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도현명 / 흐름출판

최근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져가고 있다. 또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속성 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떠한 관점으로 사회적 책임을 바라보아야 하는가? 단지 부의 재분배차원의 사회적 환원 성격으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사회에 대한 기여와 새로운 가치의 창출을 연계하는 비즈니스 기회의 성격으로 보아야 하는가? 변화하는 사회와 경제의 흐름과 구조 속에서 기업들은 성장을 위해서 어떠한 관점으로 비즈니스와 사회 현안의 융합을 통한 가치를 창출해 낼 것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주고 있는 책이 바로 ‘넥스트 챔피언’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기업들은 사회적 가치에 대해 기업이 창출한 가치를 사회와 나눈다는 자선적 의미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즉 사회적 가치의 이행을 ‘가치의 재분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재정을 출현하여 재단을 세우고, 복지센터를 건립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기업은 사회가 존속하기 때문에 생존 할 수 있고 생존하기 위해 사회가 유지되고 성장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사회가 유지되고 기업이 지속적으로 원하는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단지 부의 재분배를 통한 부분적 환원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기업이 고객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사회적, 경제적 파이를 키우는 일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기업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통해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마이클 포터는 CSV(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과는 달리 기업전략의 의미로 접근해야 하며 사회와 기업의 경제적 가치창출에 초점을 두고 경제적 파이를 키우기 위함을 주된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가? 저자는 기업은 새로운 가치창출의 원천을 현재 발생되었거나 향후 발생될 여지가 있는 사회문제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주시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즉, 기업의 정체성과 보유 역량에 기반해 관련된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비즈니스 기회로 삼아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만드는 방안으로 활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빈국인 방글라데시는 이동통신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나라이다. 이로 인해 비도시권의 저소득층은 이동통신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정보와 단절되면서 경제적 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이러한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 노르웨이의 텔리노어 그룹과 방글라데시 그라민텔레콤의 합작회사인 그라민폰은 비도시권의 저소득 지역별로 가장 활동력 있는 여성을 마을 휴대전화 공급자로 선정했다. 이들에게 소액대출을 지원 해 단말기를 구입하고 그라민폰 이동통신에 가입하게 함으로써 해당 지역에서 정보중계자의 역할을 하게끔 만들었다. 이로 인해 지역민들은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이는 지역사회에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현재 그라민폰은 방글라데시의 최대 이동통신 기업으로 자리 잡아 5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인도의 아라빈드 안과의원은 인도 내에 6,000만 명의 시각 장애인이 있으며, 실명 원인의 80%가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백내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라빈드 병원은 수술방식의 혁신(수술의 분업화 등)을 통해 연평균 2,000건의 백내장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이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다른 인도 내 안과에서 연간 시행하는 수술건수의 약 7배에 해당되는 수치이다. 또한 수술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공수정체를 수많은 수술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하는 사업에 성공함으로 백내장 수술비용을 약 30배 가량 저렴하게 낮출 수 있었다. 현재 아라빈드 병원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안과병원이자 세계 3위의 인공수정체 생산업체로 그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상기의 사례는 사회문제를 직시하고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해당 사회문제 해결을 비즈니스로 연계시켜 성공을 거둔 사례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바라보면서 이를 활용하여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가는지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가치 기반의 비즈니스 추진 모델 - SCE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비즈니스 추진방안으로 SCE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SCE모델은 사회적 문제(Social Problem)에서 출발하여 이를 해결함으로 창출될 수 있는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정의하고 제공되는 사회적 가치에 수혜를 볼 수 있는 대상자를 고객으로 설정한 후 이를 고객에 대한 가치로 전환시키는 고객가치(Customer Value)와 고객가치를 통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로 구성되어 있다. SCE모델의 핵심은 기업이 원하는 사회적 가치가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사회적 가치를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회문제에 대한 바른 인식이다. 바른 인식이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우리가 보유하고 있거나 내재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수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SCE모델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사회문제를 둘러싼 사회, 문제, 경제지식과 더불어 우리 기업이 가지고 있는 역량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이를 사회문제 해결과 연계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는 SCE모델은 활용의 측면이 아니라 전략 측면으로 접근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중요한 사안은 SCE모델로 설계된 비즈니스가 Cost센터의 성격인지 아니면 Profit센터의 성격인지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Cost센터의 성격이 강하다면 이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보다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CSR모델이고 Profit센터의 성격이 강하다면 이는 사회적 파이를 키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 즉 CSV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에 비해 공공기관 및 민간 기업에게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역할을 요청하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사회구성원들이 원하는 사회적 가치와 이를 주도하고 실행하고 있는 주체들이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는 다소 거리감이 있게 느껴진다. 사회적 가치는 하나의 산업 생태계 관점에서 정립되어야 한다. 제공자와 수혜자만 존재하는 단방향 관계가 아니라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참여함으로 사회적 현안을 비즈니스 자원이자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시각을 갖추고, 이를 통해 창출되는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구조에 기반한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이야 말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존경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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