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원 대 시대 연 택배시장, 올해도 10% 성장 예상

국내 택배시장이 드디어 6조 원 시대를 활짝 열었다. 국내에 택배서비스가 도입된 지 약 27년 만이다. 그동안 택배시장은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에 힘입어 매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해도 많았다. 2015년 4조 원을 넘어선 지 불과 4년 만에 이룩한 결과라 더욱 주목된다.

2019년 택배시장은 약 6조 1,4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각 기업들의 12월 택배물동량 집계 전이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2018년 12월 물동량을 대입해 봐도 6조 1,000억 원은 훌쩍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8년 5조 6,674억 원 규모 대비 약 8.3%정도 성장한 수치다.

2019년 택배물동량은 27억 8,4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8년 대비 약 9.5%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초 택배시장 규모가 최고점에 달했다며 성장률 둔화를 예상한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을 무색케 했다. 2019년 택배단가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2,229원이던 택배평균 단가는 2019년 소폭 하락해 2,205원을 기록했다. 택배 평균 단가의 연 평균 하락수준이 3%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작년 택배단가의 하락수준(1.1%)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택배업체들이 한 해 동안 펼쳐온 요금 현실화 전략의 결과물로 보인다.

2020년 택배시장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특별하게 성장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매년 꾸준하게 성장하는 택배시장인 만큼 내년에도 약 10%이상의 시장 성장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10% 이상 성장하게 되면 내년도 택배물동량은 최초로 연 30억 개를 넘어서게 된다. 2020년택배 물동량은 30억 6,240만개 정도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약 6조 7,372만원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결제 등 보다 편리해지는 온라인 쇼핑 이용으로 인해 택배 물동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인 가구 증가와 소포장 신선식품에 대한 라스트마일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택배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빅 5의 점유율 더욱 커질 것
메이저 기업이라 불리는 국내 주요 택배 5개사(CJ대한통운, 롯데택배, 로젠택배, 우체국택배, 한진택배)의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택배물량 중 5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2016년 83.3%였다. 그 뒤로 조금씩 증가해 2017년 85.5%, 2018년 89.5%의 분포도를 나타내더니 2019년에는 90%(91.5%)를 넘어섰다. 올해 메이저 5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갈수록 저렴한 택배단가보다 배송서비스 품질을 우선 시 하는 이용자들의 니즈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2020년 5개사의 점유율이 93%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서비스가 불안정한 중소형 택배업체보다 보다 안정적인 메이저 업체의 선호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그들의 의견이다. 한 택배업계 전문가는 “택배업체들은 갈수록 커지는 원가상승 요인과 생겨날 여러 리스크들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업체 간 경쟁을 억제하려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며,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서비스 경쟁력 확보 경쟁이 오히려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대형 화주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신들만의 택배 전담 조직 구성을 요청하는 등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단가보단 차별화 서비스 제공을 요구하는 화주기업들의 니즈에 맞춰 택배업체들 역시 한 단계 고도화된 전략 구축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로젠택배 인수전, 5월 전 새주인 찾을 듯
로젠택배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로젠택배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될지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올해 택배업계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 로젠택배의 주인인 베어링 PEA는 지난해 말부터 로젠택배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고, 인수 의향서를 접수 중에 있다. 인수의향서 접수는 1월 중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로젠택배 인수에는 다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에너지, 카카오 등 다수의 기업이 로젠택배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인수 의향서 접수가 끝난 후 우선 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약 2~3달 정도 우선협상 대상자의 인수 실사 작업이 진행되고, 대략 4월 경 최종 인수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로젠택배의 매각은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재무적투자자가 아닌 전략적투자자가 로젠택배를 인수할 경우 업계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부동의 1위인 CJ대한통운을 제외한 나머지 4개사의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택배업계 순위 변동이 생겨날 수 있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과거 로젠택배의 매각 추진 때와는 달리 전략적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며 “이렇다보니 기존 택배업체들도 인수 희망업체에 대한 동향을 체크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생물법, 외국인 허용 문제 등 이슈 주목
이밖에도 올해 택배업계 영향을 미칠 크고 작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변수로 노조의 영향을 꼽을 수 있다. 노조와의 마찰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은 우체국택배 등과 같이 노조와의 불협화음이 생겨 서비스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지난해 추진됐다 답보 상태로 접어든 생활물류법이 다시 추진될 수도 있다. 생활물류법 추진과 관련해 기업과 택배기사 간 의견차이가 큰 만큼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택배터미널 등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허용될 수도 있어 보인다. 택배 취급물량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택배터미널 작업 기피 현상으로 인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배업체들이 외국인 고용 허용으로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기피 현상과 기업의 어려움을 인지한 정부가 노사정 논의를 통해 외국인고용법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 도입계획’의 H-2 동포 고용 허용 업종에 물류터미널운영업종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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