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구조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②

필자가 운영하는 ㈜센코어테크, ㈜센구조연구소에서는 반도체 생산 공장,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 등 초 급속 시공을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에 구조설계와 공기단축 솔루션 제작 시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 소재의 대형 공장 프로젝트의 경우 공기지연에 따른 계약 준공일 미달성시 지체상금(Liquidated Damage)이 30억 원/일에 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지체상금의 규모는 아마도 해당 공장이 완공되어 제품을 생산할 때 하루에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을 역으로 환산하여 나온 숫자일 것이다. 이러한 공장을 건설할 때는 공사기간이 갖는 가치가 상대적으로 크며, 때로는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공사비 증가가 전체 사업관점에서 더 큰 경제적 효용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공사기간은 무엇보다도 지하 기초 및 골조공사에서 단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합리적이다. 골조가 다 지어지고 난 후에 수행되는 마감 및 장비설치 공사는 1) 여러 공종이 복합적으로 동시에 수행되므로 특정 작업의 단축이 전체 공사기간에 영향을 주기 어렵고 2) 외피가 완성된 이후에는 비와 같은 기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실내작업이 중심이 되며 3) 모듈화, 건식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마감공사의 특성상 공사기간과 공사비의 불확설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골조공사는 여전히 습식공법 즉 물과 시멘트 또는 콘크리트를 이용하며 타설 후 강도가 발현될 때까지 양생을 필요로 하는 공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를 위해 거푸집, 가설재, 동바리 등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공사가 다수이다. 따라서 기후 등 외부환경의 영향이 마감 및 장비설치공사에 비해 매우 크며, 이로 인해 공사기간과 공사비의 불확실성 또한 클 수밖에 없다.

더불어 물류센터 공사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마감 및 설비가 단순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전체 공사기간에 있어 마감 및 설비공사에 비해 골조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골조공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습식공사를 최소화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있었고, 그러한 이유로 공장에서 콘크리트 부재를 미리 타설 및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대형 장비로 설치하여 현장 습식공사를 최소화 하는 PC(Precast Concrete)공법을 보편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장과 같은 하이테크 산업까지는 아니지만 물류센터 또한 공사기간을 단축한다면 어느 정도 경제적 효용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PC공법을 통해 어느 정도 최적화된 물류센터의 공사기간을 보다 더 단축할 경우 전체 사업성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분석해보았다. 실제로 경기도 서남부 지역에 연면적 24,000평 가량의 물류센터를 건설한다는 가정하에, 기존의 PC공법 적용시 18개월이 필요하다고 볼 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 공장에 사용되는 최신 구조체 공법을 적용하여 3개월의 공기를 단축(15개월 소요) 할 경우로 나눠서 비교해 보았다.

여기서 필자가 이야기 하는 최신 구조체 공법은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 신축의 경우 ‘UP-UP공법’, 즉 상층부 바닥공사를 먼저 수행한 후 상층부는 타워크레인, 하층부는 모바일크레인으로 동시에 설치하는 공법으로 공기를 단축하고 있다. 이러한 공법은 층고가 모바일크레인의 붐이 이동할 때 장애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높은 건물, 즉 대략 9미터 이상의 층고에서만 가능한데, 물류센터의 층고는 대부분 10미터 이상이기 때문에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다. UP-UP공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PC부재보다 가볍고 시공 중 하중을 보다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PSRC기둥, TSC합성보 등의 합성구조 공법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공사기간 단축으로 인해 사업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1) 3개월 먼저 물류센터를 가동함으로써 얻게 되는 추가적인 임대수익 2) 3개월 공사기간 단축에 따른 PF자금에 대한 이자비용 등 금융비용 절감액, 그리고 3) 3개월을 단축하기 위해 증가되는 공사비이다. 1)과 2)의 합에서 3)을 제하면 3개월 공사기간을 단축함으로 인한 이익을 산출할 수 있다. 여기서 공사기간에 따른 금융비용 산출은 아래 표를 따른다. 총 1,200억 원의 PF를 월별로 균등하게 일으키는 것으로 산정하였으며 금리는 6%를 가정하였다.

여러 가지 가정이 전제되어 있기는 하지만, 단순한 계산상으로 공기 단축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추가적인 이익이 예상됨을 알 수 있다. 기존 공법과 비교하여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볼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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