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에 ‘뱁새가 황새를 쫓다 가랑이 찢어진다’란 말이 있다. 이 속담의 뜻은 자신의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뛰어난 능력을 가진 앞선 이를 쫓다가는 오히려 자신을 망친다는 의미다. 지금 국내외 유통물류 시장에 이와 유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과 이 기업을 쫓아야 하는 자들 간의 전략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각각의 기업들 간 희비가 갈리는 것이다. 유통물류시장이 e-커머스 호경기를 맞아 경쟁을 가속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과 온라인 유통업계뿐 아니라 내로라하는 물류기업들 간 삼자 견제 구도를 연출하며 쫓아야 할지, 아니면 말아야 할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더욱 재미있는 현상은 유통산업 선도 기업들과 이들 뒤를 쫓아야 하는 기존 유통기업, 그리고 이들에 대한 물류서비스 기업들 간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덕분에 유통물류시장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불협화음을 갈수록 증폭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대체 국내 시장을 포함해 세계 유통 물류시장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들 유통기업들 끼리 혹은 글로벌 대형물류기업들과의 갈등 배경은 무엇 때문일까?

이 같은 시장 갈등의 중심에는 전 세계 유통업계 근간을 흔드는 아마존이 자리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엔 쿠팡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물류기업은 아니지만 유통기업이면서도 웬만한 물류기업 이상의 물류 투자와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 기존 후발 유통기업들의 입지를 좁히고, 거대 물류기업들까지도 위협하고 있는 것이 이번 불협화음의 원인이자 특징이다. 결국 현재 경쟁 구도의 시장 상황을 연출하는 직접 원인은 거대 유통기업들의 물류서비스 경쟁력 가속화에 있다.

물론 현 상황에 따른 국내 시장의 우려도 나온다. 국내 시장의 경우 쿠팡의 적자폭이 커 미국의 아마존과 같은 대단위 물류부문 투자를 얼마를 이어갈지에 의문이다. 설상가상 쿠팡의 투자사인 ‘비전펀드’의 글로벌 적자확대는 현 상황을 얼마나 더 지속할지에 관심을 키우고 있다.

여하튼 국내외 유통 물류시장에서 온오프 유통기업들 간, 또 유통업체들과 물류회사들 간 갈등과 논란, 불협화음의 원인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유통물류시장을 읽는데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하고 있다. 과연 조만간 다가올 유통물류시장은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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