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순간 기술 가속도, 상상 못한 새 시장 열려

아날로그 시대에 시작한 물류신문이 출범 20주년을 맞아 ‘20년 보다 나은 20년’이란 대주제로 지나온 20년을 넘어 더 나은 20년 후 산업시장과 미래 삶으로 그려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에게 2037년 산업시장을 물었다. 이를 요약하면 20년 후 시장은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과 마지막까지 시장을 지키려는 아날로그 서비스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존하며, 지금의 삶은 더욱 다양하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하나로 연결될 네트워크를 통해 생각을 공유하고, 오픈된 정보들은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빠른 디지털 진화와 아날로그 공존 시대, 산업 더 다양해 져
미래 학자이자 발명가인 레이 커즈와일은 10년 전 “미래의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이 그 경계를 넘어 선다”고 주장했다.

아마도 지금부터 20년 후에는 인간과 기술 인공물의 경계가 무너지는 ‘특이점의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커즈와일은 기술은 발전할수록 그 발전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수확체증의 법칙’을 주창, 어느 순간 이 법칙에 따라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세상이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대표적례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다. 이들은 물 끓기 바로 전처럼 ‘임계점’을 보이다 어느 순간 우리 산업과 삶을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하나로 만들었다. 1985년 카폰으로 출시된 후 벽돌크기의 휴대전화는 2007년 아이폰을 출시, 20여년 만에 지금의 스마트폰으로 진화, 세상의 소통 방법을 완전히 바꿨다.

그럼 2017년에서 20년 지난 2037년, 지금의 소통 방식을 바꿀 스마트폰과 인터넷 그 이상의 아이템은 무엇일까? 커즈와일이 예상한 ‘어느 순간의 변화’는 모든 사물과 사람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 지금보다 많은 정보들이 소통되고,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시장을 열 전망이다. 이 같은 새로운 형태의 정보소통과 공유가 가능케 하는 것은 빅 데이터 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빅 데이터는 당장 사용하기 어려운 자료지만, 저렴하고 빨라지는 데이터 계산 기술 발전은 진화하는 인공지능 및 다양한 4차 산업혁명의 밑거름이 되기 충분하다.

2027년
#1. 2027년, 자가 학습되는 인공지능 ‘스마트 도로’가 깔리고, 계산 능력을 높여 저렴하고 성능 좋은 슈퍼컴퓨터를 갖춘 부산항. 대부분의 대형 트레일러 차량은 수년 전부터 자율주행 차량으로 전환됐다. 수출입 컨테이너들은 각각의 컨테이너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 컨테이너 위치와 적재물 상황을 실시간 부산항 메인 조종실로 보내고 순간순간 체크된다.

또 이들 화물은 24시간 각각의 부두에서 정확하게 계산된 알고리즘 루트에 따라 자동으로 선적되고, 하기된다. 인공지능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 덕에 지난 몇 년간 부산항에서의 안전사고 및 차량운행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한편 이렇게 하기돼 외부로 운송될 컨테이너들은 스마트 고속도로 혹은 부산역으로 자율주행 차량에 의해 지선 운송, 도로와 차량에 부착된 스마트센서들을 이용, 안전하게 군집주행을 통해 목적지로 운송된다.

육상운송 물류시장의 간선운송(장거리 운송)서비스에서의 차량운행은 이미 90% 자율주행으로 수도권 군포 컨테이너 기지에 도착한다. 이와 함께 고속도로 톨 게이트가 사라진지는 벌써 오래다. 이제 도로공사와 철도공사에는 시스템 운영 직원 몇 명과 도로와 철도 보수 작업에 투입되는 인공지능 로봇 관리 인력만 남았다.

