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인자동차와 인공지능 로봇은 할리우드 SF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 상상의 세상은 20년 후면 충분히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이세돌 9단을 연이어 이긴 데이터 학습형 알파고는 이제 스스로 학습하며 지식을 쌓는 알파고 제로로 업그레이드, 인간의 뇌처럼 스스로 배워 지식을 쌓는 인공지능으로 재탄생 했다. 반면 아무리 기술력이 빠르게 진화해도 이와 같은 상상의 세상은 아직 멀었다는 반론도 있다.

물류신문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더 나은 20년’이라는 주제로 미래시장에 대한 다양한 전문 석학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석학들로부터 인터뷰한 20년 후 미래시장에서는 3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 모든 사물과 사람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 어느 정도 수준일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사람과 사람의 소통에서 사물과 사람이 소통하며 공존할 것이란 점이다. 두 번째 지금의 기술발전 속도와 시장변화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 마지막으로 지금처럼 특정 기업 혹은 사람들에게만 제공되던 폐쇄된 정보들은 개방되고 공유되면서, 보다 투명한 산업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란 점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기술과 속도 등 지금 진행되는 모든 것을 조절하는 것이 사람이며, 가속도가 붙은 20년 후 미래 산업시장은 진행되는 기술 발전에 앞서 이를 만들고, 조정하는 인재육성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더 나은 미래시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인공지능도, 확산될 사물 인터넷, 인간 같은 로봇도 아닌 기술을 운영할 지금보다 더 창의적이고, 공정한 인재 육성에 성패가 갈린다.

이번 취재에서 만난 대다수 석학들 모두는 “지난 20년 보다 나은 20년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기술발전과 속도를 어떻게 조화시킬지를 결정하는 미래 창의적인 인재들에게 달렸다”며 “암기만 잘하고, 문제만 잘 푸는 사람이 아니라 정보와 사물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상생하는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간 20주년 특별 인터뷰 석학들
1 서울대 산업공학과, 스마트공장 추진단장 박진우 교수
2 인하대학교 경영학과(생산관리 서비스경영, 물류학 박사) 김연성 교수
3 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유비쿼터스 제어공학 전문가) 장윤석 교수
4 세종사이버 대학교 마케팅 홍보학과(융합산업 전문가) 김덕현 교수
5 남서울대학교 빅데이터 산업보안학과 (고려대 컴퓨터공학 교수 역임) 강장묵 교수
6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엑셈 (인공지능 전문가) 임도형 박사
7 경남대학교 역사학과 (고려대 사학과 졸업, UCLA 동양사학 전공) 김신일 교수
8 아주대학교 물류대학원(한진, 동부익스프레스 근무) 최시영 교수

기술발전 속도 빨라져, 기술 방향은 맞아
인하대 김연성 교수는 “IT기술발전 속도를 예로 들며 지금의 1년은 10년, 또 10년은 100년이 될 것”이라며 “어쩌면 20년 후의 산업시장은 지금 상상하는 기술력보다 훨씬 더 발전한 기술시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지금의 ICT(Information Communications Technologies)보다 빠른 기술발전은 가속도를 붙여 산업 전반의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면서 전체 작업을 합리적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반면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엑셈의 수석연구원 임도형 박사는 “지금의 인공지능 기술로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여 지는 상상의 세상을 구현하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고개를 부정적 의견이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임 박사는 “현재 발표되는 인공지능의 결과물은 전체 100% 중 이제 겨우 0.5% 정도의 수준에 그친다며, 영화에서 보여 주는 딥 인공지능 출현은 20년 후에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기술 발전이 우리가 상상하는 세상에 곧바로 적용될지 미지수임을 의미한다.

