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가 독점한 시장에서 새로운 플레이어로 역량 확보해

물류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그 내용이 달라진다. 물류서비스를 받는 관점에서 비용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분야도 있고 비용보다는 시간을 중요하게 보는 분야도 있다. 또 화물에 특성에 따라 생산지에서 도착지까지 안정성이 중요한 물류서비스들도 있다. 어떤 물류기업이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화물들도 있는 반면 특정 영역에서는 특수한 기술과 노하우를 비롯해 그에 맞는 특수한 장비를 보유한 물류기업들이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화물도 있다. 그 중에서도 특수정밀기기의 경우 물류서비스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고 다양한 운송수단과 장비를 보유해야 하며 그에 따른 노하우를 보유해야하는 화물 중 하나이다.

이 화물은 상당히 고가이기 때문에 운송 과정에서의 안정성이 기본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간은 물론 비용도 중요하며 그 외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난이도가 높은 시장인만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상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에서 종합물류기업인 판토스가 새로운 플레이어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항온·항습은 물론 진동 최소화 필요
특수정밀기기를 포함한 Display 생산설비나 반도체 관련 설비들은 대부분이 초고가 장비들이다. 장비 하나에 가격이 몇 십억에서 몇 천억을 호가한다. 이러한 생산설비는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제작돼 생산 공장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중국으로 운송되고 있다. 때문에 육상 운송을 포함한 해상 운송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특수정밀기계의 항온·항습은 물론 진동과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다시 말해 차량의 경우 무진동, 항온·항습이 가능한 컨테이너를 활용해야 하며 해상 운송시에도 외부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때문에 일반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을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일반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의 경우 운송과정에서 진동과 충격에 대한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서 제작되는 주요 장비의 경우 공장에서 출고되는 시점에서부터 Fab in(설비가 공장에 반입이 되는) 시점까지 진동을 최소화 하고 온습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시 된다. 또한 최근 설비로 제작되는 제품의 크기가 대형화 되면서 생산 설비들도 대형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판토스에 따르면 우든 패킹 기준으로 높이는 5.8m이하, 길이는 13m이하, 중량은 40톤 이하 수준이다. 때문에 특수정밀기기의 물류서비스를 위해서는 항온·항습은 물론 진동과 충격을 줄이면서 대량의 화물을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이는 뛰어들 수 없는 시장이다.

독점 시장에 도전장을 낸 ‘판토스’
특수정밀기기를 포함한 Display 생산설비나 반도체 관련 설비들은 제품의 특성으로 인해 2014년까지는 소수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특수 제작된 항온·항습 컨테이너와 무진동 트레일러 등을 소수 기업이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항온·항습 컨테이너의 국가 간 운송의 경우 차량 진입이 가능한 Car Ferry나 Ro-Ro선만이 가능했다. 다만 Ro-Ro선의 경우 선박수가 많지 않고 시장의 특수성으로 인해 선박 수배 자체가 어려워 일부 기업이 독점하는 형태가 가능했다. 이렇게 선박수가 많지 않고 수배 자체도 어려웠던 Ro-Ro선이 특수정밀기기를 포함한 Display 생산설비나 반도체 관련 설비들을 해상 운송하는데 있어 각광을 받은 배경에는 운송이나 하역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를 낮추는데 Ro-Ro선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역할 때 크레인으로 진행되는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에 비해 충격이나 진동에 있어서 더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선내(실내)에 선적되어 운송되기 때문에 습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공간이 한정적인 컨테이너선이나 2단 적재가 불가능한 벌크선에 비해 많은 물동량을 선적할 수 있다. 판토스에 따르면 1항차 기준으로 컨테이너선이 2,000 CBM, 벌크선이 6~7,000 CBM을 선적할 수 있다면 Ro-Ro선은 약 20,000 CBM을 선적할 수 있다. 이로 인해 Ro-Ro선을 보유한 소수기업 위주로 운송이 진행되어 왔다는 것. 하지만 2014년 이후 경쟁 업체들이 생겨나고 항온·항습 컨테이너 및 Ro-Ro선의 계약 구조가 다면화 되면서 시장의 변화가 시작됐다. 판토스도 이러한 변화의 조짐이 보이던 2013년 특수정밀기기 물류시장에 뛰어들었다. 판토스는 항온·항습 컨테이너와 같은 특수장비를 확보한 기존 업체와의 장기간 협력관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에 최적화된 운송방안을 도출하였고, 이를 통해 다양한 Display 생산설비와 반도체 등 초정밀 기기에 대한 Door to Door 운송경험과 노하우를 확보했다. 또한 최근 2019년에는 그동안 에이전트를 통해 운송되던 해상운송 또한 Ro-Ro선을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고 운영하면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중국계 Display 업체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기존 물동량에 더해 2019년 2개 기업에서 56,300 CBM의 운송실적을 쌓으며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나가고 있다.

