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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대란 여전히 ‘대결’ 중 … ‘A에서 Z까지’

기사승인 2018.04.23  15: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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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리적인 새 원칙 세워야, 제2 제3 택배 대란 해소돼

가장 품격 있는 아파트에서 가장 이기적인 아파트로 전락한 남양주 다산 신도시 택배대란이 연일 화제인 가운데, 택배기업과 입주민들의 합의점은 찾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이번 사태는 언론에 집중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지 오래전부터 유사한 논란을 이어 왔었다. 문제는 새로운 원칙을 정하지 못하면 제 2의 다산신도시 택배대란은 반복될 것이란 점이다. 

지금까지도 다산신도시 입주민들은 저상차량 혹은 정부의 실버택배를 통해 각각의 아파트 문전 배송을 요구하고 있지만, 택배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도 중재에 나섰지만, 최종 소비자가 추가 서비스 비용지출 원칙을 밝힌 만큼 당장 양 측의 논란 해결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이 이번 다산신도시 택배대란의 논란을 시작시켰는지, ‘A에서부터 Z까지’ 알아봤다. 

◆건설사들의 ‘신 개념 아파트’ 표방, 다산신도시 택배 대란 ‘단초’

2000년대 중반 이후 많은 건설사들은 ‘차 없는 아파트’ 컨셉을 가진 아파트 건설에 대대적으로 나선다.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에서 벗어나 ‘차 없는 아파트=지상 주차장이 없는 아파트’는 공원형 아파트를 의미하며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 단지나 2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이제 아파트 지상주차장이 있는 아파트는 후진 아파트가 된지 오래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다산신도시 택배대란이 ‘차 없는 아파트’를 컨셉을 가진 아파트로 표방하면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건축법상 지하주차장 진입 높이를 2.3 미터로 굳이 높이를 높일 필요가 없다. 또 분양 시 차 없는 아파트임을 강조, 지상에서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으며, 주민들에게는 산책 등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는 품격 있는 아파트를 홍보하고 있다. 결과는 지상 차량 운행이 불가했지만, 대다수 아파트 단지 내에선 여러 이유로 다양한 차량이 운행되고 있다. 그럼 다신신도시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진 걸까?

◆우연히 발생한 사고…걷잡을 수 없는 택배대란으로

   
  △ 3월 7일 발생한 사고당시 CCTV 영상 <출저 : 인터넷 커뮤니티>

지난 3월7일, 다산신도시에선 하나의 사고가 발생한다. 단지 내 이사용 화물용 탑차가 후진하다 아이를 치일번한 사고다. 당시 이사 탑 차에는 후진 경고음 장치가 장착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발생 후 아파트 비상대책위는 CCTV를 확인, 재발 방지책을 요청한다. 3월11일, 주변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장 대책회의를 갖고, 3월12일 단지 내 안전을 위해 손수레로 배송하겠다는 확인서 명부 작성했다. 이렇게 작성된 명부는 3월14일, 각 택배사에 보행 안전을 위해 단지 내 차량통제 공문으로 발송했다.

보름 후인 4월1일에는 단지 내 지하주차장, 지상주차장 외의 통로에 대한 택배차량의 출입금지를 시행한다. 사실 4월1일은 일요일이라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택배업무가 본격 화 된 2일부터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일부 택배사 노동자들은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을 했으며, 일부 업체는 저상차량을 도입해 서비스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물량을 운영하는 CJ대한통운은 각 세대 배송을 거부했다. 기존에는 택배차량이 소방차 전용 지상통로를 이용했으나 주민들이 반대하자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은 문 앞까지 배송하는 대신 인도 또는 아파트 상가 지상주차장까지만 택배를  배송하고 입주민들이 직접 내려와 가져가라는 문자를 보냈고, 이에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 한 다산신도시 아파트 공고문

