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능력 으뜸! 정부가 오히려 일자리 이탈 부추겨

택배산업은 매력도가 높은 산업 중 하나다.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호시탐탐 택배시장 진입을 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택배산업을 향한 지원은 부족하고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법령에서는 택배산업을 정의하지 않고 있으며, 택배현장은 ‘지옥’으로 불리며 최악의 일자리로 꼽는 이들도 많다. 배송기사들을 범죄자로 몰거나 하찮게 대하는 사회적 인식도 큰 문제다. 대국민 생활서비스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택배서비스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한 대우와 사회적 인식은 형편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택배산업이 이러한 취급을 받아도 되는 것일까? 만약 택배서비스가 멈춘다면 그야말로 우리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택배산업은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산업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연 13% 물량 증가 시 3,000명 일자리 창출
물류산업 중에서도 택배산업은 높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산업군 중 하나다.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는 정부 정책에 부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매년 높은 성장률만큼 신규 인력이 필요한 시장이기도 하다.

올해 상반기 택배 물동량 증가율인 13%가 하반기에도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택배물동량은 약 2억 3,000만 건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연간 택배 물동량이 2억 3,000만 건 증가할 경우 약 3,000명 정도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루에 배송기사 한 명이 처리할 수 있는 물동량이 최대 250개라고 가정하고 월 25일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일 년 동안 배송기사 한 명이 처리할 수 있는 물동량은 약 7만 5,000건이다. 1년 동안의 증가분 2억 3,000만 건을 처리하려면 3,066명의 배송기사를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말해 택배산업에서는 연간 3,000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정부 지원 등이 요구되고 있다.

한 택배업계 전문가는 “배송기사의 근무환경과 프랜차이즈 형태의 구조 등을 감안하면 양질의 일자리는 아니라는 의견도 많지만, 물동량 증가분만 놓고 따져봤을 때 택배업계는 매년 3,00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송기사들의 근무환경은 아직도 열악하지만, 개선하기 위한 택배업체들의 노력과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기피 업종이 아닌 선호 업종으로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만큼 조만간 배송기사가 양질의 일자리로 거듭나는 시점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가용 번호판 단속으로 배송기사 이탈 가속화
지난 수년 간 택배업체들은 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택배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택배산업에 대한 관리 기준이 현재처럼 화물운수사업법에 포함되어 있는 상황은 생활서비스로 자리잡은 택배서비스가 국가경제에 일조하고 국민들의 일상 편의를 위한 산업으로 발전하는데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 업계의 논리다.

특히 산업 간 경계벽이 허물어지고,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며 기준이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택배산업에 대한 관리감독은 오히려 강화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업계의 가장 큰 불만은 자가용번호판 단속을 들 수 있다. 증가하는 택배물동량을 환산했을 때 연간 3,000대 정도의 신규 차량이 필요한 상황인데, 정부는 화물운송시장 전체의 화물차 공급조율을 위해 택배차량의 증차도 제한하고 있다. 증차 규모도 소폭에 그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장 간 장벽이 허물어져 쿠팡과 같은 유통업체들은 필요에 따라 자가용운송이 합법적이라고 하니 택배업체들로서는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택배회사 대리점장은 “얼마 전 실시된 대대적인 자가용 번호판 단속으로 인해 영업소장 몇 명이 그만뒀다”며 “불가피하게 자가용 번호판을 달고 운영할 수밖에 없었는데 벌금을 내고 운행 정지를 당하니 그만들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대리점장 역시 “경력이 쌓여 서비스가 안정화될만하면 이탈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몇 개월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니 힘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원 없어도 좋으니 그냥 지켜봐달라고 호소
택배업체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를 기세다. 위태롭기 짝이 없다. 운영 원가는 늘고, 배송기사의 이탈은 가속화되고, 시간이 갈수록 화주기업들의 줄 세우기는 계속되는 3중고에 지칠 대로 지쳐 가고 있다.

택배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은 바라지도 않는다고 강조한다. 다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을 위한 투자 확대가 이뤄질 수 있게 그냥 지켜봐주길 희망하고 있다. 물론 고용환경 등 지금까지 불합리한 관행처럼 진행됐던 것들에 대해서는 지적받아 마땅하며 개선시키는데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20년 넘게 정부가 택배업체와 서비스 향상을 위해 지원해준 것은 거의 없다”며 “이제는 시대가 많이 바뀌었으니 택배업체들의 애로사항과 의견을 적극 청취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가장 부합할 수 있는 산업인 만큼 택배업체들 역시 근무환경 개선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게 노력해 나갈 것이다”며 “정부 역시 이러한 노력에 박수와 힘을 보태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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