임 박사는 “산업시장에서의 인공지능 역시 마찬가지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 출현으로 공상과학 영화를 상상하지만, 알파고는 단지 바둑게임에 한정 된 것일 뿐 당장 우리 삶을 바꾸고, 피부에 닿을 만큼의 영향을 줄 수 있는 종합적인 인공지능 출현은 20년 후에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 트렌드 방향 맞아, 기술적용 쉽지 않을 것
항공대 장윤석 교수는 “지금 발표되고 있는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겠지만, 20년 후 현실에서 실현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자율주행의 경우 지난 1993년 엑스포에서 기아차와 포항공대가 첫 선을 보였지만, 20년 흐른 지금도 여전히 도로에서 자율주행 시현이 안 되고 있는 것은 산업현장 적용에서 겪는 많은 오류를 예로 들었다. 장 교수는 “지금 시현되고 있는 기술들이 빠르게 산업에 적용되려면 일정 부분의 오류를 감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남대학교 김한신 교수는 “인문학 분야에서도 디지털화 바람이 불고 있다”며 “방대한 역사적 사료에 대한 데이터 작업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하고, 인문학적 데이터가 취합돼 인공지능을 통한 분석이 이뤄지더라도 역사적 의미와 각각의 시대적 사건이 갖고 있는 행간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2037년 지금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스마트 한 4차 산업 기술들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은 빠르게 구축되겠지만, 우리 삶을 지배할 만큼의 위력을 발휘하기에는 20년 보다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대 박진우 교수는 “1차 산업혁명 당시 인구와 지금 전 세계 인구를 비교하면 약 70배나 증가한 만큼 한명이 생각하는 기술발전과 70명이 생각하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물리적으로만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인다”며 “기술 발전 속도는 빠르겠지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현명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서울대 강장묵 교수는 “각종 센서가 내재되어 있는 사물들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각종 정보들은 지금까지 몰랐던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할 것”이라며 “쉬운 부분부터 기술 발전이 이뤄지면 이후 기술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사이버대 김덕현 교수는 “기술 발전은 이미 시작됐으며, 성숙된 기술을 소비자나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또 긍정적으로 수용할 것인지에 따라 기술의 상용화와 확산 시기가 당겨지거나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One) 네트워크로 묶여, 공유 개방 정보시대 맞아
그럼 석학들은 2037년의 산업 물류시장과 우리 삶이 어떻게 바뀔 것으로 상상하고 있을까?

남서울대 강장묵 교수는 “저렴하고 섬세한 센서기술과 사물 인터넷의 무한 확장 등으로 2037년엔 모든 사물과 인간이 다양한 센서들로부터 취합된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산업시장에서 그 동안 몰라서 생산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이 탄생하고, 이에 따른 일자리도 새롭게 생길 것이라는 상상이다.

아주대 최시영 교수도 “1, 2차 산업혁명은 행동을 통한 생산성 확대였지만, 3, 4차 산업혁명은 의사소통을 통해 효율을 높였고, 다가올 산업혁명은 생각을 공유하는 시대를 열 것”이라며 “사람들의 생각이 공유되는 상상이 바로 2037년을 볼 수 있는 키”라고 말했다.

인하대 경영학과 김연성 교수가 상상하는 2037년 산업시장도 한마디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이다. 김 교수는 “20년 후 산업시장은 모든 사물과 기계, 사람이 하나로 연결, 기술 발전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모든 사물과 인간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인공지능을 갖춘 사물과 의사소통이 가능해지고, 생각하는 대로 제어도 가능해져 사물의 제어를 더욱 정밀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쉬운 예로 사람의 뇌가 알고리즘에 맞춰 농산물을 키우고, 운전이 서툴러 자동차를 포기한 노인들도 자율주행 덕분에 다시 도로를 질주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없었던 시장이 열릴 것이란 상상은 상상이 아닌 셈이다.

김연성 교수는 예로 2037년의 산업시장은 제조공장의 경우 각종 센서가 장착되어 사람의 뇌처럼 제어하는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상상이다. 김 교수는 “지난 봄 지인이 보내준 인공지능 새우 양식장에서 키운 새우를 온 가족이 맛 봤는데, 자연산 새우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가격과 맛을 갖추고 있었다”며 “새우뿐 아니라 고기와 야채등 모든 식자재 역시 스마트 공장에서 각각의 기호에 맞게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물량이 생산되는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사이버대 김덕현 교수는 “지금까지 산업시장은 사후 예측을 통해 제조시설과 공급망을 유지했지만, 2037년은 데이터 취합과 분석을 통해 기존 예측방식이 아닌 사전 예비 방식의 제조와 공급망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 독점에서 개방과 공유시대 열려
서울대 박진우 교수도 “20년 후면 모든 정보가 개방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익을 독점하는 기업들도 사라질 것”이라며 “정보가 개방되고 공유되면 기업들의 경영방식은 보다 투명해 지고, 지금과 같은 대형 기업들의 폐쇄된 정보를 통한 이익 독점은 더 이상 불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들의 수익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또 자산 상속은 합리적인지 등의 정보 역시 모두가 공유되는 만큼 미래 산업시장은 더욱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테고, 도덕적 경영이 산업전반의 화두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진우 교수는 “사물과 인간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지금은 큰 비용이 들여 하는 투표도 그때그때 필요한 상황에서 수시로 이뤄질 수 있다”며 “기술발전에 따른 정보 개방과 공유가 보다 나은 산업과 사회적 발전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대 장윤석 교수가 상상하는 미래 물류산업시장의 모습은 “모든 산업의 시작이 물류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처럼 물류가 라스트 마일의 최종 주자가 아니라 모든 공급망의 시작부터 개입해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장 교수의 상상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장 교수는 예를 들었다. 그는 “건축과 유통, 제조 등의 전체 산업에서 물류, 즉 원자재 조달부터 최종 소비자에게 상품 혹은 완성품으로 제공되는 모든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공급망 관리를 우선 고려해 전체 흐름을 짜면 보다 나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지난 20년, 보다 나은 20년을 위해서는 ‘Design for Assemble’에 대한 물류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엑셈의 임도형 박사는 “현재 발표되는 인공지능 관련 논문은 이미 20년 전 나왔다”며 “SF 공상과학 영화에서와 같은 세상을 열기 위해서는 알파고 출현과 같은 빅뱅이 2~3회 정도는 더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론의 배경은 현재 빅 데이터가 산업현장과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데이터로 사용되기 위해 데이터 가공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임 박사는 “빅 데이터가 인공지능을 출발시키는 원동력인데, 지금의 빅 데이터는 가공이 필요하고, 이 작업은 사람이 해야 하는 만큼 비싼 데이터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임 박사도 기술혁신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에는 동의했다.