선적부터 착지 반입까지 전 과정 서비스 제공
현재 판토스에서 제공하고 있는 초정밀기기의 물류 프로세스는 크게 보면 단순하다. 한국과 일본의 생산 공장에서 1차 포장을 거친 후 항온·항습 컨테이너에 상차 한 후 항만으로 이동하게 되고 선적을 한 후 중국으로 해상 운송된다. 이 후 중국의 내륙운송을 통해 설비가 설치될 공장으로 운송되고 반입하면 프로세스는 마무리가 된다. 이중 판토스의 역할은 한국과 일본의 항만에서 선적 후부터 중국의 생산 공장에 Fab in시점까지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간단한 루트의 운송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화물이 고가이기 때문에 운송과정에서 문제가 발생되면 그 피해가 상당하고 외부의 충격이나 환경에 있어서도 예민한 화물이기 때문. 판토스는 운송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수정밀기기의 경우 출하지부터 Set-up 장소까지 모든 구간에서 항온·항습 컨테이너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트레일러 자체로 싣고 해상운송을 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도 별도의 상하차 없이 트렉터를 교체해 직접 운송하고 있다. 또한 2019년부터는 해상운송에서도 Ro-Ro선을 직접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존 에이전트를 통한 해상 운송보다 더 안전하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NVOCC에서 VOCC로 진출 모색
판토스는 해상운송에 있어서 기존 외주 에이전트를 통해 진행하던 것을 직접 운영으로 전환하면서 관리의 부재를 줄이고 역량을 내재화 하고 있다. 또 운송원가 절감을 통해 물류부분의 비용 구조를 개선을 해나가고 있다. 판토스는 이를 바탕으로 VOCC(Vessel Operation(Owning) Common Carrier)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판토스는 지금까지 선박을 소유하지 않은 NVOCC(Non Vessel Operation(Owning) Common Carrier)였다. 하지만 Ro-Ro선을 임차해 운영하면서 원가 절감은 물론 특수정밀기기 운송 시장에서 안정적인 선복을 확보해 시장에서 지위를 높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판토스는 Ro-Ro선을 직접 운영에서 더 나아가 Ro-Ro선 구매를 통한 사업 확대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VOCC가 가능하다면 신규고객 유치는 물론 신규 사업 진출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특수한 분야의 물류서비스는 일반적인 물류서비스에 비해 비용과 시간은 물론 많은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취급하는 화물의 특성에 따른 인프라, 설비, 장비는 물론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020년은 판토스가 특수정밀기기를 다룬지 8년차를 맞는 해이다. 그동안 판토스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는 물론 필요한 인프라와 설비를 구축해왔다. 또 향후 선박 확보를 통해 기존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특수정밀기기 분야를 넘어 일반 프로젝트 물류로의 확대를 지향하고 있다. 그동안 특수정밀기기 물류시장은 소수의 물류기업들이 독점해온 시장이다. 이러한 시장에서 판토스가 Game Changer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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