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중요성 높아지지만 배송시스템 따라오지 못하고 있어

통계청이 지난달 3일 발표한 7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의 거래액은 12조 9,6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8% 증가했다. 상품군별로 살펴보면 음식서비스(66.3%), 임·식료품(46.7%), 생활용품(48.0%), 농축수산물(72.8%), 가전·전자·통신기기(14.0%) 등이 증가했다.

이 같은 온라인쇼핑의 고공행진은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 삶 속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있는 대면 활동 대신 비대면 활동으로 대체되고 있다. 소비활동 역시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에 택배는 물론이며 음식배달, 새벽배송 등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는 빈도가 크게 늘어나고 생활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다양한 배송 서비스와 늘어난 배송량을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리는 배송기사들의 노동환경과 관리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동시폐쇄 된 물류센터, 물류시장 폐해 그대로 보여줘
지난달 8월 28일, SSG닷컴 배송기사 1명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마켓컬리 새벽배송 기사도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아 SSG닷컴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003’과 마켓컬리 화물집화장이 임시 폐쇄됐다.

물류업계에서는 배송기사가 연달아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아 배송기사 발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조사결과 확진판정을 받은 배송기사는 동일인으로 도급사와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로 낮엔 SSG닷컴 배송을 담당했으며 저녁에는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연이어 배송기사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다행이지만 배송기사 한 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시 물류센터, 화주, 고객 등 여러 곳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에도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배송기사에서도 확진자가 종종 있었지만 이번 확진자의 경우는 가장 안 좋은 사례로 현재 물류시장의 어두운 부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입사가 담당하는 배송, 관리감독 어려워
물류업계 관계자가 이번 확진이 물류시장의 어두운 부분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몇 년간 많은 업체들이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물류, 그중에서도 라스트마일에 집중했다.

단순히 주문한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믿을 수 있고 빠른 배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새벽배송, 정기배송, 바로배송 등 특별한 고객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를 유입시키고자 노력했으며 이는 현재도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온라인쇼핑 업체들의 물류경쟁으로 인해 배송시장이 유망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오히려 너무 과도한 경쟁이 배송기사들을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 등 일부 기업만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자체물류망을 만들고 배송기사들의 고용안정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한 배송기사에 의해 임시 폐쇄한 SSG닷컴과 마켓컬리는 자체 배송기사가 아닌 지입회사에 물류를 맡기고 있다. 여기서 지입이란 화물 운송 업무가 필요한 화주가 운수회사에 의뢰해 차량과 운전자를 공급받아 화주의 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화주에게 공급한 차량을 지입차량이라 하며 지입차량의 영업용 번호판의 소유권은 운수회사가 가지며 차량의 소유권은 개인 차주가 가진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직배송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배송기사 고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로 인해 발생할 적자 등을 담당할 여력이 되지 않다 보니 지입회사가 배송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입기사들도 일에 대한 애정, 자부심보다는 N잡을 위해 속도에만 치중하거나, 근로시간, 임금 등 다양한 이유로 쉽게 이직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화주기업들도 고객과의 신뢰를 앞세워 더 많은 물량을 빠르게 배송하길 원하지만 이에 대한 투자는 인색해 배송기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는 배송기사들의 관리감독이 중요한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업마다 다양한 방역수칙을 마련해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고 배송기사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무증상자라는 변수와 함께 대부분 지입으로 이뤄진 계약 관계로 관리감독이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수많은 배송기사들이 하루에도 여러 물류센터를 옮겨다니고 있어 자칫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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