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된 물류부동산 시장 위해 정보 폐쇄성 없애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물류센터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와서다. 초기 미국자본에 의해 시장이 형성됐지만 침체기를 거치면서 싱가포르를 비롯한 대규모 해외자본들이 국내에 유입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이 됐다. 하지만 당시 물류부동산에 있어 제대로 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중에는 거의 유일하게 CBRE Korea가 물류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물류부동산이란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부터 현재까지 변함없이 물류부동산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CBRE Korea의 백영기 전무를 만나 그동안의 물류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앞으로의 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외, 한국부동산투자 1순위는 ‘물류부동산’
CBRE Korea의 Industrial & Logistics 부서는 지난 2006년 설립된 이래 올해 13년째 물류부동산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당시 생소한 물류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무엇일까? 백 전무는 “당시 국내에서는 물류부동산의 중요성을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으나, CBRE Group은 이미 Asia-Pacific 주요국가에서 관련서비스를 시작하고 있었고, 글로벌 네트워크에 기반 한 충분한 자료와 정보를 통해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 역시 활성화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소한 만큼 초창기에 어려움도 많았다는 것이 백 전무의 설명이다. 그는 “초기에는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에 대한 자료와 정보가 전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현장조사 및 인터뷰를 통해 직접 관련 자료와 정보를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은 현재의 CBRE Korea가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 됐다. 그는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국내 부동산서비스기업 가운데 가장 방대하고 정확한 자료와 정보를 확보하게 되었다고 자부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금은 그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시장으로 성장한 물류부동산은 그 과정에 해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있었다. 이는 CBRE가 예측한 것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시장에서 물류부동산은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 목적물이었던 것. 그는 “해외투자기관 의견에 따르면 현재 한국부동산투자 1순위는 물류부동산임에 틀림이 없다”며 “물류부동산의 경우 오피스와 리테일 등 일반적인 투자 자산들에 비해 투자 수익률이 높고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E-commerce 시장의 성장세를 발판으로 투자 리스크가 과거 대비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점에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최근 들어 국내 투자기관들도 국내 물류부동산에 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현재는 국내투자기관 역시 경쟁적으로 물류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실제로 몇 년 전부터 국내기관의 투자실적이 상당히 향상되어 온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물류센터에 대한 인식부족과 시장의 폐쇄성이 문제
해외 투자자는 물론 국내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물류부동산은 그 관심에 비해 시장의 성숙도는 떨어진다는 것이 물류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오랜 시간 시장을 지켜본 백영기 전무는 인식의 부족과 시장의 폐쇄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물류부동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공급자 입장에서는 정보를 폐쇄적으로 공급한다는 의미이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 살펴보면 물류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아직도 많은 투자기관들이 물류부동산 투자에 인색하다. 오피스의 경우 물류부동산에 비해 시장에 대한 자료와 정보, 그와 관련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리스크가 적은 편”이라며 “많은 투자기관들이 오피스 투자에 대한 인식이 풍부하고 결과적으로 낮은 투자 수익률에도 매입경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리테일, 호텔, 지식산업 센터 등에 대한 인식도 적지 않고, 개인의 경우 아파트 투자에 대한 인식이 풍부해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 하지만 물류부동산은 몇 년전만 해도 투자를 제안했을 때 상당수 국내 투자기관이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물류센터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어 그는 “현재는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물류부동산에 대한 인식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떨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인식부족과 함께 공급자들이 물류센터의 자료와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폐쇄적인 시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백 전무의 생각이다. 그는 “아직도 건물주들은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며 “이러한 반응은 센터 내 임대 정보가 공개되면 임차인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폐쇄성을 없애야 시장이 성숙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여년 전 오피스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임차인 정보는 물론이고, 임대료조차 잘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 주요지역 내 빌딩정보는 대부분 알 수 있고, 이러한 빌딩 정보가 공개됨으로 인해 오피스시장은 투명성이 제고되고, 성숙된 시장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 역시 투명성을 제고하고, 성숙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대차는 성공적인 매매를 위한 사전 단계
