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시장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기업도 상품도 시스템까지도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탄생하며 공생한다. 그럼 2017년 현재 산업 물류시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바코드와 지게차,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운송기기들과 더불어 서비스 노동자인 택배 서비스 맨, 그리고 수많은 기업들과 근로자들은 20년 후 2037년, 미래 시장에서도 살아남아 있을까? 또 우리에게 필수적인 스마트폰과 종이돈 등도 그 즈음에 존재할지 의문이다.

당장 국내 육상 교통시장에는 차량이 정차하지 않고 고속도로 주행 중 통행료가 자동으로 부과되는 교통혁신 시스템 ‘스마트톨링’ 사업이 시작, 1300억 원 규모의 시스템 통합(SI)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국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요금 징수원들의 일자리는 조만간 시장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이렇게 20년 후 미래 산업시장에서 사라질 대상은 무엇들이 있을지 무순으로 상상해 봤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징수원
한국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전국의 고속도로 톨게이트는 조만간 우리 교통 물류시장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이미 수년전 기술 발전에 따라 사라져야 할 시설이었지만, 이제야 사람이 요금을 징수하는 시스템만 바꾼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달 스마트톨링 사업의 경우 사전 규격공개 절차를 마치고 정식 발주 공고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구축될 스마트톨링은 모든 차량이 정차 없이 통행료를 납부할 수 있는 차세대 요금수납 체계 시스템이다. 현재의 하이패스는 기존 방식대로, 일반차량은 통행권 대신 차량 번호판을 촬영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센서기술이 발전하면 톨게이트 자체가 사라진다. 이번 국내 스마트톨링 시장은 차로 시스템 변경에 1000억 원, 스마트톨링 운영SW 개발, 지능형교통시스템 구축에 290억 원 등 2개 사업 분류,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시스템이 완성되는 2019년과 운영시점인 2020년 중반 즈음이면 요금 징수원들은 영원히 사라지고, 시스템 운영자들의 일자리는 새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 매장과 계산원
온라인 유통기업의 급성장과 더불어 오프라인 유통점포들이 지금 사라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CNN은 영업을 중단한 미국 오프라인 유통점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아마존을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이 월마트등 미국 대표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쇠락을 한층 가속화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시장은 아직 오프라인 시장 쇠락 기미는 없지만, 일부 미래 학자들은 “대형 오프라인 유통매장이 온라인 유통업체의 공세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할 것”이라며 “특히 대대적인 자본이 투자된 체험형 유통매장의 퇴출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 롯데와 신세계, 이케아등 대형체험 형 유통매장이 고객을 유치하고는 있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증강현실기술과 온라인 가상매장 등의 온라인 유통점 확산, 또 오프라인 유통점에 가지 않아도 체험이 가능해 지는 기술들이 확산되면 이들의 시장 퇴출은 가속도가 붙은 전망이다.

이와 함께 도시 곳곳에 자리한 편의점들 역시 무인화 되면서 오프라인 유통부분의 인력감소는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한편 유통업 싱크탱크인 ‘펑 글로벌 리테일 앤드 테크놀로지’ 조사에 의하면 최근까지 문을 닫은 미국의 오프라인 점포는 6700여 곳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연말까지 8000~9000 곳이 사라질 전망이다. 우리 시장 역시 이와 유사한 소식을 듣게 될지 모를 일이다.

화석 연료
스위스의 대표적 관광도시 체르마트에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일체의 운송수단이 없다. 세계적 관광도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친환경 도시를 표방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현재의 화석연료는 20년 후면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당장 육상운송 수단인 일반 자동차와 트럭들은 전기차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으며, 매연이 전혀 없는 수소차도 미래 운송수단으로 속속 개발되며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진공터널을 이용한 엘런 머스크의 하이퍼 루프 열차도 속속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고 국내에서도 지난달 울산기술원이 물리적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하이퍼루프 열차시험에 나서면서, 이들 친환경 운송수단은 철도운송과 육상운송 기기들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해상과 항공운송도 차세대 연료를 사용, 석탄과 석유등의 화석연료는 점진적으로 미래 산업시장에서 사라지고, 태양광과 풍력, 전기, 그리고 자기부상 기술 등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상, 우리 곁을지키던 화석연료는 산업 물류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숙련 저임금 단순 육체 근로자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마이클 A오스본 교수는 지난 2014년 인간이 할 일의 절반을 조만간 기계에 빼앗길 수 있다는 충격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당시 오스본 교수가 저술해 발표한 “고용의 미래 -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 화에 얼마나 민감한가”라는 논문은 당시 산업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대다수 미래 학자들은 비 숙련된 저임금의 단순 반복 육체 근로자들의 일자리는 현재의 기술 발전 속도와 반비례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산업분야별 사라질 것에 대한 예측
제조 산업부문- 단순 반복적인 일을 하는 공장 근로자들은 굳이 2037년이 아니어도 조만간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 분명하다. 아직 국내 시장에 영향은 없지만, 해외에선 당장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이 생산비 절감과 신제품 신속한 출시 등을 이유로 자사 생산 공정을 자동화(로봇)로 대체하고 있다.

제조 산업인 신발의 경우 하나를 만드는 공정은 10가지 크기의 200개 조각을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잘라, 이어 붙여야하는 대표적 노동집약산업이다. 하지만 나이키가 조만간 도입할 플렉스공정은 레이저가 재료를 자르고 로봇이 접착시킬 수 있어 몇 개월간 걸리는 신제품의 출시를 3~4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나이키가 플렉스 공정으로 북미 신발 판매량의 30%만 생산한다고 가정할 때 인건비와 재료비는 약 4억 달러(약 4500억 원)가량 절약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쟁사인 아디다스도 독일에서 자동화 공장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600명의 직원이 하던 일은 단 10여 명이 담당하고 있다. 전통적인 공장 근로자들이 하던 신발 제조사들이 로봇과 자동화시설로 바뀌면서, 의류와 전자기기 등 전체 제조 산업 부문의 근로자들은 빠르게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교통, 물류부문- 당장 육해공 운송수단을 조종하거나 운영하는 근로자들의 일자리는 빠르게 사라질 전망이다. 물류시장의 가장 높은 운송수단인 화물트럭의 경우 자율주행차량의 등장으로 장거리 간선운송차량 운전자들은 노동 강도가 큰 폭으로 줄고, 일자리 역시 점진적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또한 선박과 항공기 역시 직접적인 조종기술이 아닌 기계적 오류에 대처하는 수준의 인력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택배 배송원 역시 최종 라스트 마일 배송부분까지 낮은 수준의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보완하는 수준의 근로자만 일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며, 대형 물류센터 작업자들도 인공지능 로봇 혹은 자동화 시설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교통과 물류, 제조산업 부문의 자동화 시스템과 로봇 도입이 가속화되면 이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등의 공정 자동화 유지인력은 사라지는 단순 근로자들의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부분에서의 신규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이들 일자리는 교육되고, 훈련된 노동자들만이 맡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오스본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향후 10~20년 후에는 미국 총 고용자의 약 47%의 일이 자동화 혹은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될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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