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CJ대한통운, 롯데택배 3파전 예상

쿠팡이 기존 택배파트너를 변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쿠팡은 지난 1월 중순부터 로켓배송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일부 물량에 대해 다수의 택배사들에게 제안요청서(RFP)를 보냈으며, 입찰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택배사들은 쿠팡이 제시한 여러 요건에 맞춰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쿠팡 택배사 입찰에는 한때 법적 논쟁을 벌였던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택배 등 국내 굴지의 택배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택배제안을 토대로 우선 입찰대상자를 선정한 후 최종적으로 파트너 선정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쿠팡의 택배 물량 2배 증가?
쿠팡이 택배사들에 보낸 입찰 제안요청서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쿠팡 스스로 예측한 물동량이 과거 대비 약 2배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는 쿠팡 자체가 매우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입찰에 참여하는 택배사들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쿠팡의 파트너로 선정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택배사 관계자는 “쿠팡이 보낸 입찰제안서를 보면 과거 물동량 증가율과 비교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정도의 물량이면 여타 택배서비스를 이용하는 단일 화주기업들 가운데 단연 독보적인  물동량을 가진 고객사가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배사 관계자 역시 “과거 택배업계와 쿠팡 간 진행된 소송 건에 앞장서다 보니 여러 차례 쿠팡의 입찰에 참여했다 떨어진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택배 파트너사로 선정되기 위해 여러가지의 좋은 제안을 준비 중”이라며 “회사 차원에서도 이번 입찰 결과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택배사들간 과당 경쟁 심화로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택배업체들의 택배비 제값 받기 활동이 왕성하게 진행 중인 상태인데 이번 입찰로 인해 다시 업체 간 가격 경쟁이 택배사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로젠택배의 경우 단가 경쟁을 지양하겠다는 전략으로 입찰에 참여할 뜻은 접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진택배 단독 운영체계 깨질 듯
쿠팡의 택배 서비스는 크게 3가지 형태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자체 차량과 직접 고용 배송직원들을 이용해 운영 중인 로켓배송과 택배사를 통한 서비스, 일반인들을 활용한 쿠팡 플렉스가 대표적이다. 이렇게 3가지 형태로 제공되던 쿠팡의 택배서비스 상품 중에서 가장 빈도수가 높은 것은 택배기업을 통한 서비스였다. 이번에 입찰을 진행 중인 것도 이 부분이다.

과거 쿠팡은 한진택배와 지금은 영업이 중단된 드림택배를 파트너로 선정, 관계를 지속해왔으나 작년에 드림택배가 붕괴되며 한진택배 단독으로 운영체계를 유지해 왔다. 따라서 당연히 한진택배의 전체 물동량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라갈 수밖에 없었고, 한진택배 역시 쿠팡의 택배서비스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서비스 역량을 집중해왔다.

쿠팡의 운영 프로세스와 시스템 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한진택배의 경우 올해도 쿠팡의 택배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의 경우 한진택배 단독 운영 체계는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새로 입찰을 진행중인 물동량 증가폭이 예년과 비교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쿠팡에서도 택배운영사를 단독체제로 운영하기엔 다소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예측치다.

한 택배전문가는 “지난해 드림택배 네트워크가 무너지면서 불가피하게 한진택배가 단독으로 운영됐지만 과거 쿠팡의 계약 형태의 경우 2개 택배사를 선정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었다"며 "이번 역시 2개사 이상의 택배업체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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