CBRE Korea는 사실 그동안 임대차 서비스 보다는 물류센터 매매에 주력했다. 하지만 최근 임대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유는 임대차가 매매를 위해 매우 중요한 하나의 과정이 되었기 때문. 그는 “CBRE Korea Industrial & Logistics 부서는 지난 10여년 동안 물류센터 매입매각 자문서비스에 주력한 것이 사실”이라며 “매입매각의 성공적인 Deal closing을 위해서는 단순자료와 정보제공을 넘어서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설명 할 수 있어야 하며, 개별물건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물류센터 운영관리 Know-how와 향후 Exit까지도 검증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CBRE Korea는 이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10여년 동안 수십건의 물류센터 매매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임대차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단순히 매입매각 자체에만 주력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선을 그으며 “물류센터 임대차서비스는 성공적인 매매 성사를 위한 사전단계로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몇 년 전부터 대형물류센터들이 개발되고 최근에는 단기간에 걸쳐 상당히 많은 물류센터들이 공급됨에 따라 센터별로 임차인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업무가 되었다”며 “투자기관들은 매입한 물류센터를 영구히 보유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일정시간이 지나면 투자자산을 유동화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산의 임대현황은 상당히 주요한 매매조건으로 평가된다. CBRE Korea는 이러한 투자의 흐름을 이해하고, 최적의 조건으로 매매가 성사될 수 있도록 물류센터 임대차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임대차 서비스를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물류센터 공급은 시작 단계
국내 물류부동산의 목적물이 되는 물류센터는 최근 들어 폭발적인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규모 또한 기존 물류시설과는 차이가 날 정도로 크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물류센터의 공급과잉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공급이 이루어지는 원인에 대해 백 전무는 “물류부동산 개발에 따른 이익이 다른 부동산 보다 높고 개발기간이 빨라 폭발적인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그동안 대부분의 물류센터 개발이 용인, 이천에 집중되어 왔는데, 이는 이들 지역의 지가수준이 물류센터 개발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용인, 이천 지역을 벗어난 물류센터 개발이 활발해 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이다. 그는 “김포, 부천, 안산, 일산, 남양주, 기흥, 오산 등 그 동안 상대적으로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서도 개발계획이 수립되어 한창 진행 중이며, 이는 지역별 균형 있는 물류센터 공급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했다. 공급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라는 의견이다. 대규모의 현대화된 물류센터가 아직 부족하다는 판단. 그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볼 때 국내 물류센터의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아직도 재래식 창고형이 90%이상에 이르고, 대규모 현대식 물류센터는 지역별로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국내뿐만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물류산업 성장에 따른 대규모 현대식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니, 국내물류센터의 공급은 아직 시작단계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수요 측면에서는 어떨까? 백 전무는 “임차자도 인식이 많이 변화 하고 있다”며 “임차인들은 임대료가 좀 높더라도 인력이나 운송비를 포함한 종합적인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면 수도권 인근의 물류센터를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부동산 시장의 선도적인 역할 할 것
13년이란 시간동안 CBRE Koera의 백영기 전무는 물류부동산에 집중해 왔다. 때문에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물류부동산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는 “CBRE Korea는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선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 물류부동산 투자를 통해 수천억 원 상당의 외자유치를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성과는 수많은 투자자, 개발자, 임차자 등으로부터의 꾸준한 문의로 이어지고 있으며, 주로 해외 투자기관 및 외국인이 주요고객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국내외 관계없이 투자기관을 비롯한 물류관련기업체로부터 다양한 자문서비스를 요청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그는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에 기준을 제시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은 10여년 전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을 이뤘고, 이러한 발전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CBRE Korea Industrial & Logistics 부서는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의 올바른 지침을 수립하고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동안 보아온 물류부동산 시장은 아직 성숙한 단계에 올라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이 올바르게 돌아갈 때, 투자시장과 임대시장 모두 선순환 할 수 있다”며 “향후 매입매각, 임대차, 개발대행 등 폭넓은 자문서비스를 통해 지금까지 축적된 자료와 정보, 경험과 Know-how를 올바르게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CBRE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습득한 해외 선진물류부동산 투자 및 개발 기법을 국내 시장에 소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