇게 빠르게 확산되는 자율주행 기술의 성장 배경은 경제성 때문.

당장 일본 육상운송 시장에는 운전인력을 구할 수 없어 배송이 늦어지고, 노동시간이 길어져 과로에 따른 대형사고도 속속 일어나면서 자율주행의 물류현장 접목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당장 대형 화물트럭이 자율주행을 통해 군집운행을 할 경우 공기저항 감소와 이에 따른 연료비도 7%나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앞선 실험에서 확인됐다. 따라서 이제 기술의 개발 과정과 도입 과정을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육상운송 물류시장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가져다 줄 변화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상업용 트럭제조사 자율운행, 세계 전역에서 성공적 안착 

그렇다면 실제 자율주행 기술은 얼마나 진척되고 있을까? 이미 많은 기업에서 화물트럭 자율주행이 실험 단계에 접어들었고, 최근 승용차를 중심으로 자율 주행과 관련 기술 혁신이 빨라져 화물운송 시장에도 속속 적용되고 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이 어느 도로에서 주행하고 있을지 모를 몇몇 트럭들은 이미 부분적인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적용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미국 오토사 실험에서 보듯 안전성 개선과 트럭운송 효율성 증가, 운용비용 감소 등의 목적으로 자율주행 운전 기술이 빠르게 진전, 물류산업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따라서 먼 미래로 치부하고 있는 자율주행은 어쩌면 우리 물류시장에서 승용차보다 더 빠를지 모른다.

최근 자율주행 기술의 승용차 도입 과정은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시스템과 같은 혁신들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일반 도로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개인 승용차의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회사들도 자율주행 상업용 트럭에 대한 자율주행기술 적용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 중 특히 트랙터-트레일러들과 상업용 트럭 제조사들이 가장 활발하다. 우버, 캐터필러, 피터빌트, 볼보와 다임러와 같은 회사들이 자율주행 트럭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우선 볼보는 트럭 운전사의 눈을 확인하는 기술을 적용,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고 있는지를 판단, 졸음운전을 하고 있다면 알람을 이용해 운전자를 깨운 뒤, GPS를 이용 휴게소까지의 최단거리를 알려주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또 Ryder사는 전방충돌 방지를 위해 카메라로 전방 상태를 확인 후, 충돌 위험이 있다면 자동적으로 브레이크를 거는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이밖에 우버의 콜로라도와 캘리포니아에서의 트랙터-트레일러를 이용한 성공적인 실험에 더해 다임러는 반 자율주행 화물 트럭들을 네바다 주의 고속도로에서 메르세데스사의 오토파일럿 기술을 적용 중이다. 특히 볼보는 스웨덴, 독일, 그리고 네덜란드의 도로에서 군집 자율주행 실험으로 운전자가 있는 선두 차량에서 제공하는 각종 정보를 이용, 차량 간격 유지, 속도와 브레이크 조절 등을 군집주행 중인 자율주행 트럭에게 명령하는 시험에 나서고 있다.

◆자율주행 명과 암, 미래시장 준비해야

자율주행 기술은 화물 트럭의 대형 사고를 줄일 뿐 아니라 수송 시간의 절감, 나아가 비용 절감의 긍정적 측면이 크다. 하지만 여전히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 문제, 고용 축소 문제 등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법적 측면의 경우 완전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다양한 법과 규제 개정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결과를 예의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의 경우 약 33만 대의 트랙터-트레일러, 혹은 대형 트럭들이 평균 매년 사고에 연루돼 약 4000명이 목숨을 잃는다. 이 중 90% 이상의 사고들은 운전자에 의한 사고로 판명되고 있다. 만약 자율주행 기술운용으로 과로에 따른 판단착오를 비롯해 인적과오를 제거할 수 있다면 이러한 사고를 방지함과 동시에 트럭들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내 총 화물운송의 70%가 트럭을 이용한 육상운송으로 서비스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람을 이용한 화물 운송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자율주행, 혹은 반 자율주행 트럭이 도입되면 운전자들보다 더 장시간 운전을 할 수 있고, 이는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운송에 걸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는 만큼 시장 확대는 불가피 하다.

결과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개발되고 관심을 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비용 절감인 만큼 앞서 설명한 안전성과 효율성 향상은 보다 적은 사고율과 빠른 운송으로 트럭킹 회사들에게 비용 절감의 유혹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장은 노동 수요 감소, 사고 시 법적 책임 부담 등과 같은 질문에 아직까지 뚜렷한 답이 제시되지 못하는 상황만 벗어난다면 시장 확산은 예상을 뛰어넘는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군집운행에 따른 연료비 7% 절약, 트럭 운용비용의 30%를 차지하는 인건비도 줄일 수 있지만, 과연 이 같은 수치적 계산만으로 자율주행 트럭이 확산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현재 미국에서 대학 졸업을 하지 않은 대략 350만 명이 상업용 트럭 운전자로 일하고 있는 중산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율주행 트럭의 도입은 이들의 직장을 빼앗는 결과를 야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상업용 트럭의 자율주행 기술은 보다 더 빠르게 현실화가 되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자율주행 기술의 적용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상당하다. 하지만 부정적 영향을 받는 부문도 존재하는 만큼 기술개발 과정과 도입 과정을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맞을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하는 시점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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