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섭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전 원장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와 세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세계 경제적으로 교역이 줄어들고 이에 따른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다. 관광과 여행이 줄어들어 국제적 사람의 이동과 교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며, 주요 국가들은 특정 지역과 도시를 한시적이지만 격리, 폐쇄하기도 한다.

코로나19는 우리 생각과 사회 그리고 국제 사회, 경제, 문화 등 세계 질서를 근본부터 바꾸어 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변화를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예측하며 그 변화의 크고 구조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큰 변화와 변혁의 시대에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분야가 재화와 서비스의 원활한 조달과 배달을 담당하는 물류서비스다.

근래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전파로 우리는 전혀 새로운 환경을 맞고 있다.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ing)의 유지로 비대면(untact)이 강제되고 사람 사이에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 현상이다. 국제적 교역 규모가 감소되고 관련 물류 활동도 줄어든다. 관광과 국제적 인적 이동이 현저히 감소되고, 위생, 건강, 방역 등 관련 산업의 활성화와 언택트(untact)와 동시에 온택트(ontact) 현상의 확산으로 OnLine 관련 산업과 정보 통신의 연결과 활성화가 급속히 진행된다. 소위 강제적 디지털화의 확산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 생활의 근본적 변화에도 사람이 먹고사는 일은 일상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필요한 의식주가 공급되고 소비되어야 한다. 특히 일상의 먹고 마시는 음식품들과 여타 생필품들이 적기에 공급되고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인류 삶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의 원활한 물류와 배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정보의 탐색과 구매의 결정은 인터넷이나 여타 SNS를 통해서 탐색, 결정할 수 있으나, 그 재화를 생산자에게서 소비자에게도 적기에 정상의 상태로 공간적 이동하는 물류적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이런 재화와 서비스의 운송, 배달과 관련된 보관, 포장, 하역 등의 물류활동이 필수적이다. 물류활동의 참여나 지원 없이는 어떤 물적 재화의 공간적 이동은 불가능하며 최종적으로 그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충족될 수 없다. 즉 배고픈 사람과 목마른 사람의 음식 섭취의 수요는 충족될 수 없다. 물론 오늘날은 로봇이나 드론 등 AI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방법이 확장되고 있기는 하다.

또한 일반적으로 물류는 재화란 본원적 수요(intrinsic demand)의 이동을 위해 해당 재화의 수요에서 파생된 수요 (derived demand)란 평을 받아왔다. 즉 자동차나 음식이란 본원적 재화의 수요 때문에 해당 재화의 운송, 배달의 파생적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이 기존 이론의 일반적 경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근래 물류가 인간의 본원적 수요의 기능이 확장되고 소비자들도 이를 원하는 현상과 관련 상품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어려울 때 목적지에 착륙하지 않고 항공기가 제공하는 이륙과 착륙, 기내의 다양한 식사와 음료 그리고 승무원들의 서비스와 기내 분위기 등 물류의 본원적 수요를 즐기기 위한 서비스가 한국, 대만, 일본 등 여러 항공사에서 인기리에 제공되고 있다.

즉 항공기 여행, 항공기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체험하고 본원적 서비스를 누리는 항공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어는 목적지를 가야 한다는 본원적 수요로부터 파생된 항공서비스가 아닌 항공서비스 자체를 즐기는 본래적 서비스인 것이다.

이런 경우는 여러 수송수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공간이동이라는 본원적 수요와 동시에 안락하고 기내서비스를 누리고자 하는 KTX 등의 본원적 수요를 누리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아니면 목적지 없이 단순히 기차의 쾌적한(또는 저렴한) 서비스 자체를 누리기 위해 기차를 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크루즈 여행의 경우는 공간적 이동 못지않게 크루즈 내부의 본래적 서비스가 중요한 여행선택자의 관심사일 수 있다.

오늘날 우리는 코로나19로 새삼 물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필요한 재화가 적시에 공급자에게서 수요자에게도 배달됨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근래 우리나라에서 독감예방 백신이 운송과정에서 충분한 냉동/냉장 물류(Cold Chain Logistics)가 담보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필요한 정보는 다양하고 신속하게 소통될 수 있으나, 물류를 통한 재화의 공간적, 시간적 이동은 필수적이며, 실재적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다양한 이류로 코로나19로 물류, 택배 등의 수요가 확산되고 실제 해당 업체의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배달, 택배 등 서비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근무여건은 어려워지고 있음도 사실이다.

물류의 이론적인 궁극적 목표(omega point)는 빛의 속도로 전달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택배·배달 노동자들의 근무여건의 개선과 관련 제도의 정비도 고려되어야 한다. 코로나19는 새삼 생활필수품들이 우리에게 배달되는 물류, 배송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며 관련 제도 정비로 어두운 측면의 개선도 절실함을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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