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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배송근로자, 사고 위험이 커지는 ‘이유’

기사승인 2020.09.29  14: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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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비용 과도한 노동 멈추지 않아, 일선 물류현장 위험도 가중돼

코로나19 팬더믹에 따른 배송 물동량 급증은 가뜩이나 열악하고 고된 물류 노동현장 곳곳을 더욱 악화시켜 일선 배송 근로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동시에 현장 사고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정부는 20년 넘게 논란을 이어온 육상화물 운송시장에서 일부 급진적이란 비난에도 불구, 2020년 1월1일을 기해 기존 운송운임보다 높인 ‘안전운임제’를 전격 도입해 시행에 나섰다.

이처럼 택배시장을 포함해 일반 식자재 배달시장 근로자들 역시 낮은 운임은 열악한 근로환경을 만들고, 이에 따른 생명의 위협으로 위태하기는 매한가지.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대다수 물류 현장에서 지불되는 비용은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배송수요 폭증은 1톤 화물차 운송시장에서 차량 수급과 인력 부족에도 불구, 한 곳의 일만으로는 생계를 이어갈 수 없이 작아, 하루 2개 업체의 배송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도 일상화되고 있다. 무엇이 일선 물류현장에서 근로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각종 사고 위험을 키우는 원인인지 알아봤다.

1개 배송서비스론 생계 어려워, 더 치열해진 생활물류시장
# 올해 초 10년을 넘게 이어오던 자영업을 접고, 물류현장에 뛰어든 48살의 김화철씨(가명, 52)는 하루 17시간의 노동을 힘겹게 견디고 있다. 한창 돈이 들어가야 할 아이들 3명을 위해 김씨는 와이프와 함께 운영하던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폐업, 급기야 청소일과 물류배송에 나섰다.

김 씨는 식당 보증금도 회수하지 못하고 몸만 물류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예상외로 이런 저런 비용들로 주간 운송일과 더불어 새벽 배송일등 2가지 일에 나서고 있다. 김씨의 하루 일과는 새벽 1시부터 시작된다. 냉장시설을 갖춘 차량으로 늦은 저녁 집을 나서면 새벽1시 수도권 인근 물류센터에 도착, 오전 7시까지 배송해야 할 상품 80여개를 적재해 배송이 끝나고 집에 도착하면 8시. 간단히 몸을 씻은 뒤 서너 시간을 숙면하고 일어나 오후 12시 즈음 간단히 식사를 한 뒤 오후 1시경 또 다시 마트 배송에 나서 저녁 8시 즈음 집에 도착해 저녁식사를 한다.

이후 다시 쪽잠 2시간 정도를 자고 나면 또다시 새벽배송 일을 준비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김씨에게 토요일과 일요일은 사라진지 오래고, 가족들과 식탁에 앉아본지도 언제인지 모를 만큼 아이들과 와이프 대화 한지도 손에 꼽을 만큼 일상은 없다.

지난 2019년 12월 개봉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던 ‘미안해요 리키’란 영화는 유럽이 아닌 국내 물류 현실을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는 평을 들을 만큼 앞서 그린 김 씨의 노동 일상과 판박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 물류현장은 영화 줄거리보다 더 치열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영화와는 달리 국내 배송시장의 현실은 하루 2개 업종 배송일의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까지도 통상의 서비스는 주간 배송이던 물류배송 패턴의 경우 하나의 업무였으나, 이젠 전에 없던 새벽시간 신선식품에 대한 물류서비스로 확장되고, 비대면 배송이 고착화되면서 하루 24시간 언제든지 배송이 가능해 졌다.

이 같은 현상은 수요는 증가하는데 반해 공급은 부족한데도 불구, 배송 물류시장의 근로자들을 여전히 한 업체에 대한 배송 일만으로는 생계를 이어갈 수 없을 만큼 작은 비용만으로 줄 세우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 오 배송 및 다양한 사고위험 도사려
육상화물운송시장에서 시행되고 있는 ‘안전운임제’의 원래 이름은 표준운임제였다. 원래 이름에서 안전운임제로 바뀐 원인은 육상운송시장에서 과도한 경쟁과 낮은 운임, 그리고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크고 작은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해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이 덕분에 이 제도는 여전히 시장 질서를 역행하는 제도란 비난을 감수하고 있다. 물론 육상운송업계는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무려 20여년에 걸쳐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겪었다.

이제 소화물 배송 물류시장에도 이와 같은 이유로 적정 물류비 산출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중견 운수회사 최모 대표는 “최근 들어 영업용 1톤 화물차와 배송근로자 구인이 너무 어려워졌다”며 “이 같은 현상은 숨어 있는 영업용 차량수급에 따른 비용과 다양한 배송노동에 대한 적정 비용 지급을 회피하려는 대형 제조 유통 화주기업들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대형 화물운송시장과 1톤 배송시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최 모 대표는 “안전운임 역시 최초 배송을 의뢰하는 제조 유통회사들이 인상된 운임을 지불하고 있고, 다단계에 따른 중간 운수회사의 수익을 합리화 최종 화물운전자의 운임을 정상화한 것처럼 1톤 화물운송시장 역시 적정한 운임 체계와 노동환경개선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생활물류시장의 개선에 첫발인 셈이다. 또 다른 운수회사 대표 이 모씨도 “1톤 배송인력 구인이 어려워 밤과 낮 구분 없이 하루 2곳의 배송이 불가피해지면서 크고 작은 차량 사고를 비롯해, 오 배송에 따른 고객 불만과 배송 의뢰 기업들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저임금의 배송 노동환경을 지속할 경우 대형 화물운송시장에서 처럼 근로자들의 사고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지금의 노동환경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택배현장을 포함해 이륜 식음료 배달 시장처럼 지속적인 각종 사고는 불가피해 질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업계가 적극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의 저임금에 과도한 노동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 물류기업에선 국내 취업비자로 입국한 외국인들의 배송시장 고용허가도 요구하고 있다. K 물류 담당 임원은 “한 달 300만원의 일선 배송 근로자 구인은 불가능해 진지 오래됐으며, 마냥 현재와 같은 노동환경을 방치할 경우 사망사고와 더불어 대형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끊임없이 합리적 비용을 요구해도 물류현장의 과도한 경쟁구조와 별다른 제재가 없어 노동 환경개선이 어려운 만큼 제도의 틀을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화두는 ‘공정’이었다. 10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공정’을 앞세웠지만, 법·제도의 변화가 없어 공염불에 그쳤다. 생활물류시장에서 현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진짜 ‘공정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안전운임제’처럼 관련 법과 제도의 제정과 변화와 더불어 실질적인 변화 모멘텀이 절실하다. 안전운임제 시행 때처럼 생활물류시장에도 보다 적극적인 구간(거리)별, 시간대 별 적정 최저 배송운임을 산정하는 등의 제도와 법 제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손정우 기자 2315news@klnews.co.kr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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