임 박사는 “미국 병원에서 마취과 의사들은 타 과 의료진들보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데, 이는 정밀한 의학적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환자들의 마취를 의사들을 대신할 인공지능이 출현, 이들의 업무대체를 가능케 하고 있다. 하지만 도덕적 이유와 더불어 의료 사고에 대한 책임소재 부분 등의 이유를 들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 박사는 “인공지능의 마취시술에 투입되지 못하는 건 의사들의 일자리에 대한 우려 때문이지만, 조만간 인공지능의 효율성이 다 방면에서 검증되면 점진적으로 마취과 의사들의 급여는 하락하고, 이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사이버대 김덕현 교수는 “생산(자)과 소비(자) 간의 경계가 낮아지고 디지털 제품/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제품 수명주기도 짧아져 생산-유통-물류의 경계 턱도 사라진다”며 “물류서비스도 온라인 영역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 4차 산업 기술 발전 추이 면밀히 살펴야 생존
2017년 진행되고 있는 IT기술 발전은 단순한 유행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며,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람들 모두 이에 대한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석학들은 “현재의 인공지능 및 4차 산업기술 발전 속도와 이에 따른 시장 변화를 예측할 수 없지만, 그저 유행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기업과 사람 모두 현 기술발전에 속도와 방향을 주시하면서 미래 시장에 대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의견들을 모았다.

엑셈의 임도형 박사는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을 단순히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경우는 제외하고, 적어도 산업시장에서 기업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비롯한 4차 산업기술 발전 과정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금 대비책을 내부적으로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 박사는 “특히 수익 창출에 직접적 연관된 제조부문 기업들을 필수적이며, 산업 전반의 대다수 기업들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함께 기술 발전에 따른 후속 대안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박진우 교수도 “기술 발전트렌드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고 미래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며 “정보 개방과 공유가 확산되면서 더 많은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만큼 미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개방된 정보수집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하대 김 교수는 “지금의 4차 산업혁명을 돌아보면 2차 산업 혁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일지도 모른다”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기술발전도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혁명과정일 수 있는 만큼 기술추이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대 최시영 교수는 “기술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기우일 뿐 산업이 지금보다 더 세분화되면서 경쟁력이 없는 일자리는 퇴출되고, 변화를 거부하는 시장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노동시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다변화될 산업시장의 갈등해소 방안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기술 오류 수긍하고 현장 적용, 상상력 키워야
항공대 장윤석 교수는 “지금 시현되고 있는 기술들은 분명히 유행처럼 지나가지는 않을 것이며 실현될 방향은 맞지만, 이 신기술이 더 빠르게 적용시키려면 일정부분의 기술적 오류를 어떻게 감내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4차 산업의 기술적 오류를 인정하고 불편해도 사용을 확대할 때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 교수는 산업 물류시장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바코드를 예로 들었다. 바코드는 제품과 물류시장에서 약 85%만 읽히는 오류가 있지만 이를 감내하면서 사용, 대중화된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결국 인공지능을 비롯한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 혁명을 통해 제공되는 기술 확산 키는 신기술 오류와 우리가 얼마나 타협하며 사용하고 확산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장 교수는 “대한민국은 신기술에 대해 완벽하게 되기 전까지는 인정하지 않고 현장에 적용하지 않는다”며 “유럽의 경우 새로운 기술이 30% 정도 가능성만 보여도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하는 등 신 기술에 대한 오류를 감내하며 기술발전을 가속화하는 만큼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도 미완의 기술 얼리 어댑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서울대 강장묵 교수는 “지금 세계적인 부를 갖고 있는 기업들은 숙박공유 솔루션을 운영하는 에어 비엔비, 차량 공유기업인 우버등 자산이 없다”며 “2037년 산업 물류시장은 제조가 아닌 공유 서비스와 같은 개념의 비즈니스가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다수의 석학들의 공통된 의견은 기술발전에 따른 산업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전통적 산업 구조에서 탈피해 기술 흐름을 읽고, 열린 사고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사이버 김덕현 교수는 “제조와 서비스가 융합되는 시장을 맞게 될 것”이라며 “미래는 지금처럼 제조와 서비스가 별개가 아니라 제조와 서비스가 함께 이루어지는 기업만이 경쟁력을 갖는다”고 전망했다. 유통기업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아마존이 유통기업에서 물류서비스 시장으로 업력을 확대하는 것과 유사하다.