2037년
#2. 2037년, 제조 기업에 근무하는 홍길동 씨. 보통 때 보다 일찍 기상한 홍씨는 밤새 침대와 이불, 베개 등에 장착된 각종 센서들로부터 측정된 건강정보를 네트워크 정보망을 통해 취합 분석해 그날 아침식사를 추천받아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식사를 마친 홍씨는 주차장에서 공유된 무인 친환경 자율주행차로 회사에 출근한다. 출근시간 후 가사 일은 청소 로봇이 진공청소기와 물걸레까지, 설거지는 인공지능 로봇이 맡아 해 부담이 없다.

홍길동씨가 도착한 회사는 보안이 완벽한 생체 출입카드로 시작한다. 오후 10시 홍씨는 유럽의 거래업체와 인공지능 번역기가 내제된 홀로그램을 통해 수출대금에 대한 결제방식을 가상화폐로 할지에 대해 옆자리에서 논의하는 것 같은 화상 회의를 갖는다.

오후 업무는 재택근무자들과 제조 현장에 나가 있는 직원, 그리고 홍씨가 책임지는 현장 상황을 안경에 장착된 와이파이 렌즈를 통해 실시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업무를 지시한 뒤 업무 보고를 받는다. 이렇게 하루 업무를 끝낸 홍길동씨는 퇴근 후 자신이 즐기는 운동인 테니스 수업을 위해 실내 테니스장에 도착, 바로 앞에서 홀로그램 강사의 자세를 보며 새로 배울 테니스 동작을 레슨 받은 뒤 집으로 귀가한다.

집으로 돌아온 홍길동씨는 가족들과 연말 휴가에 맞춰 세계 어디든 2시간이면 도달하는 마하 10의 항공기를 탈지, 시속 3000 킬로에 달하는 진공 하이퍼 루프 열차를 이용할지를 고민하면서 잠자리에 든다.

위에서 그려본 2027년 부산항과 2037년 홍길동의 하루는 현재 기술 진전 속도만으로도 실현가능 그림이다. 산업시장의 단순 반복적 노동은 빠르게 사라지고, 대형 공장은 다양한 인공제어 시스템과 지능형 로봇들이 24시간 가동, 저렴하고 질 좋은 상품을 쏟아낼 것이다.

또 대형 제조사만 갖고 있던 특허 기술정보도 모든 사람들에게 공유 혹은 개방되면서 누구나 맘만 먹으면 제품 생산을 꿈꿀 수 있다. 산업현장은 인공지능 로봇이, 도로와 항만, 공항은 자율주행 교통수단으로 대체되며, 사람들은 기계와 시스템의 이상 유무만을 체크하면 된다. 제조공장도 상상만으로 생각한 차별화된 창의력만 있으면 이미 개방된 기술정보 변형이 가능해 자신만의 다품종 소규모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그럼 다른 부분에서 2037년은 지금과 무엇이 달라질까?

‘보다 나은 20년 후’ 우리 정치, 산업 경제, 생활 문화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인위적인 간섭을 배제하고, 지금의 기술 발전에만 초점을 맞춰 2037년을 다시 그려봤다.

[정치, 사회] 대의 민주주의 사라지고, 직접 의견 수렴
광역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정부 공공 네트워크로 연결된 2037년 정치, 사회 부문은 2017년의 ‘대의 민주주의(간접 민주주의)’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간접 민주주주의 방식은 투표권을 가진 국민들이 정부의 개별정책에 대해 매번 직접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물리적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2037년 김철수 씨는 완벽한 암호화로 신뢰할 수 있는 생체인식 시스템을 이용, 정부가 내 놓은 정책안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에서 투표하고, 취합된 최종 정책결과를 곧바로 얻는다. 직접민주주의를 연 2037년에는 간접 투표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 혹은 시의원들 없이도 굵직한 정책안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직접 투표로 주장할 수 있다. 이 덕분에 국회의원, 혹은 시의원 등 국민들의 대표자들을 선출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졌다. 또 기업과 노동조합등도 20년이 지난 2037년에는 직접민주주의 형태로 소속 노동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이를 정책안으로 구성한다.

