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택배요금의 배송서비스, 전 세계적으로도 '경이로워'

우리 소비자들은 음식을 주문하면 적어도 10분 이내로 도착해야 만족한다. 인터넷 속도도 느리면 서비스센터가 마비되곤 한다. 자동차 역시 느림보처럼 속도가 늦어지면 화가 치민다. 산업 시장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산업시장에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속도는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키워드로 자리한지 오래다. 물류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받을 수 있는 택배 서비스는 전 세계 물류시장에서 우리가 유일하다. 물류 선진국 미국 특송회사 한국 대표는 “한국 택배요금으로 현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경이롭기까지 하다”며 “미국 택배시장에서는 지금의 비용으로 똑같은 물리적 거리의 경우 익일 배송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물론 국내의 경우 물리적으로 국토 최대 거리가 500km에 그치기 때문이지만, 국내 택배서비스 초기에는 2박 3일이 평균치였으며, 지금처럼 익일 배송서비스는 별도의 추가 요금을 받았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택배요금도 6,000원에 달할 만큼 지금처럼 천편일률적이진 않았다.

이처럼 산업시장에서 속도 경쟁은 경쟁력으로 귀결되고, 경쟁력이 떨어지면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될 만큼 이제 빠른 속도를 갖춘 상품과 서비스만 살아남는 시대를 맞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속도경쟁이 보이지 않은 사회적 소모비용으로 허비되는데 있다. 너무 늦어도 문제지만, 너무 빨라진 속도경쟁은 소비자와 산업현장에서 우리가 모르는 숨은 비용을 지불한다. 결국 꼭 필요하지 않은 속도경쟁 때문에 지불하지 않아도 될 비용을 써야하는 셈이다.

예를 들면 스마트 폰의 속도경쟁이다. 삼성전자 S7과 S8, S9의 속도는 탄성을 자아낼 만큼 차이가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매번 높아진 추가비용을 지불하면서 속도가 빨라졌다는 신형 핸드폰을 구입한다.

물류시장 역시 2박 3일 혹은 그 이상의 배송 기간은 값싼 도심 외각 지역에 물류거점을 둬도 무방하지만, 당일배송과 6시간 혹은 익일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수도권 인근의 높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물류거점을 갖춰야 가능한 식이다. 결국 산업 시장에서 속도를 높이려면 기업도 소비자도 꼭 필요하지 않은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럼 현재 산업시장에서 난무하는 속도경쟁의 원인은 무엇일까? 인간의 단순한 심리적 욕망 때문 일까? 아니면 인간은 애초부터 빠른 속도를 원하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단순 마케팅적 요인 때문일까?

경희대 진화심리학 전문가 전중환 교수는 “사실 인간의 기본심리는 게으름”이라며 “빠른 속도 경쟁의 원인은 어쩌면 진화되고 있는 산업시장의 경쟁심리 때문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결국 인간의 기본 심리를 현재 산업시장의 보편적 성향을 보이는 속도경쟁이 아닌 '느림'에서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물류신문은 밑도 끝도 없이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산업 물류시장의 속도경쟁 현황과 원인, 또 이에 따른 문제점과 그 대안을 찾아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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