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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근시안 물류정책, 안전운임제 연착륙 고민

기사승인 2019.11.01  14: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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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경제시장 역행 프레임에 논의조차 없어, 시행 코앞으로

2003년 물류대란이후 지속적으로 요구되어온 표준운임제, 일명 안전운임제가 시행을 코앞에 두고 시장 관계자 모두를 만족시킬 합리적 운임 찾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현장에서 끊임없는 요구와 이에 따른 파업위기를 수차례 맞았음에도 정책 담당자들은 자유경쟁시장 원칙에 반한다는 논리와 시장의 우월적 지위에 있는 화주들의 반대를 명분으로 내세워 제도 시행을 외면해온 데 대한 책임론도 일고 있다.

그럼 당장 시행을 앞둔 안전운임제에 대해 현 정부 정책당국자들은 어느 정도의 이해와 실행방안을 짜고 있을까?

물류현장에선 아마도 대통령과 국회가 시행을 결정했고, 위에서 하라니 시장에 적용하기 위한 단순 업무진행 정도에 머물러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번에 발표되는 안전운임제는 매번 새 정부 출범 때마다 나오는 판박이 물류혁신방안에서 벗어나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물류산업의 밀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가 시행을 준비해온 안전운임제 태동에서 현재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점검해 보고, 실행력이 부족한 정책안과 국내 물류산업의 91%를 담당하는 육상운수업의 위협 요소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봤다.

안전운임제 태생 원인, 시장의 ‘적정운임’ 외면 때문
안전운임제도의 목적은 국내 육상운송을 담당하는 대다수 화물차주들의 적정 이익을 보장하는 제도가 아닌, 이들의 교통안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운임을 만들자는 데 있다. 하지만 제도 시행을 위한 공적 논의는 지난 2009년(화물운송 표준운임제 도입방안-교통연구원)이 마지막이다.

15년 가까이 논란을 이어온 이 제도는 결국 문재인 정부 출범과 더불어 지난 2018년 3월 30일 시행을 결정, 2020년 1월 1일부터 물류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2개 품목(컨테이너, 시멘트)에 대해 2022년 12월31일까지 3년 일몰제로 시행되는 이 제도의 연착륙 여부는 국내 물류시장은 또 한번의 전환점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전운임제 태동 배경은 다음과 같다. 지난 2003년 물류대란이후 다음해인 ’04년 화물차 공급기준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되면서 육상물류시장의 과열경쟁은 곧바로 잦아들고 안정화됐다. 하지만 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여 한숨을 돌리는가 싶던 시장은 또 다시 유가급등으로 운송원가에 압박을 받자, 운임인상을 요구하며 물류대란의 불안감을 높인다.

반면 최종 운임을 지불하는 화주들은 시장에서 일관되게 요구한 안전운임을 외면, 산업시장은 매년 화물연대 파업 반복으로 몸살을 앓게 된다. 이러자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화물운송시장에 적정운임 형성을 위한 표준운임, 즉 안전운임의 제도화다.

결국 오랫동안 이 제도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안 되고, 제도 시행을 위한 물류현장의 적정운임 조사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직접 원인은 정부의 운임통제가 자유경제시장의 논리를 정면으로 배치한다는 논리 때문이다.

시장운임에 가이드라인을 둘 경우 경쟁력이 떨어진 사업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논의 자체가 어려웠고, 이후 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조차 뒤따르지 않아 최적화된 국내 물류시장의 폭탄과도 같은 적정한 운송운임 산정은 요원해졌다.

모순적이게도 다른 다양한 원인을 차제하고 육상운송업 종사자와 정부 관계자, 관련 연구원 등이 합리적 운송운임을 산출하지 못한 것이 십수 년 동안 우리 물류시장의 가장 큰 불안요소임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화물연대 측은 “적어도 지속적인 정부의 노력이 필요했음에도 불구, 대다수 정책담당자들이 당장 골치 아픈 관련시장의 적정 가이드라인에 대한 고민없이 이런저런 핑계로 거시적인 정책에만 집착했다”고 꼬집는다.