사라질 일자리 보다 새로 열릴 산업시장 봐야
20년 보다 나은 20년을 맞는 2037년을 맞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사라질 일자리를 걱정만 해야 하나?

이에 대한 답으로 김연성 교수는 “기술 발전은 칼날의 양면과 같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이 대중화되면 물류시장 트럭운전자들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제조업도 단순반복 노동시장은 대대적인 변화를 맞는다. 반면 김 교수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시스템과 각종 부품들을 생산하는 신산업 일자리는 기존에는 없던 시장의 출현”이라며 “사라질 일자리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새로 생길 시장을 상상하고, 인재 육성과 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남서울대 강장묵 교수도 “2037년, 사라지는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 보다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시장의 출현이 더 설렌다”며 “여기서 필요한 인재들에 대한 수요를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사이버대 김덕현 교수는 “산업과 대학, 기타 교육이 모든 정보를 공유하면서 지금의 플랫폼과 다른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며 “향후 20년을 바꾸는 사람들은 지금 현직에 있는 30대 젊은 인력들인 만큼 이들의 재교육이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엑셈 임도형 박사는 “당장 인공지능 개발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은 기존 통계학과와 수학 등을 전공한 인력들로 채워진다”며 “인공지능에 특화된 학과가 없었던 만큼 관련 분야에 인재가 원활하게 수급되기 위해서는 현재 새롭게 개설되고 있는 대학과 대학원생들이 졸업하는 시점이 되어야 제대로 공부한 인력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분야 인재들이 현장에서 나오는 시간만큼 우리 산업 경쟁력도 늦어지는 셈이다. 이런 현실은 지금 우리가 보다 나은 20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보여준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시장의 기술발전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대비해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게 된다.

한 가지로 사고로는 부족, 멀티형 인재 필요
항공대 장윤석 교수도 “다가 올 20년 후 미래시장을 위해 창의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무인 항공기에서 상품을 던진 후 상품에 손상 없이 착륙하기 위해서는 어떤 포장방법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은 하나의 사고력만으로는 어렵다. 장 교수는 “이 같은 상황의 대처 솔루션을 얻으려면 하나의 공식으로는 안 되고 물리학과 전체적인 사물의 낙하과정, 그리고 사물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래 산업경쟁력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없던 다양한 사고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창의력이 필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서울대 박진우 교수는 “정보 독점의 시대에서 공유의 시대로 전환될 미래 산업시장에서 지금의 기술발전이 모두를 행복하게 하려면 규격화된 교육 환경으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금 시대의 아이콘을 만든 미국 애플의 CEO 스티브잡스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모두 우리 기업들처럼 부를 상속해 수익을 독식하는 대한민국 대기업 CEO들과는 다르다”며 “4차 산업혁명의 성공 키는 미래형 사고력이며, 이런 사고력은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독서와 인문학적 소양을 쌓았기 때문인 만큼 인간에 대한 기본 소양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엑셈 임도형 박사는 “현재 산업시장의 데이터는 아직 이상적으로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 역시 사람이 해야 하는 만큼 균등하게 나눠지고, 공유되어야만 산업 전체가 혜택을 공정하게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대 김신일 교수도 “다가올 미래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교육프로그램으로는 안 된다”며 “아이들이 하고 싶은 놀이와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의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인문학적 환경조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037년, 또 다른 산업 혁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산업 플랫폼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이번 인터뷰에서 만난 석학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국 다가올 기술의 발전은 창의적인 사람이 만든다. 전체 산업시장이 하나로 연결되고, 모든 사물과 사람이 소통하는 시장이 열리겠지만, 이를 운영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이제부터라도 규격화된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적 인재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 2037년은 어쩌면 기회보다 위협 요인이 더 많을지 모른다. 하지만 잘 다듬어진 정보의 개방과 공유시대를 맞으면서 사라질 위협보단 생겨날 기회가 더 많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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