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희의 유라시아 물류이야기 17

일반적으로 해상으로 수출입 업무를 할 때, 포워더들은 선사의 컨테이너를 사용하면 된다. 그런데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유라시아로 철송을 할 때는 포워더가 다양한 방식의 컨테이너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럼, 유라시아에서는 어떤 종류의 컨테이너가 운영될까?

1. 선사 컨테이너
‘선사 컨테이너’, ‘Carrier Own Container(COC)’를 사용한다.
블라디보스토크, 페테르부르크, 리가, 노보로시스크, 포티 항구 등 항구 인근 지역으로 화물을 보낼 때, 포워더들은 선사 컨테이너를 사용한다. 글로벌 선사인 Maersk, MCC, ZIM, HMM(현대상선), COSCO 등과 연해주를 근거지로 하는 러시아 선사인 FESCO의 컨테이너를 사용할 수 있다.

짐을 내린 항구에서 내린 컨테이너들을 포워더들은 짐을 내린 항구로 다시 되돌려 줘야 한다. 하지만 내륙에 위치한 최종 도착지 인근에서도 공컨테이너를 반납할 수도 있는데, 선사가 정한 Depot에 ‘Drop Off charge’를 지불하면 된다. 예를 들면 페테르부르크항에서 내려진 컨테이너를 포워더가 모스크바까지 운송한 후, 모스크바의 선사 Depot에 공컨테이너를 반납할 수 있다.

2. 임차한 (선사)컨테이너
유라시아에서는 조금 변형된 선사 컨테이너 운용 방식이 있다.
선사들이 내륙 구간 철송을 수행하지 않고 포워더가 직접 철송을 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를 빌려준다. 즉, 블라디보스토크나 보스토치니 항구에서 양하된 이후에는 포워더가 선사 컨테이너를 사용하여 최종 도착지까지 사용하고 선사에서 지정한 내륙 Depot에 반납하면 된다. 러시아 선사이면서 철송사인 FESCO는 FESCO 컨테이너를 포워더에게 빌려주지 않고 내륙 철송까지 직접 한다. 그리고 한-중 서해 항로를 운항하는 SINOKOR나 COSCO도 중국-카자흐스탄 철송을 직접 수행한다.

하지만 한-러 동해 항로를 운항하는 MCC, SINOKOR, HMM(현대상선) 등은 내륙 구간에서 컨테이너를 빌려준다. 포워더가 모스크바, 우랄, 시베리아, 우즈베키스탄 등 최종 도착지까지 선사 컨테이너를 사용한 후 연해주 항구나 내륙의 Depot으로 반납할 수 있다.

이를 임차한(leasing) 선사 컨테이너라고 한다. 선사의 지정된 Depot에 컨테이너를 반납하기에 ‘Drop Off Charge’가 포워더에 청구되며, 선사별/도착지별로 약 30~100일 정도의 컨테이너 ‘Free time’이 적용되고, Free time이 지나면 연체료가 청구된다.

3. 철도공사 컨테이너
러시아, 카자흐스탄, 중국의 철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철도공사는 자체 컨테이너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의 Trans Container, 카자흐스탄의 KTZ Express, 중국의 CRCT가 컨테이너를 운용하고 있다. 철도공사 컨테이너들은 유럽-러시아-카자흐스탄-중국 등 철송 위주로 운용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넘어올 때는 부득이 해상운송이 병행된다. 이 경우에는 철송을 전제로 철도공사 컨테이너를 포워더에게 1회성, 편도로 빌려준다. 철도공사는 철송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지만. 해송서비스는 직접하기도 하고 포워더가 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철도공사 컨테이너의 사용료가 가장 저렴하지만 여러 포워더가 확보 경쟁을 하므로 컨테이너 확보가 쉽지 않다. 참고로 포워더가 철도공사 컨테이너를 사용하기에 철송료는 COC 운임을 적용받고, 선임은 SOC 운임을 적용받는다.

4. 포워더 컨테이너
포워더가 컨테이너를 확보할 필요까지는 없으나, 선사/철도공사 컨테이너의 공급 제한 및 적지 않은 연체료 등을 고려하여 포워더들이 컨테이너를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
2000년 이전에는 우진, 세계해운, 천지 등이 구입하였고, 2000년 이후에는 유니코, 판토스, 서중 등이 자체 컨테이너를 제작하였다.

선사 입장에서는 SOC, Shipper Own Container다. 최근에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중국 회사들이 유라시아에 컨테이너를 적극적으로 공급하지만 2008년 이전만 해도 유라시아로 보낼 수 있는 컨테이너를 포워더가 확보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에 포워더들은 자가 컨테이너를 운용하였고, 선사들도 COC를 투입하기보다는 SOC가 편했다.

원래 선사들은 SOC 선적을 꺼리지만, 한-러 구간은 SOC가 지금도 적지 않다. 이렇게 자가 컨테이너에 투자한 포워더들이 복합운송업체로서 유라시아 물류시장의 우위를 점하였다.

5. DP 컨테이너
포워더가 1회나 2회 운송할 목적으로 DP 컨테이너를 구매하기도 한다. ‘Disposal Container(DP)’라고 하며 약 8년 이상 사용된 낡은 컨테이너로, 수리하면서 사용 횟수를 늘려나갈 수 있는 컨테이너다.

통상 오지인 곳으로 운송할 때에 포워더는 DP를 사용한다. 포워더는 DP를 구매하여 운송했다가 최종 도착지에 도착하고 나면 현지에서 매각하거나 다시 재사용한다. 러시아의 우랄-시베리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 선사나 철도공사 컨테이너 공급이 부족한 지역으로 운송할 때에 DP를 사용하곤 한다.

최근에는 DP 전문업체가 모스크바, 우랄, 시베리아, 알마티, 타슈켄트, 울란바토르 등 대도시만 DP를 편도 임차해 주기도 한다.

유라시아에서의 컨테이너 운용은 다음과 같은 추세를 보인다.
첫째, 글로벌 선사들이 유라시아 내륙으로의 컨테이너 공급 지역을 점차 늘려나간다.
둘째, FESCO가 복합운송서비스 지역을 확대함으로써, 컨테이너를 공급을 늘려나간다.
셋째, 철도공사들은 철도공사 컨테이너 공급수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넷째, 포워더는 자체 컨테이너를 점차 줄여나간다.
마지막으로 DP 전문업체가 단순 매각에서 벗어나 DP 임차 방식을 확대해 나간다.

유라시아 철도 물류 시장에서, 포워더가 컨테이너를 운용할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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