정부관계자를 포함해 물류업계 전문가들은 이제부터라도 안전운임제뿐 아니라, 다양한 시장 불안요소에 대한 능동적인 정책지원에 고민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운송 운임정책 합리적 기준 없어 시장 불만만 가중
앞서 지적한대로 안전운임제 도입에 가장 큰 걸림돌은 시장 원리에서 벗어난다는 논리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본 조사는 운송원가에 기초해 산정기준과 산정 주체의 합리적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운임 산정 주체 역시 운송서비스 제공자이자 계약당사자인 운송사업자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15개 컨테이너 운송사업자 외 대다수 안전운임제 적용사업자가 위수탁 차주란 점이다. 또 상·하한의 허용 편차를 인정하는 운임형태와 어느 정도의 강제성을 띠느냐도 제도의 연착륙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표준운임 도입에 앞선 무수한 선제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안전운임제 시행에 직접 당사자인 컨테이너운송협의회(이하, CTCA)가 적정운임을 수임하기 위해 지난 1994년부터 매년 혹은 격년으로 운송 거리와 변동비 등의 운송원가를 조사하고 이를 기반해 제시한 타리프(TARIF, 컨테이너운송운임표) 역시 시장에서 외면받자 지난 2012년을 끝으로 더 이상의 적정운임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2020년 1월 1일 시행을 앞둔 안전운임제는 화주와 운수사업자, 지입차주 등 모두를 수긍시킬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물류정책은 현장의 지속적인 요구에 귀 기울이는 노력 부족과 긴 호흡조차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껏해야 정책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10개월 전에야 운임조사위를 꾸리고, 논의를 시작하면서 기준이 되는 운송운임 데이터뿐 아니라 진정성 있는 검토도 없었던 셈이다.

그럼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컨테이너 운송요율의 변천 과정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1970년대 이전에는 컨테이너를 이용한 운송서비스는 없었다. 이후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컨테이너 수송이 개시되고, 1975년 컨테이너 및 내장화물의 통관요령이 정립된다. 또 1978년을 맞으면서 컨테이너 기존운임을 재조정하고, 1980년대 들어 경제기획원으로부터 동요율 시행중지 명령이, 경제기획원에 경쟁제한행위가 등록 시행됐다.

   

이후 1987년 운수사업법 개정에 따라 동법 시행령, 동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었고, 운임요금이 신고제(신고수리권한: 시도지사)로 전환됐고, 1994년 이후부터는 신고수리 권한이 중앙부처(교통부 및 건설교통부)로 이관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엄격한 기준 잡고 거시적 정책 발굴 나서야
2018년 기준 전국의 총 운송업체 수는 18만 5,861개. 이들 중 법인 운송업체는 5천여 개로 3%를 겨우 넘을 정도의 수치다. 여기다 전체 차량 중 운수사업자가 직접 고용하지 않고 지입제 등 개별 사업차주 역시 전체 운송업체 수 대비 97%에 이르러 우리 운수업은 영세사업자 중심의 시장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수직적인 시장 특성으로 시장 내의 경쟁 주체 간 갈등이 항상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지금의 시행력 수정과 땜 방식 정책을 과감히 버리고, 근본적인 시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해외 선진 육상운송시장은 90년대 초부터 화물운송사업에 대해 규제 완화와 동시에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규제를 유지 내지는 강화하는 등 선별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처럼 급격한 규제완화와 규제강화의 냉온탕식 정책에서 탈피해 거시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 신용도, 사업자의 재정능력, 사업능력, 안전도 등 운송 사업자로서 필요한 실질적인 내용을 규제하는 반면 우리의 경우는 등록기준 대수, 최저자본금, 최저보유차고 면적기준 등 형식적 기준을 요구해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따라서 조만간 시행을 앞둔 안전운임제는 보다 면밀한 시장 조사와 함께 적어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를 이어왔어야 했다. 하지만 정부와 관계 당국은 육상운수업에서의 화물특성에 맞는 현장 운임현황을 조사해 적정운임을 산출할 자료는 물론 논의조차가 없었다. 정책시행은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10개월 전에서야 운임조사위를 꾸리고, 논의를 시작하면서 기준이 되는 실 운임 데이터 추이도 없는 셈이다.

그나마 업계에서 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의회는 국내 육상운송운임을 거리와 변동비 등의 운송원가를 기반해 타리프(TARIF) 컨테이너운송운임표를 만들었지만 이 역시 지속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마지막 조사 시점도 2012년이 마지막이다.

지난 15년간 육상운송 물류시장의 불안요소며, 지속적인 도입 요구 사안이던 안전운임제가 충분한 준비시간 부재와 데이터 수집을 통한 각각의 관계자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은 우리 물류산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다.

그렇다고 코앞으로 다가온 제도시행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시행 첫해의 운임산정에 모두가 만족할 만큼의 결과물은 어려운 만큼 이번 제도 시행 첫해의 경우 국내 운송시장에 대한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바로 앞 이익을 한꺼번에 추구하기에 앞서 사용자와 제공자, 그리고 정책담당자들과 전문가들이 충분한 논의시간을 갖고 긴 호흡을 통해 모두가 윈-윈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무엇을 먼저 놓아야 할지를 먼저 생각하는 통큰 합의점을 찾아야 할 때다.

손정우 기자 2315news@klnews.co.kr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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