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11번가와 손잡고 한국진출 …‘협력, 합병, 확장’ 등 다양한 생존전략 구사

이마케터가 발표한 ‘2019년 글로벌 이커머스 동향’을 보면 전 세계 이커머스 전체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3,535조 달러로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해 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시장 규모, 성장률 모두 전 세계 5위권으로 조사, 경제 규모에 비해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전 세계 5위권 시장을 가진 우리나라의 온라인 시장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 없이 수십 년째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져 오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이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아마존’과 같은 시장지배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진짜 ‘아마존’이 한국 상륙을 앞두고 있다.

아마존의 국내 시장진출은 단순 국내 배송이 아니라 국제간 운송물량과 통관 및 물류센터 분류와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만큼 일반 택배기업과 달리 복잡한 물류서비스 시스템이 필요, 어떤 물류기업이 파트너로 자리할지에 대해서도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 한국 진출 위해 11번가와 손잡아
지난 16일, SK텔레콤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SKT는 11번가 성장을 바탕으로 한 커머스 사업혁신을 위해 아마존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11번가의 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리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우선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됐다.

SKT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마존과 함께 국내 고객들에게 독보적인 구매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마존과의 원활한 협력으로 빠른 시일 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SKT와 협력 발표한 이후 아마존은 18일, 99달러 이상 구매한 한국 고객에게 무료 배송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지난 2018년에도 90달러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아마존의 한국 시장 다양한 형태로 진행 중이다.

‘소문’으로 끝난 종합물류기업과 협력
이번 협력이 발표된 이후 물류업계 및 이커머스 업계는 SKT가 밝힌 ‘독보적인 구매경험’과 ‘차별화된 혜택’에 주목하고 있다.

한 이머커스 관계자는 “아마존의 한국 시장 진출은 다양한 방식으로 매년 나오는 이야기로 올해도 단순 소문에 그칠 줄 알았지만 11번가와 협력한다는 발표가 나와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11번가에서 아마존 물품을 구매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한국 IP주소로 아마존에 접속하면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해 접근성이 좋으며 결제 또한 해외결제가 가능한 카드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결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11번가를 통해 주문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결국 미국시장의 성공 요소인 물류, 배송 부분의 개선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물류 관계자도 “아마존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많은 국내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확보해 왔다.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추가적인 데이터 확보보다 물류 및 배송의 개선을 통한 고객 경험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측했다.

두 업계 모두 아마존이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에서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을 골라내고 11번가는 국내 물류센터를 임대 또는 매입해 물품을 보관, 배송할 것으로 전망했다.

11번가와 아마존의 협력 발표 이후 물류업계에서는 11번가와 국내 종합물류기업이 인천 물류센터 이용 및 배송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11번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 종합물류기업 관계자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11번가와 종합물류기업 간의 접촉이 근거 없는 소문으로 끝났지만 물류·이커머스 업계는 물류부분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흑자전환 11번가, 대규모 물류 투자보다 혜택 강화에 먼저 나설 수도
물류·이커머스 시장 모두 11번가의 적극적인 물류투자를 예상하지만 한편에서는 물류투자에 쉽사리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관계자는 “SKT는 11번가, 원스토어, SK스토아, ADT캡스, 웨이브 등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추진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대규모 물류투자는 흑자전환에 성공한 11번가를 다시 적자로 돌아서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쓱닷컴(SSG닷컴), 마켓컬리 등 많은 기업이 직매입을 늘려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를 통해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11번가는 이마트몰, 홈플러스, GS프레시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들을 입점시켜 각 유통업체들이 상품을 배송하는 ‘오늘장보기’ 서비스하고 있다. 반면 야심 차게 도전했던 직매입 사업은 진출 4년여 만에 대폭 축소했다.

이 때문에 ‘차별화된 혜택’에 우선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다. 또 다른 이커머스 관계자는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구독 모델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을 운영하고 있다”며 반면 11번가가 운영 중인 ‘올프라임’은 11월 30일자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 때문에 SKT와 협력을 통해 국내 상황에 맞는 구독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11번가의 구독프로그램 ‘올프라임’은 11월 30일자로 서비스가 종료한다.

아마존 프라임은 연회비 119달러를 내면 무료배송과 함께 음원 및 비디오 스트리밍, E-book 서비스 등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회원 수는 1억 5,000만명 이상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지 않은 ‘아마존 비디오 프라임’의 경우 세계 최대 OTT서비스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보유한 서비스로 SKT와 협력해 진출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SKT와 아마존이 협력한 새로운 구독프로그램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치열해지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 물류 투자에 ‘집중’
쿠팡으로 촉발된 이커머스 시장의 물류 전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21조원 결제금액을 달성한 네이버는 이미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약점으로 지적된 물류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통시장의 강자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합병을 통해 ‘자산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의 초대형 온·오프라인 겸업 단일 유통기업으로 탄생한다.

이번 합병을 통해 양사가 지난 IT 인프라와 데이터 역량 결합을 통한 ‘커머스 테크 리더’를 실현하고 물류 인프라, 배송 노하우를 결합해 종합 풀필먼트 사업으로 진화시킬 예정이다. 특히 GS리테일이 보유한 전국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를 통해 TV홈쇼핑, 모바일 커머스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아마존의 한국 진출 이전, 지난 10월에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물류 계열사 차이냐오 네트워크(Cainiao Network)가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직구 배송으로 잘 알려진 차이냐오 네트워크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배송기간이 단축, 한국에서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번 진출을 통해 현재 약 10일에서 13일가량의 배송 기간을 5일에서 7일로 단축해 배송 효율을 높인다. 한편 차이냐오 네트워크는 중국 내 24시간 이내 배송, 전 세계 72시간 이내 배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차이냐오 네트워크는 국내기업들에 퍼스트·라스트 마일 배송부터 물류창고 관리, 국제 운송, 화물 운송, 통관에 이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물류 및 공급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한국에 연면적 15,000 평방미터가 넘는 물류 창고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또한 행상 및 항공화물 배송을 위해 매주 총 6척의 화물선, 6대의 화물기를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운영 중이다.

DHL 익스프레스 또한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에 발맞춰 2022년까지 한국을 비롯해 주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DHL 익스프레스는 한국에 약 1억 3,100만 유로(1730억원)를 투자해 올해 9월부터 인천 화물터미널 시설 확장에 들어갔다. 확장이 완료되면 DHL 인천 게이트웨이 면적은 기존 대비 3배 가까이 넓어지고 특송화물 처리량은 약 160% 증가해 DHL 익스프레스 아시아 태평양 내 최대 규모의 게이트웨이가 된다.

이커머스 시장을 잡기 위해 펼쳐지는 물류 투자에 대해 물류 관계자는 “익일배송이 기본인 우리나라에서 배송 경험이 중요치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매우 안일한 생각으로 이커머스·유통기업들은 물류 투자 확대를 통한 고객 경험 개선, 운영 효율화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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