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없이 화물운송자격증 시험·교육 중단, 현장 발만 ‘동동’

코로나19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생활 물류시장에서의 최전선 배송 일자리 부족이 가중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유통 물류시장의 경우 코로나19로 급격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으로 급변하면서 매출 급증현상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 1월 온라인쇼핑 총 거래액은 12조3,90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6%가 증가했고, 간편식 등 식자재 음식서비스가 69%, 식음료품도 19.1% 늘어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면 이커머스를 통한 식자재 및 식음료 상품들을 최종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후방 지원 라스트마일 물류현장의 배송 일자리는 당장 인력 수급이 어려워 동맥경화 상태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택배물량을 비롯해 새벽배송 시장과 당일 배송 및 대형마트들의 식자재 배송서비스 현장에서의 배송 일자리 부족 현상은 가중되며, 물류현장 인력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처럼 배송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이유는 화물운송 종사자 자격증시험과 교육이 코로나19사태로 전면 중지됐기 때문.

현재 합법적인 배송서비스 구직을 위해선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는 화물자동차 종사자 자격증 시험을 거쳐, 대면 교육을 이수해야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한 달간 공단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일체의 교육 및 시험 일정은 중단된 상태다.

이렇게 되자 일선 배송 현장에 인력을 제공하고 있는 물류회사들은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 한 운수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시장과 오프라인 유통마트를 통한 배송 물량이 급증하는데 반해, 막상 배송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자격증 갖춘 근로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경우 코로나19 때문에 시험과 교육을 일시에 중지해 당장 자격증 취득한 근로자 구인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운수회사 최 모 대표 역시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별도의 온라인 교육 방안을 마련하던지, 자격시험 취득 후 교육을 위해 대안을 마련해야 함에도 자신들의 편의주의만 내세워 일체 시험과 교육을 중지했다”며 “상황이 불가피한 건 알겠지만, 일자리 수요가 폭증하는 반해 자격증 취득 통로 자체를 일방적으로 중지한 행위는 행정 편의주의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기존 자격시험과 대면 교육이 불가피하게 중지됐다”며 “당장 별도의 온라인 교육시스템으로 대체할 계획도 없으며, 합격자 대면 교육도 교육장 대관이 어려워 코로나19의 진정세만 기다릴 뿐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원론적인 의견만 밝혔다.

일선 배송현장 실무자들은 “정부가 물류현장의 어려움을 책상에서만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며 “직접 물류현장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하고, 자격시험을 포함해 대면 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장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달 31일로 중지된 자격시험과 대면교육을 4월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고사하고, 대체 시험과 교육방안도 없이 마냥 코로나19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구인이 필요한 생활 물류시장에서의 배송 인력 수급은 차질이 불가피해 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인력 부족에 따른 일선 물류현장에서의 인사사고를 막을 방안도 당장 요원해 라스트마일 배송은 더욱 늦어지고, 고객 불편은 가중될 전망이어서 발 빠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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