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표 발전전략 담겨…코로나발 경기침체 극복 key 될까?

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던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은 5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극복 및 경기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뜻을 강력히 피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5월, 이 뜻은 3대 프로젝트와 10대 중점 추진과제로 구체화됐으며 이윽고 지난 7월 14일,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확정·발표하게 된다.

한국판 뉴딜의 정의 
한국판 뉴딜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먼저 뉴딜이란 단어가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뉴딜 정책이란 지난 1929년부터 발생한 전 세계적인 경제 대공황 시기에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한 일련의 경제 정책을 말한다.

국민 총생산의 급락과 실업률의 급상승이 동시에 나타난 전례 없는 당시의 시기에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 역할을 하게 된다. 당시의 뉴딜 정책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서 바라보면, 쉽게 말해 전통적인 자유방임주의적인 경제 안에 정부 권력에 의한 통제가 일부분 이뤄지면서 이를 다시 정상궤도로 돌려놓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뉴딜과 비교해 한국판 뉴딜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지난 7월, 본격 발표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관련 문서를 살펴보면 한국판 뉴딜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뉴딜이라는 틀에 경제 위기 극복과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제 선도를 위한 대한민국만의 국가발전전략을 담은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한국판 뉴딜, 왜 지금인가?
정부는 지금 시점을 경기침체를 극복해야 함은 물론이고 저성장과 양극화로 대두되는 기존의 구조를 대전환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로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라는 팬데믹으로 전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현재 전 세계 경제 상태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어쩌면 지난 1920년대 경제 대공황때보다 더욱 강력한 경제 침체가 다가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출처 : OECD(2020), ‘Coronavirus : The world economy at risk’

한국판 뉴딜이 그 어느 때보다 지금 필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오랜 시간 동안 대한민국을 괴롭혀왔던 저성장과 양극화 심화라는 문제들을 없애는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서다. 현재 대한민국 경제는 80년대에서 90년대 중반에 이르렀던 고성장 시대를 벗어나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경제의 성장세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흡한 사회안전망으로 인해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구현하기 위해 사람 중심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공정경제라는 기반 위에 혁신성장과 포용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이 지금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코로나19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전 세계 국가의 강도 높은 봉쇄조치가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는 192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와 일자리 충격에 직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문제가 되는 점은 바이러스를 잡을 수 있는 백신의 개발이 구체화되지 않는 이상 그 경제적 손실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노동시장이 더욱 경직되고 기업들의 투자가 축소되는 등의 항구적인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출처 : OECD, ‘OECD Economic Outlook’

이와 더불어 초유의 감염병 사태에 따른 경제 및 사회구조 전반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도 한국판 뉴딜의 필요성을 높여주는 요인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비대면 등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고, 그린 경제에 대한 인식과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구조의 변화에 발맞춘 개혁이 제때 이뤄지지 못할 경우 성장경로 자체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환경·평등 모두 잡을 한국판 뉴딜
이번 한국판 뉴딜을 자세히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의 대표과제로 나눌 수 있다.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디지털이라는 뿌리를 튼튼히 마련해 줄 ‘디지털 뉴딜’, 경제기반의 친환경 및 저탄소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줄 ‘그린 뉴딜’, 그리고 사람 중심의 포용 국가로의 행보의 출발점이 될 ‘안전망 강화’가 바로 그것이다. 

출처 : 관계부처 합동,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이 세 대표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세부과제 역시 이번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디지털 뉴딜의 경우 ‘DNA 생태계 강화’를 위해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개방·활용 △전 산업에 걸쳐 5G,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확산 △K-사이버 방역체계 구축 등의 세부과제를 설정했다. ‘교육 인프라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모든 초중고에 디지털 기반의 교육 인프라 조성 △전국 대학 및 직업훈련기관에 온라인 교육 강화 등의 과제를 설정했으며, ‘비대면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스마트 의료 및 돌봄 인프라 구축 △중소기업 원격근무 확산 △소상공인 온라인 비즈니스 지원 등의 세부과제를 설정했다. 마지막으로 ‘SOC 디지털화’에 대해서는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 △도시·산단의 공간 디지털 혁신 등의 과제를 설정했다.

다음으로 그린뉴딜의 경우에는 먼저 ‘도시·공간·생활 인프라의 녹색 전환’을 위해 △국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의 제로에너지화 △국토·해양·도시의 녹색 생태계 회복 △깨끗하고 안전한 물 관리 체계 구축 등의 세부과제를 설정했다.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을 위해서는 △에너지관리 효율화를 위한 지능형 스마트 그리드 구축 △신재생에너지 확산기반 구축 및 공정한 전환 지원 △전기차 및 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 보급 확대 등의 과제를 설정했으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에 대해서는 △녹색 선도 유망기업 육성 및 저탄소·녹색산단 조성 △R&D·금융 등 녹색혁신 기반 조성 등의 세부과제를 설정했다.

마지막으로 안전망 강화에 대해서는 ‘고용사회 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고용안전망 구축 △함께 잘 사는 포용적 사회안전망 강화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들의 생활 및 고용 안정적 지원 △고용시장에 신규진입하는 국민들에 대한 지원 △산업안전 및 근무환경 혁신 등의 세부과제를 설정했다. ‘사람투자’에 대해서는 △디지털·그린 인재 양성 △미래적응형 직업훈련 체계로 개편 △농어촌·취약계층의 디지털 접근성 강화 등의 과제를 설정했다. 

정부는 이와 같은 내용의 이번 한국판 뉴딜을 안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 버티고 일어서서 개혁한다는 자세로 임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발생한 고용 충격에 대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으로 버텨내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단순한 낮은 숙련도의 공공일자리를 생산해내는 수준에서 벗어나 경제 패러다임의 구조적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또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르게 경제 침체로부터 일어나 정상적인 성장경로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및 그린 경제의 필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투자해 투자 회복 및 일자리 창출에 견인한다. 마지막으로 구조적인 변화에 적응하고 이를 선도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해 개혁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및 그린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령을 제·개정하는 한편 전 국민 고용보험, 탄소중립 기반 마련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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