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BIZ 근간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급부상

지난 1월 열린 ‘해양수산전망대회 2018’(주최 해양수산개발원)에서 글로벌 해양수산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블록체인 열풍’(10위)이 꼽힐 만큼 물류산업에서 블록체인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아직 많지는 않지만 해외와 국내에서 진행 중인 블록체인 기술 도입 사례를 통해 블록체인의 추적 가능성은 운송 과정상 손실 및 파손, 배송 오류 등이 자주 발생하는 물류산업에 매우 유용한 기술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특히 많은 플레이어가 참여하고 수많은 계약이 필요한 글로벌 공급체인관리 분야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부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물류산업이 블록체인을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수한 보안 특성을 활용할 경우, 물류 관리의 효율성과 연속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은 네트워크가 통일되어 있지 않은 배송업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가격 하락과 최적화 및 속도 개선을 가능하게 할 히든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가격은 하락되고 속도개선에 집중 가능
블록체인을 이용해 제품 추적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면 서비스 가격의 하락과 최적화, 속도개선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언제나 제품 추적이 가능하고, 배송과정은 이전보다 더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다. 배달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은 특정 사건이 언제 일어났는지 기록되며, 예상치 못한 관세가 발생한다면 이를 공지하는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물류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다는 것은 제품 추적을 위해 만들어지는 데이터베이스에 계속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전체적인 서비스 가격의 하락을 가져오고 동시에 최적화와 속도 개선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류 관리의 효율성과 연속성 제고
신원확인을 위해 사용되는 블록체인은 본인에게 직접 전달해야 하는 택배 서비스를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만든다.

블록체인은 △분산적 △공개적 △효율적 △비용 절감 △안정성 등의 특징을 가진 기술로 현재 택배 및 배달 업체들이 겪고 있는 신원 확인, 물류, 제품 추적 등과 같은 다양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오프라인 신원과 디지털 신원을 동시에 변경할 수 없는 원장(immutable ledger)에 저장하기 때문에 물품을 본인에게 직접 배달해야 하는 경우에 꼭 필요해지는 ‘신원 확인’이라는 불편한 요소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신원 확인의 장점은 더욱 투명하고 안전한 거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신분증이나 생체 인식 식별 기술을 이용하였지만, 앞으로는 가상의 신원을 고객의 주소와 연결하여 블록체인을 통해 배달 업체들이 확인하는 방식도 가능해진다. 사용자는 이러한 신원들을 다른 보안성이 높은 웹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 사용하거나 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계약에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의 보안 특성은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센서 등을 이용하면 관리의 연속성을 증대할 수도 있다.
다양한 장치를 이용한 구매가 이뤄지게 되면 블록체인의 분산적인 확인과 제어 시스템은 각 장치에 안전하게 데이터를 움직일 가능성을 부여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장치 관리는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을 개선할 수도 있으며 전체적인 시스템에 요구되는 유지비를 낮출 수도 있을 것이고 효율성 역시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의 이용은 배송하는 물품의 확인에도 도움이 된다. 각 우편물이 작은 센서를 내장하고 있다면 각 운송 단계에서 파트너들끼리의 관리 연속성을 유지, 관리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할 경우 세관에서의 통관 수속 역시 속도가 향상될 것이며 지불, 물류, 택배를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통합적인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배송 업체 간 네트워크 불일치 해결
굳이 통계를 거론할 필요도 없이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온라인 구매를 자주 하고 있다. 그러나 구매 행태는 바뀌어도 오랜 시간 동안 배달을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 같다. 또 업무나 여가 등의 다른 이유로 택배기사를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는데 이 역시 소비자는 물론 우체국이나 택배회사의 오랜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해외 구매 시에 더 큰 문제가 되는데 이는 배송업체들의 네트워크가 통일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구매의 경우 배송과정이 더욱 복잡한데, 각 배달 업체들이 통일되지 않은 자사의 독자적인 시스템을 사용하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소비자가 부담해야하는 추가적인 요금이 발생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국경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원활하게 배달을 이루기 위해 자국의 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국경을 넘어 상호 통신망을 형성하는 배송업체는 거의 없어 실시간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이 부분 역시 큰 불편함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다.

