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및 지역공동체 활성화, 노동환경 개선 ‘1석 3조’

▲ 대택근무 임직원들, 맨 윗줄 왼쪽이 대택근무 이이삭 대표.
일자리 창출을 제1 목표로 표방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달 임시직 근로자의 경우 전년대비 10만 8000명, 일용직 근로자 12만 4000명이 감소한 초라한 성적표로 산업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처럼 자영업의 몰락에 반해 유통 물류부문은 온라인 시장 활성화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 창구 역할과 더불어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물류 스타트업도 소리 소문 없이 신규 일자리 만들기와 기존 택배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틈새 시장을 여는 등 주목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대택근무(대표 이이삭).

2017년 어느 무더운 여름날, 우연히 택배배송원을 만나 경험한 물류현장의 고충을 택배시장에 접목, 물류스타트 업으로 새 시장을 열고 있는 대택근무의 시작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 전략을 살펴봤다.

현장에서 택배근로자·고객 고충, 눈높이에 맞춰 사업 설계

# 어느 뜨거웠던 토요일, 집에서 쉬던 A씨는 우연히 아파트 정문에서 비오듯 땀 흘리며 택배배송을 하는 배송원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A씨는 이날 고생스럽게 보였던 배송기사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택배 10여 개를 대신 배송해 줬다. 고작 10여 개의 택배 배송을 도와줬을 뿐인데 이 택배배송원은 ‘너무나 큰 힘이 되었다’며 A씨에게 뜬금없이 5000원을 쥐어주며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의 경험에서 힌트를 얻어 지금의 스타트업을 시작한 대택근무 이이삭 대표는 “‘택배현장 근로자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없을까’란 고민이 지금 사업의 모태” 라며 “회사 준비와 전략 모두 철저하게 택배현장 고충을 벗어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고 말했다.

당시 자신처럼 ‘조금의 유휴시간을 이용해, 이웃주민들이 택배배송원들의 일을 조금씩 대신하면 어떨까’ 란 고민은 지금의 물류 스타트업 대택근무 사업 아이템의 근원이 된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한 대택근무의 초기사업은 순탄치 못했다. 택배산업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탓에 택배기사들이 가장 바쁜 시간에 현장을 찾아 이런 저런 설문을 조사하느라 욕먹기 일쑤였고, 영업소로부터 잡상인 취급으로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설움에도 집요하고 반복된 택배 현장 방문과 추운겨울 새벽 따뜻한 커피를 들고 현장 배송원들의 눈높이 맞춰 각종 불편과 대안을 찾은 지금의 대택근무의 앱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설계에 밑거름이 됐다. 이후 대택근무는 주변 택배이용 고객 주민들을 수시로 만나 이들의 유휴시간 사용에 대한 설문에 나섰고,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한 결과는 확신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지금의 대택근무 어플리케이션이며, 대택근무의 어플은 지난 2018년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해 택배시장의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물류현장 고충을 반영한 앱 개발로 호평 얻어 출범한 대택근무가 운명처럼 사업의 호기를 맞은 건 올 초 국토부장관까지 방문했던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택배대란.

대택근무가 택배배송원과 자사가 수배할 수 있는 인근 유휴 인력 매칭 앱을 출시하자마자 위력을 발휘한 대택근무의 앱은 말 그대로 시기적절했다는 평가다. 당시 앱의 핵심은 다산 신도시 진입이 금지된 택배배송원들이 최종 배송 목적지가 아닌 아파트 정문까지 택배상품을 가져다 놓으면, 앱을 통해 매칭된 아파트 입주민들 가운데 유휴인력이 택배기사들을 대신해 배송을 하는 형태의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택배 현장에 접목, 불과 1주일 만에 다산신도시의 택배대란을 해결했다.

이처럼 절묘하게 들어맞은 대택근무의 비지니스 모델은 사업 출범 전 택배현장을 철저히 살핀 덕분이다. 결국 다산 신도시의 택배대란은 주민들과 택배기업, 그리고 대택근무가 대안을 제시하면서 해결국면을 맞아 안정화를 이뤘다. 그 사이에 다산신도시 지역주민들은 2~3시간 정도의 유휴 시간을 할애해 시간당 2만 원 정도의 배송수수료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공동체 활성화도 이뤘다. 여기다 일반 택배영업소, 택배현장 근로자, 지역주민들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게 됐다.

한편 다산신도시 택배대란이 안정화되면서 대택근무의 서비스 모델은 전국의 택배서비스 현장에 알려져, 현재 경기도 다산신도시를 비롯해 인천 청라국제도시, 갈매 신도시, 목감 신도시, 부산 지역등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IT가 만들어 낸 자율서비스와 일자리 창출 첨병

대택근무가 개발한 앱의 장점은 사용자(인근 유휴인력)와 의뢰자(택배배송원 등)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앱 하나로 택배현장에서 누구나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쉽고 자유롭게 택배 배송업무를 할 수 있으며, 택배배송원 역시 일자리를 나눠 여유시간을 누릴 수도 있다. 또 기존 통합택배나 실버택배가 갖춰야 하는 별도의 물류거점과 관리 인원이 있어야하는 물리적 단점도 해결했다.

우선 대택근무를 통해 라스트마일 서비스 근로자는 자신의 남는 시간을 스스로 조정해 가정주부와 조기 퇴직자, 미취업 청년 등 모든 지역주민들 모두 탄력적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택배배송원들도 자신의 과도한 노동 일부를 나눠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의 택배 라스트마일 서비스의 경우 각각의 택배배송원이 한집에 2~3명 중복 배송하는 복잡한 배송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대택근무 앱을 이용하면 중복되는 라스트마일 배송 패러다임을 일거에 단순화, 택배현장 생태계를 바꿀 수 있다.

그 해법은 단순하다. 대택근무의 앱을 통해 최종 택배배송원과 라스트 마일 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대택 근무자가 서로 협의한 최종 배송지 인근 기착지 한곳에서 택배상품을 인계받아, 배송 밀집도를 높인다. 이렇게 최종 배송물량은 받아 배송하는 파트타임의 지역주민들은 불과 1~2시간의 배송집중도를 높여 3~4만원의 높은 배송수수료를 얻을 수 있고, 이는 택배배송에 따른 노동의 질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반면 택배배송원들은 마지막 배송업무가 줄어든 여유시간을 퍼스트마일 혹은 일반 택배집하에 집중할 수 있어 라스트마 일 서비스에서 나눈 비용보다 더 낳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이삭 대표는 “현재의 대택근무 어플을 뛰어넘어 지역 주민들이 보다 쉽고 능동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각각의 시간대 별 근무선택이 가능한 타임시프트 기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무료 온 디멘드 서비스, 그리고 택배 퍼스트마일 집하서비스도 조만간 출시, 보다 다 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택근무를 통해 택배기업과 택배영업소, 그리고 현장 기사님이 처한 과도한 라스트마일의 근로환경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며 “동시에 지역주민들에게는 질 높은 노동 환경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금의 고용절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활물류로 등극한 택배서비스 시장의 틈새를 열며 신개념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 대택근무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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