기계가 구축한 신뢰가 밑바탕 된 온라인 투표는 노조원들의 의견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가장 큰 요소다. 이처럼 2037년의 정치, 사회부문은 전 국민이 하나의 공공 네트워크 망에 연결, 언제 어디서나 중요한 정치적 의사 결정 아이템에 대해 자신들의 의사를 직접 표시할 수 있다.

[산업 경제]단순 노동 사라져, 빅 데이터 신 시장 열어
2037년 산업 경제시장에서 단순 반복적인 노동시장은 사라지고, 낮은 수준의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들로 대체된다. 은행과 금융시장은 최적화된 슈퍼컴퓨터들이 각종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정보를 제공하며, 금융거래 역시 무인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전환됐다.

또 대단위 자본을 투자된 현장체험 형 대형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 증강현실 기술 발전으로 굳이 매장을 찾지 않아도 집 혹은 가까운 별도의 공간에서 대형 유통매장과 똑같은 구매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가 아니어도 베란다 가상현실 유리 창문을 통해 알프스의 마테호른의 전경을, 아니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한강의 조망을 즐길 수도 있어 조망권이 아파트 가격을 좌우하는 시대도 저물었다.

한편 우리가 현재 일상에서 생활하고 먹고 마시는 소비와 구매는 온라인 혹은 가상 매장형태로 변했다. 또 이렇게 소비되는 정보들은 사물인터넷으로 연결, 각각의 제조사 및 유통 업체들의 대용량 서버에 전달되면서 제조와 재고 관리를 위해 매순간 맞춤 정보로 제공된다. 이렇게 수집된 각각의 빅 데이터 정보들은 기업별로 마케팅과 제조, 신제품 개발 등에 필요한 형태로 재 가공된다. 또 가공된 데이터들은 지금까지 원인을 몰랐던 새로운 시장을 열거나 새로운 상품의 아이템이 되면서 산업시장을 더욱 다변화 시킨다. 재 가공된 빅 데이터들은 제조기업 에겐 신제품 개발의 아이디어로, 패션업체들에겐 새 유행을 선도할 수 있는 아이콘이 된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반정보도 제공한다. 특히 물류서비스 시장에서의 물류거점에서는 포장과 재작업을 위해 필요한 노동자들은 자동화로 사라진다. 더 나아가 기업들은 시시각각으로 취합되는 각종 정보들을 취합해 최소한의 재고만 갖추고 대형 보관 물류센터도 축소된다. 물류서비스의 한축인 운송과 배송 역시 친환경 무인 자율주행 차량으로 대체되고, 택배 배송원과 트럭 운전자들도 무인차와 인공지능 로봇들로 대체된다.

[건설 부동산, 교통]물리적 환경인 ‘거리, 시간’ 장벽 사라져

취재 중 만난 건축 전문가는 2037년이면 지금의 매연 덩어리 도시를 지상에서 무한 개발이 가능한 지하세계로 이동해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하의 암흑은 태양광을 지하 도시로 끌어 비춰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지상 못지않은 밝기 환경을 조성할 수 있으며, 우리가 숨쉬는 공기 역시 인공지능으로 조절되는 대기 순환시설을 갖춰 미세먼지 없는 안락한 도시를 건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교통부분도 전기차로 유명한 테슬러의 CEO 엘런 머스크가 샌프란시스코와 LA에 2017년 현재 건설 중인 하이퍼루프가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철도는 사라지고, 서울과 부산 간 이동시간은 16분이면 충분해 진다. 지방과 서울의 차별점이 사라지는 셈이다. 또 마하 10의 항공기 출현은 지구 끝에서 반대편까지 2시간이면 충분한 물리적 환경도을 열어 엄두가 나지 않았던 여행과 물류이동도 쉬워질테다.