글로벌 공급사슬에 편리성 제공
블록체인은 개인 간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디지털 사용자 간 네트워크를 만들며, 제3자에 의한 수정이 불가능하다. 또한, 공개된 형태의 기술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중복을 제거할 수 있고, 중개인 역시 필요하지 않다.

비트코인과 같은 공개된 블록체인들은 익명으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반면, 허가를 받아야 접속이 가능한 비공개 블록체인들은 동업자들 간의 공급사슬 내부에서 주로 사용된다. 이러한 비공개 블록체인들은 안전성, 확장성 및 개인정보 보안을 제공하는데 이는 기업이 비즈니스에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블록체인들은 개발할 때부터 보안을 고려하여 설계된다. 이 때문에 배포된 원장을 통해 거래 투명성을 개선하고 동시에 공개 원장 암호화 기술을 이용해 모든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호하며 사용자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글로벌 공급사슬에 편리성을 제공하는데, 소매업자들은 블록체인을 이용해 데이터나 자산에 대한 통제력을 잃지 않고도 제품에 관한 거래 내역을 생산지부터 판매처까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OECD와 유럽연합 지적재산청(European Union Intellectual Property Office)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수입되고 있는 위조 제품의 가치는 약 4,610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기술은 소매업자들에게 제품의 출처 및 진위를 판명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준다 점에서 제품의 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블록체인은 스마트 계약을 가능하게 하므로 보다 쉬운 계약 관리는 물론 창고 관리도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계약을 쉽게 되면, 블록체인을 통해 소매업자가 화물의 영수증을 확인하는 순간 스마트 계약 시스템이 자동으로 공급업체에게 비용 지불 요청을 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각 업체는 물류관리의 통제력과 효율성을 모두 향상할 수 있는 것이다.

중개인을 없앰으로써 비용 절감은 물론 거래 상대방에 의한 위험(counter party risk)을 줄일 수도 있다. 또한 앞서 거론한 것처럼 거래하는 물품이 진품이라는 증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되어 고객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다.

IBM이 4천 개 이상 협력사와의 거래실적(연간 290만 개)을 분석한 결과, 거래 시 분쟁 발생 건수가 1일 평균 70~80건, 건당 분쟁 해결 소요시간은 40일로 나타났다. IBM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경우, 건당 분쟁 해결 소요시간을 10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결 할 숙제는… 표준화·확장성 문제 풀고, 적극적 참여 유도해야
국내 물류 및 IT업체, 정부, 국책 연구기관이 참여하여 발족시킨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국내 사례 참조)은 우리 물류시장이 본격적인 ‘블록체인 물류시대’를 맞았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하지만 이제 막 시범사업을 끝낸 상태라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가장 큰 제약사항은 개별 시스템의 표준화 문제나 대규모 거래에 대한 확장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블록체인 활용을 위한 업무 보상이나 인식제고를 통해 이해관계자의 참여 의지를 독려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현재는 선사, 화주, 포워더, 세관 및 항만 당국 등이 각기 다른 시스템의 문서 양식을 사용하고 있어 표준화 합의 도달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참여 주체 간 협력 및 합의 도출을 위해 해양수산부, 관세청 등 공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류산업은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는 만큼 블록체인을 도입해 데이터를 교환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확장성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글로벌 물량은 2015년 기준 546억 9,000만 톤에서 2024년까지 평균 6% 성장해 9,210억 톤(2024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가 있다. 이런 어마어마한 시장에 앞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이 확산된다는 가정에 따라 현재 도입하려는 블록체인 기술에 확장성과 상호 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 대용량의 거래 데이터를 위한 보안체계가 필요하며, 지불을 위한 법적규제 완화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세관, 정부 기관, 물류업체, 3PL 등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블록체인은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중소 화주, 포워더, 화물차업체들은 팩스나 전화 등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非디지털전환 업체들의 인식을 바꿔 블록체인 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보상책 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사용자 편의성을 확대하는 문제도 해결 과제 중 하나다. 예를 들어 머스크와 IBM은 파일럿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 세관에서 아이패드를 활용했는데 사용자 편의성이 제고되어야 넓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스마트폰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우리의 경우도 염두에 두어야 할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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