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디젤 포기, 라스트마일 전기차 수소 상용차도 속속 등장

지난달 정부는 9년 만에 ‘클린 디젤’ 정책 포기를 선언했다. 그 동안 ‘클린 디젤’은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았으나 이제는 ‘퇴출’ 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클린 디젤’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대기오염. 디젤차가 내뿜는 배출가스가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에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사건은 정부 및 소비자들로 하여금 디젤차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세계적으로도 화석연료 자동차 퇴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25년, 독일은 2030년, 영국과 프랑스도 2040년에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책 기조에 맞춰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에선 일선 화물운송에 절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화물차들에 대한 친환경 전환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이 덕분에 수년전부터 친환경 자동차 기술을 접목한 자동차들이 출시되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특히 현대 기아차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친환경 수소전기차 기술을 갖추고 있어 새로운 운송 물류시장을 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미래 친환경 자동차 기술 동향을 알아볼 수 있는 자리가 지난달 ‘미래자동차 기술 및 전략’ 2일차 세미나에서 엿 볼 수 있었다. ‘친환경 미래자동차(전기차, 수소차) 기술 동향 및 미래 전략’ 발표 자료를 통해 조만간 다가올 국내 물류시장에서의 친환경자동차의 모습을 그려 봤다.

◆ E-모빌리티 이용한 라스트마일 시대의 개막
2025년엔 전 세계 인구의 60%인 45억 명이 도시에 살 것이며, 현재 인구 1,000만 이상의 대도시 즉 메가시티가 현재 22개에서 30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시의 거대화는 교통난을 동반한다. 자동차부품연구원 E-모빌리티연구센터의 최유준 박사는 ‘국내외 미래 E-모빌리티 산업 시장 및 향후 산업 트랜드’ 주제발표에서 “퍼스널 모빌리티(PM)나 초소형 전기차로 교통난을 해소 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배달·화물용으로 일부 시장이 열리는 중이며 중심에 우정사업본부가 있다”고 말했다.

최유준 박사는 우정사업본부의 사례를 통해 E-모빌리티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했다. E-모빌리티(Electric Mobility)란 기존의 승용차와 차별화된 친환경 전기구동방식의 1~2인 탑승을 위한 개인용 이동수단이다. 현재 우정사업본부에서 1만 5천여 대의 배송용 오토바이를 사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통상우편이 주를 이뤄 적재와 배송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택배나 소포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적재 문제를 겪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오토바이 이외 차량을 이용해 배송하지만 교통체증, 환경오염 등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어 초소형전기차를 도입하고 있다.

최 박사는 “2010년대 초반 독일, 영국, 일본, 뉴질랜드 등을 중심으로 배송전용 초소형 전기차를 보급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정사업본부가 2020년까지 1만대 정도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에는 1천여 대 정도가 보급될 계획이며 현재 국내 6개 중소기업이 국내 안전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최 박사는 “배송용 초소형 전기차 제작에 있어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배송의 특성상 사고가 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안전 이외에도 적재량 및 기동성등을 고려해 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제작되고 있는 E-모빌리티의 경우 블랙박스, 에어벡, 후방경보장치 등 국토교통부가 정한 안전기준을 준수하고 오토바이 적재량의 4배 이상을 적재할 수 있으며 경차보다는 작게 제작해 좁은 골목길도 쉽게 지나다닐 수 있도록 제작했다. 또한 충전시설의 경우 220v 충전과 완속충전기 호환을 통해 충천의 편리성을 높였다.

◆ 수소, 상용차 넘어 육상운송용 차량 등 다양한 제품으로
지난달 21일 수소버스가 서울 시내를 처음 주행했다. 내년엔 서울을 비롯한 전국 6개 도시에서 총 30대의 수소버스가 운행될 예정이다. 또한 오는 2020년에는 본격 양산체계를 갖춰 2020년까지 총 1천대의 수소버스를 보급할 계획이다. 만약 서울시내 버스 6,951대를 수소버스로 대체할 시 약 53만 명이 1년 동안 마시는 공기량을 정화할 수 있다. 여기다 40여만 대에 이르는 육상운송용 화물차를 수소트럭으로 바꿀 경우 대한민국 대기 질은 크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 이창하 책임은 ‘수소전기차 개발 동향과 확대 전개 방향’의 주제발표에서 “전 세계는 친환경 무공해 차량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며 “물류 수송 분야에서 탈 탄소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자동차 최대시장인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수소차 보급 확대가 진행 중이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주를 중심으로 수소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을 확대 중이며 독일은 수소충전소 50개소를 완공하고 19년에는 10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일본과 중국은 각각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맞춰 수소버스 보급에 힘쓰고 있다.

이창하 책임은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높은 기술 진입장벽을 가지고 있으며 기술 확보를 위해 업체 간 기술 공여 및 역할 분담 등 제휴가 활발하다”며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한 비교가 많은데 현재까진 상호 보완적인 관계며, 전기차는 승용, 수소차는 상용차로 시장이 형성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용차 위주로 수소차 시장이 형성돼 있어 버스 및 육상운송 트럭차량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수소버스와 더불어 상용 트럭의 수소전기차 출하에 따른 시장 선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창하 책임은 상용차 위주로 수소차 시장이 형성되는 이유로 “전기차 핵심은 배터리인데 상용차의 경우 많은 배터리가 필요하다. 배터리를 많이 장착하면 효율, 충전시간 등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수소차는 확장성이 뛰어나 여러 개의 수소연료탱크 장착이 가능하며 이에 따른 효율, 충전 등의 문제가 없어 물류 운송부분의 상용차 시장이 발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소차의 시장이 커짐에 따라 기업들은 기술 확보를 위해 다른 기업과의 경쟁 및 협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도요타와 BWM, 닛산과 벤츠, 포드, 현대와 아우디 등이 제휴를 통해 협력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 간 협력 뿐 아니라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회사와의 협업도 증가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캐나다의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회사 BALLARD와 손잡고 차량용 연료 전지시템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들은 협업을 통해 상용차뿐만 아니라 트램, 기차, 지게차, 드론 등에도 수소연료를 사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미국에선 항만 물류트럭이 대기오염의 가장 큰 고정 오염원이라고 지적받고 있다. 이에 수소차 부분에서 대형트럭이 잠재적 시장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Nikola, Toyota, US Hybrid, COOP 등을 중심으로 대형 수소트럭을 선보이고 있다.

물류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게차의 경우도 디젤엔진과 전기차의 장점을 혼합해 작업장 내 저공해화 대책에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Toyota, Plug Power, Hydrogenics, Linde 등이 수소지게차를 출시했다. 드론의 경우 배터리 기반 드론이 갖는 운전시간의 한계를 수소전지가 해결해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통해 드론을 통한 배송의 공간적 제약을 해결해줄 수 있다.

이창하 책임은 “아직 수소차가 가격, 충전소, 기술적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각국 정부의 지원 및 자동차 회사들의 투자·관심 증가로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시장에서의 ‘녹색물류’를 꽤 오랜 관심사다. 하지만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녹색물류’가 사례가 드물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말뿐인 ‘녹색물류’에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녹색물류’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고객들 또한 빠른 배송을 넘어 친환경적인 방법을 통해 배송을 원하고 있다. 물류기업과 자동차 기업 및 제조사들은 변해가는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해야 할 것이다. 치열한 경쟁과 협력의 결과 환경을 지키고 물류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제품들이 더 많이 개발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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