이렇게 되면 수 억원들을 들여 ‘강남’지역을 선호하는 부동산 투기는 사라지고, 육상 물류시장과 대단위 투자가 필요한 물류창고와 관련된 부동산 시장도 시간과 공간의 장점이 사라지면서 대 변혁을 맞게 될 전망이다.

[생활, 문화] 잘 노는 것도 경쟁력 될 것
2037년 단순 노동시장의 점진적 퇴출은 기존 노동시장에서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 반면 남는 시간은 생활의 여가를 높였다. 일부 직장은 일주일에 3일 일하고, 4일 쉴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들고, 도시민들의 생활패턴은 여가 위주로 바뀐 지 오래다. 가사 노동의 경우도 낮은 인공지능 도우미 로봇이 맡고, 자율주행 차량 역시 운전에 따른 단순 노동의 시간을 줄였다.

문화 시장은 가상현실과 증강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운동과 레저를 포함해 다양한 문화생활을 안락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베우고, 즐길 수 있다. 이에 따른 여유는 또 다른 무한의 산업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단순 노동시장 퇴출이 시간의 여유로 남으면서 생활 문화부문은 연일 새로운 즐길 거리를 만들어 낸다.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직접 악기나 운동방법을 배울 수 있으며, 숙련된 선생님이 홀로그램을 통해 바로 옆에서 지도하는 것과 같은 쌍방향 통신을 통해 최고의 레슨을 받을 수 있다.

꼭 학교에 가지 않아도 유명대학의 강의 원본이 공유되고, 개방 된 교육 자료를 통해 홈 스쿨로 졸업장과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생명을 위협하는 각종 질병의 위험은 매 순간 체크되어 쌓이는 생체정보를 주기적으로 분석, 사후 치료가 아닌 사전 예방조치를 취하고, 인체 장기도 실제와 똑같이 3D프린터를 통해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2037년의 생활문화 트렌드는 이제 어떻게 해야 잘 놀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잘 노는 것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맞는 셈이다.

[취재 후기] 노동 불평등 없을 것, 기술발전 방향 살펴야
빅 데이터와 더불어 빨라진 슈퍼컴퓨팅 계산 기술발전은 2037년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여러 상상을 산업시장뿐 아니라 우리 삶 구석구석에서 분명히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려낸 ‘보다 나은 20년’의 가상 시나리오들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고, 20년 후면 가능한 상상이다.

빅 데이터를 기반 해 우리가 지금까지 알지 못하고 막연하게 추정했던 결과들에 대한 원인을 밝히고, 모르던 새 시장을 열 것이다. 석학들은 “기존의 아날로그 시장은 빠르게 사라질 테지만, 우리가 모르던 다양한 정보들을 싸고 빠르게 계산 재가공하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시장을 만드는 선순환 방향으로 시장은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지금과 같이 폐쇄돼 숨어 있는 정보들은 누구에게나 공유되고, 접근이 가능해 질 것이란 점이다. 2037년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 초보적이지만, 알기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자. 전동세탁기와 진공청소기, 전기밥솥이 출현 당시 가사노동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는 이렇게 얻어진 여가 시간들은 어디서나 소통하는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소일거리를 만들었고, 가사 노동을 벗어나 자기 개발에 나설 수 있는 문화와 레저시장 등을 열었다. 그 당시는 모르던 시장이다. 따라서 빅 데이터를 비롯해 인공지능과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기술 발전은 아직 불명확 하지만 분명히 이전에 우리가 모르는 시장을 열고, 새로운 고용시장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취재 중 만난 남서울대 빅데이터 융합학과 강창묵 교수는 “그 동안 추정만 했던 결과물의 원인이 빅 데이터로 수집된 뒤 빠르고 정확한 정보계산 분석을 통해 그 원인과 배경을 알게 되고, 이에 따른 새 시장을 열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기술발전과 인지능력을 가진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면서 남는 여유는 아직 모르는 또 다른 보편적 가치의 시장을 만들어내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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