이렇게 되자 4월3일 CJ대한통운 남양주 별내 지역팀장은 관리사무소를 방문해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 입주민들은 택배차량을 저상차량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저상차량 운영을 강제할 수 없으며, 택배 노동자들 역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저상차량 개조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첫째 개조 비용이다. 기존 택배용 탑 차량을 저상차량으로 개조하는데 약 150~170만 원이 소요되며, 세금 20~30만 원을 더하면 1대당 160~20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시간은 일주일 정도가 필요하다. 또 기존 탑을 떼고, 새 저상 탑 차로 교환하려면 시일은 3~4일, 비용은 3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 모든 비용은 택배기사들이 부담해야하는 만큼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는 저상차량으로 개조되면 적재량 감소 및 대형화물 적재가 어렵다. 이렇게 되면 수익이 줄고 더 많이 집하장을 방문해야 한다. 시간 싸움인 택배노동자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힘들고 더 많은 유류비도 발생한다. 대형화물의 경우 가전제품, 가구 등의 대형화물을 적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는 택배기사의 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셈이다. 세 번째는 신체적 부담이다. 적재함이 낮아짐에 무조건 허리를 숙여야 하며 이는 신체적으로 많은 무리가 간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저상차량으로 전환할 경우 향후 중고차 매매에도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없게 돼 중고차 매매 시 불이익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4월4일에는 입주민과 택배기사들이 자가용 불법유상운송 번호판을 두고도 충돌했다. 현행법상 택배차량은 영업신고가 된 노란색 번호판 차량만 가능하다. 입주민들은 단지 내 흰색 번호판을 달고 불법 운행 중인 4대의 차량을 신고, 관련법에 따라 벌금이 처분이 내려질 예정이다. 이처럼 입주민과 택배회사 양측의 대립이 격해져만 갔고, 4월9일 택배회사들은 다산동으로 가는 택배는 일절 거부하라는 공문을 발송한다. 해당 아파트 외에도 다산신도시 내의 다수의 아파트가 배송 불가가 됐다.

이렇게 양측의 논란이 커지자 4월10일 다산신도시 택배대란은 본격적으로 인터넷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여진 공고문과 길거리에 적재된 택배화물 사진 등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SNS에 올라왔다. 이를 본 국민들은 입주민들의 ‘갑질’이라며 전국적인 문제가 됐다.

◆국토부 중재 ‘실버택배’ 도입 결정…청와대로 번져 간 ‘실버택배’

전국적인 논란 이후에도 쉽게 해결되지 않던 양측의 갈등은 4월17일 국토부의 중재로 주민, 택배회사가 ‘실버택배’ 도입을 합의했다. 17일 오후 실버택배 도입으로 문제가 해결됐다는 국토부의 보도자료가 배포됐지만, 이 같은 결론은 전 국민들에게 더 큰 논란의 불씨가 됐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왜 갑질한 아파트에 국민 세금이 지원되는 혜택을 제공하느냐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기 때문. 이러자 전국적으로 ‘우리 아파트에도 실버택배를 도입해 달라’라는 등의 거센 반발이 거세게 일어난다. 결국 이 논란은 청와대까지 번져갔다. 실버택배 도입 발표가 난 17일에만 총 89건의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이에 국토부는 실버택배에 해명 보도자료 발표 등 추후 제도 개선책을 밝혔지만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이렇게 악화한 여론은 청와대 청원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수많은 다신신도시 택배 청원 중 한 개의 청원이 3일 만인 19일 오전 청와대 답변기준인 20만 명을 돌파해 청와대의 답변을 요건을 충족시켰다.

   
  △ 23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제 올라온 청원 내용

4월19일 오후, 결국 국토부는 실버택배 도입을 철회하는 결정을 내린다. 국민 여론 악화로 인해 주민들과 택배회사가 모여 주민들 부담의 방향으로 재협상을 진행했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택배회사 측에서도 실버택배 신청을 철회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실버택배 철회 이후 다산신도시 입주민들로 구성된 총 연합회는 20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새로운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입장문에는 “실버택배 취소 통보로 이제 다시 원점이다. 다산신도시 입주민과 입주예정자에게 사과한다. 인도에 차량 진입 금지의 단 하나 전제를 지키려 우리는 그 많은 비난과 비아냥을 감내하고 있다”며 “우리는 끝까지 인도 내 차량진입을 허용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전국민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신도시 입주민들은 택배차량 진입을 막고 있는 중이다. 현장 택배노동자는 “입주민들의 차량진입 금지주장이 바뀌지 않는 한 배송은 주민들 불편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 논란은 양측 모두 조금씩 양보하는 기존 사례와 같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석한글 기자 hangeul89109@klnews.co.kr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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