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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무너진 ‘드림’택배, 그들에겐 ‘희망’이 필요하다

기사승인 2018.08.13  15: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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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이 없어진 현장에는 허탈감만 남아

   
  지점장 A씨가 멈춰선 택배지점을 바라보고 있다.  


“택배밖에 모르고 천직이라 여기며 일해왔는데… 이제 어떻게 살야야 되죠?”

지난 8일 드림택배는 택배부분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지점장을 비롯한 5,000여명의 종사자들은 할 일과 갈 곳을 잃게 됐다. 드림택배 측은 영업을 중단하면서 ‘가족 여러분께서 선택하시는 방향에 대해 최대한 협조하고 돕겠다’라는 입장을 남겼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다. 

“갈 곳이 없어요”
지난 10일 찾아간 드림택배 ㄱ지점은 사업을 정리하고 있었다. 지점을 운영하던 지점장 A씨는 “영업소장과 기사님들 그리고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년째 운영하던 지점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첫 마디를 던졌다. 그동안 함께했던 소장님들과 기사님들이 다른 살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최선의 선택을 한 것.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A씨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그는 “조건이야 어떻든 옮기신 분들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옮기지 못하신 분들은 또 한 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물론 타 택배사로 가신 분들도 좋은 조건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가장 힘든 것은 택배를 포기를 하면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설명 했다.

지점장 A씨에 따르면 8일 운영중단 후 지점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현재 자리를 옮긴분이 20%정도, 저처럼 택배지점을 정리하는 분이 10%이다. 나머지 70%는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즉 3,500명이 넘는 관련 종사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그는 “사실 마지막까지 구성원 모두가 조직을 살려보려 했었기 때문에 그 후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또 경영진들도 판단을 미뤄왔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A 지점장은 현재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었다. 그는 “그동안 언제 멈춘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회사였다. 누군가 한 곳에서 못하겠다고 하면 멈추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조직을 살리고자 노력했던 이유는 택배사업에 대한 애착이었다. 그는 “지점들의 불안감은 계속 됐지만 그럼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은 택배에 대한 애착이었다. 영업소장이나 기사분들 중에서도 20년 하신 분들이 있고 그들 나름대로 애착이 많다”며 “그런 분들은 현재의 고통을 참고 견디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실질적으로 문을 닫은 상황인데도 막연한 기다림으로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낱같은 희망, 그것만 있다면…
아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70%의 관련 종사자들은 아직 실낱같은 희망을 하나 가슴에 안고 있다. 그동안 진행했던 협상은 모두 결렬됐지만 드림의 지점을 흡수해줄 수 있는 택배사가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다. 드림택배의 경영진이 영업중단을 선언하면서 모든 계약관계가 정리됐기 때문에 다시 한 번 희망을 걸어보고 있다.

B씨는 “3월부터 어려워져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하나의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타 택배사에서 조직을 흡수할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그래서 영업권 양수양도 이야기도 있었지만 경영진이 다른 생각을 하면서 그마저도 무너졌다. 하지만 이제 각 지점들이 회사와의 계약관계가 종료됐기 때문에 본사와는 상관없이 타 택배사에서 영업소 모집을 통해 조직을 흡수해준다면 택배사업을 영위해 갈 수 있다”고 바람을 전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드림택배 지점장들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희망 없이 오랫동안 영위해온 사업을 접는 것 보다는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희망을 이어가길 바라고 있다. A씨는 “타 택배사에서 대리점 모집을 통해 드림택배의 조직을 안아준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힘주어 설명했다. 그는 “20년 동안 택배를 하면서 수많은 위기가 있었다. 일만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참을 수 있다. 또 열심히 해서 상생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 기회가 없고 희망이 없는 것뿐이지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전했다.

   
  비어 있는 지점내 창고, 지게차 한대만 남아 있다.  

사실 기존 택배업체가 드림택배의 지점을 흡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드림택배 지점장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은 또 다른 절망으로 그들을 찾아올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라도 택배사업을 이어가고 싶어한다. 사람들이 힘들다고, 어렵다고, 하기 싫다고 이야기 하는 택배사업을 말이다.

지점장 B씨는 “오랫동안 일을 하다 보니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잊었다. 택배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이 사람들이 일을 잃어버리는 것은 드림택배의 정리가 아니라 다른 문제의 시작일 수 있다. 그들이 정당하게 일하고 정당하게 세금을 낼 수 있는 사람들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지점장 또한 “여기 오시는 분들은 바닥을 보고 몸만 가지고 오신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이 자리잡아가고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눈으로 보면서 20년을 버텼다. 그런 분들이 떠나지 못하고 기대감을 가지고 막연하게 기다리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다시 한 번 그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니 버릴 수 없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우리는 이일만 해왔기 때문”이라며 울먹였다.

현재는 드림택배가 사업을 포기하고 모든 권한을 내려놓은 상태로 그동안 묶여있던 계약 관계가 끝난 상태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는 택배기업이 꿈을 잃어버린 드림택배 종사자들에게 희망의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인식 기자 story202179@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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