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거형태 우리와 달라, 설치물류 서비스 질 따라 희비

국내 홈인테리어 시장이 글로벌 가구 홈인테리어 기업 이케아의 온라인 판매 개시로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1인 가구 증가와 핵가족이 대세를 이루면서 ‘먹방’ 인기에 이어 홈인테리어 시장의 급성장은 그 무대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선회, 치열한 시장 쟁탈전에 나설 태세다. 그럼 과연 연 2조원의 거대시장으로 예상되는 온라인 시장과 2020년 40조원을 넘어설 홈인테리어 시장의 치열한 1위 경쟁에서 최종 승자는 누가 되며, 이들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이 될까?

이번 싸움의 성공키는 대한민국 시장 특성에 맞춘 제품 설치 및 배송 물류서비스 질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가구 및 홈인테리어 상품의 온라인 시장의 성패는 라스트마일 물류서비스가 좌우할 전망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국내 홈인테리어시장이 북미와 유럽등과 달리 대부분 고객이 직접 제조하고 조립하는 DIY 상품에 대한 문화와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따라서 아무리 질 좋고 저렴한 상품이라도 배송 및 설치에 대한 라스트마일 물류서비스 비용이 높거나 불편해 지면, 고객들의 눈도장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홈인테리어 시장 판도와 희비를 가를 홈인테리어 관련 설치 물류서비스 현황, 그리고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시장 경쟁력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 한샘 디자인파크 용산의 건자재 샘플존 전경.
◆준비 안 된 소비자, 북미·유럽과 가구 홈인테리어 문화 달라

북미지역을 여행하거나 친지들을 방문하면 한번쯤 들르는 대형 홈인테리어 매장 HOME DEPO. 이곳에 들어서면 집 가꾸기와 관련된 각종 도구 및 소품을 한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을 만큼 그 규모와 다양한 상품들로 압도당하곤 한다. 말 그대로 국내 오프라인 매장과는 개념부터가 다르다.
일단 이곳에 들르면 각종 인테리어 소품을 비롯해 일반 가정집 문에서부터 싱크대, 변기까지, 집 한 채를 뚝딱 지을 만큼의 각종 부자재와 인테리어 소품들이 각 부분별로 갖춰져 있다. 이들의 대부분 주택은 아파트인 우리와 달리 단독 주택이 대부분으로, 널따란 마당과 차고지등에서 각종 가구 및 홈인테리어 소품들을 직접 만들고, 조립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 홈인테리어 시장은 나사 몇 개 조이기도 불편해할 만큼 조립가구에 낯설고, 완성품을 구입해 승용차에 싣고 안방까지 배송해 조립하고, 만드는 문화 역시 불편해 한다. 이에 따라 유럽 혹은 서구식 가구들이 즐비한 글로벌 1위 가구업체 이케아의 온라인 판매는 국내시장 문화가 달라 당장 시장을 위협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고객들이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면서 이케아의 시장 잠식을 우려하지만, 이미 오프라인 시장은 키우고도 매출을 늘리지 못했던 상황을 답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는 이케아의 불만족스러운 라스트 마일 물류서비스에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들은 “이케아가 온라인 판매에 나서면 시장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오프라인 판매처럼 제품 배송과 설치 물류서비스를 그대로 재현 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케아 식탁을 구입한 주부 이은정씨는 “가격과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에 구입에 나섰지만 실제 배송과 설치에 따른 별도 비용을 추가하니 여타 국내 제품과 비교해 그다지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다”며 “식탁 배송과 이를 조립 설치했던 기사 분 역시 친절하지도, 또 제품의 특성이나 사용 설명조차 전혀 몰라 별다른 감동도 없었다”고 전했다.
홈인테리어 설치 물류서비스의 현실이 이렇다 보니 단순 제품가격은 저렴해 보이지만, 크게 느껴지는 배송과 설치 물류비등을 합산하면 이케아의 온라인 경쟁력은 본격적인 판매에도 우려할 만큼의 위력을 발휘하긴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대기업 속속 시장참여 경쟁심화, 설치 물류경쟁력 확보 절실 
 
국내 홈인테리어 온라인 시장에 이케아가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향후 시장판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예상되는 시장 변화의 핵은 현대백화점 그룹의 한화 L&C인수 합병 건을 시작으로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에 있다. 홈인테리어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 연관된 건자재 시장도 때 아닌 인수 합병바람이 불며, 시장 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옛 현대가들이 자리한다.

우선 KCC는 신사업 발굴을 명분삼아 미국 실리콘기업 ‘모멘티브 퍼 포먼스 머티리얼즈’의 사업부 인수를 검토 중이며, 현대리바트를 중심으로 홈인테리어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은 한화 L&C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 논의 중인 M&A건들이 현실화되면 관련 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1조 636억원 매출을 기록한 한화 L&C가 현대백화점그룹으로 인수 될 경우 현대 H&S 매출을 합쳐 이 부문 국내 1위 건자재 및 홈인테리어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관련 시장 1위 기업인 한샘과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여기다 이케아와 현대가인 KCC, 그리고 까사미아를 인수해 시장을 확하고 있는 신세계그룹까지. 이뿐만 아니라 가전과 홈인테리어 시장이 혼재되면서 삼성전자까지 고급 가구시장에 진출, 시장 경쟁에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가구, 건자재 및 홈 인테리어 시장은 새로운 시장 쟁탈전이 불가피한 국면을 맞고 있다.

한편 관련 시장의 경쟁심화와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는 부문은 건자재 및 관련 홈인테리어 상품의 설치 물류서비스다. 대다수 관련 시장 주자들은 생산과 유통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종 라스트마일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국내 건자재 및 홈인테리어 산업에서 경쟁력과 차별화를 이루려면 최종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설치물류서비스 경쟁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은 최근 설치물류부문 서비스 강화를 위해, 별도 서비스 채널을 강화해 중소가구 및 인테리어 기업 물량에 대한 전 방위 고객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한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샘 역시 설치물류서비스 강화를 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전략 수립과 섬세한 서비스체계를 재정립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홈인테리어와 건자재 시장은 제품력이 좌우해 왔다. 하지만 이케아 국내 시장 진출이후 시장 판도의 경우 설치물류서비스 질이 변별력을 가리는 요소가 됐다. 초기 이케아의 시장 확대에 제동이 걸린 것도 국내 주거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과 설치물류서비스에 대한 전략 부족 때문이다. 국내 홈인테리어 시장 관계자는 “이케아의 온라인 판매개시와 더불어 현대가의 시장 확대, 신세계그룹의 공세 강화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문화에 맞는 설치나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승산은 없다”며 “아웃소싱이 아닌 자체 노하우를 갖춘 설치 물류서비스 부문의 강점이 결국 경쟁력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스 당 5천원 배송비와 5만9천원(제주 10만9천원)의 가구 배송 및 설치비를 별도로 징수하는 이케아와 별도 배송 및 설치물류비를 따로 받지 않는 한샘을 포함한 국내 가구업체들 가운데 과연 소비자는 어떤 기업의 상품을 선택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장 확대와 더불어 전 방위적인 최종소비자 접점에서 자신들만의 설치물류 서비스 노하우는 분명 시장의 판도를 가를 키워드로 자리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