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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관세전쟁에 빠진 물류기업, 이것을 명심하라

기사승인 2018.11.14  14: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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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른 정세 파악과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 확대

미·중 관세전쟁은 시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직후 화해 무드로 변할 것이라는 일부의 기대는 트럼프의 강경 발언에 묻혔다. 양국은 무역협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연말에 관세공격 카드를 한 차례 더 꺼내들 수도 있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고, 중국 역시 이에 지지 않고 미국의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제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중 관세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국내 물류기업들도 직간접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로 다변화 등 사전 준비 필요
인천상공회의소는 지난 7월 인천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문한 바 있다. 김기완 인천상의 부회장에 따르면 응답자의 86.1%가 미·중 무역갈등에 대응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에 모두 수출하는 기업(63.9%)이 한 국가만 수출하는 업체보다 부정적 영향을 더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만난 물류기업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몇몇 대기업 실무자들을 제외하면 ‘경각심’을 갖기보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한 전문가는 “관세보복은 기업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피해를 줄일 수도 있다”라며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이 가장 첫 번째로 꼽는 것은 정보 수집과 외교 정세 파악이다. 가장 좋은 것은 현지 파트너사들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이다.

인터넷에 방대한 정보가 떠다닌다고 하지만 무역갈등에 따른 현지 시장이나 업계의 동향은 물론 정치 동향 등 내밀한 정보는 현지인에게서 듣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 또한 공신력을 가진 외신이나 현지의 전문언론을 살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전문언론은 현지 업계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다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보 습득의 편의성나 신뢰성도 우수하다.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것으로는 배송 경로 다변화 또는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을 확대하는 방법이 있다. 무역갈등이 일어났을 경우 배송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전문가들은 평소 잡음이 없을 때 미리 우회 경로를 찾아내고, 관련 스케줄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관세전쟁이 아니어도 화주기업의 생산공장 이전이나 납품 협력사 변경 등의 이유로 국가를 넘나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주요 글로벌 시장 인근에 물류센터를 재배치하거나 언제든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현지 파트너사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요 수출입국 인근 지역에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관세전쟁이 아니더라도 최근에는 국제물류서비스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전 세계 어디서든 물류센터와 허브터미널을 신속하게 임대하고, 전문 인력을 투입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의 역량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포워더와 선사 간 협력 관계 구축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선사들이 어려울 때 포워더가 물량을 모아 맡기고, 관세전쟁이 발생하면 선사가 선복에 대한 정보를 발 빠르게 공유함으로써 포워더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화주와 운송계약을 맺을 때 관세전쟁 등 변수에 대비하는 조항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관세전쟁의 파급력은 정확한 예측이 힘들다. 따라서 변수가 발생 시 대응 방안을 설명하고, 운임 인상 등에 대한 불가피성을 알려 양 측이 합리적인 계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도 고려해야”
지난 8월 인천항만공사는 ‘美·中 무역갈등 영향 및 인천항 대응전략’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미·중 관세전쟁의 심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수 제시되었으며, 인천항은 물론 국내 물류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이날 발표에 나선 한국무역협회 박천일 통상지원단장은 “미·중 관세전쟁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영국 드류리는 최악의 경우 글로벌 해운 물동량이 약 1%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에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지속될 것이다. 보호무역주의의 심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수출입 물류에 대한 투자와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로라인 글로벌의 김성현 대표는 “지난 8월 중국 수출화물의 폭증 심화로 미주향 화물이 중국에서 모선의 90% 이상을 채워 부산에 입항함에 따라 부산발 화물의 적재 가능성이 10% 미만으로 떨어진 바 있다”라며 “고관세 부과 직전에 선적량을 늘리는 중국화물 때문에 선복량을 상회하는 부킹이 진행되면서 사전 계약화물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피해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양 선사의 근해 서비스 금지 탓에 중국발 미주향 삼국 간 화물은 선복 부족으로 부산항에서 강제하역을 당하는 등 납기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항 외에 인천항에서도 환적이 용이하도록 허브항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현대상선은 화주기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내년 1월 관세가 25% 인상되기 전에 물량 밀어내기가 다시 재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일시적인 물동량 급증과 이에 따른 운임 인상이 있을 것이지만 비수기인 12월 이후 물동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12월 이후에도 미·중 간 관세전쟁이 지속되면 물동량 감소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해상운임은 12월 이후 비수기에 들어가는데, 이미 관세보복을 경험한 중국 화주기업들이 현지에서 보관료를 내더라도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비수기에도 물류기업들에게 선복 확보를 요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무역협회 허문구 부산지부장은 “민간기업 차원에서 대응책 마련은 한계가 있다. 결국 관세전쟁은 외교적 노력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컨트롤 타워를 준비하는 것도 생각해볼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이경성 기자 bluestone@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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