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매매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듯

올해 물류부동산 시장은 지난해보다 더욱 뜨거웠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해외 자산에 투자하려고 했던 자금들이 국내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 물류센터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결과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물류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한 켠에서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나 리츠의 형태로 많은 물류센터를 보유하면서 임대료 상승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이다.

자산운용사들이 가지고 있는 펀드나 리츠의 경우 수익률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운용수익률은 기본적으로 물류센터의 매매가와 임대료에 영향을 받는다. 매매가가 낮고 임대료가 높으면 수익률이 높고 매매가가 높고 임대료가 낮으면 그만큼 운용수익률은 떨어진다. 최근 운용수익률은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지난해 2분기 6%대 초반이었던 운용수익률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5%대 초반에 걸쳐져 있다. 1년 동안 1%정도 낮아진 셈이다. 가장 큰 원인은 매매가격의 상승이다. 매물은 적은데 비해 물류센터를 매입하고자 하는 자산운용사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이다. 이러한 과열 양상으로 물류부동산 시장에서 소외되었던 오래 되고 규모가 작은 물류센터들도 기존보다 좋은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다. 때문에 운용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실질임대료보다 높은 명목임대료가 책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류신문사에서 확인해 본 결과 실제로 명목임대료는 지속적으로 상승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경기 지역 10곳의 임대료를 주요 물류부동산 기업의 자료를 취합해 정리한 결과 2015년에 비해 2020년 임대료는 평균 3.8%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유일하게 남양주만 명목임대료가 0.8%(250원)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주목되는 지역은 경기도 안성이다. 경기도 안성은 14.3%가 올라 임대료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봐도 평당 약 3,000원 가량이 오른 것으로 가장 많은 금액의 차이를 보였다. 그 외 경기도 광주의 경우도 약 1,300원(4.7%▲) 가량 임대료가 상승했으며 용인(3.6%▲)과 이천(3.4%▲) 지역도 5년 동안 평당 800~900원 정도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만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운영한다고 가정했을 때 안성의 경우 1년간 약 3억 6천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물류센터를 임대해 운영하는 물류기업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경기도 광주의 경우에도 연간 약 1억 6천만 원의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며 용인은 약 1억 천 백만 원, 이천은 약 1억 2백만 원의 비용을 더 내야 하는 셈이다. 물류기업들이나 유통기업들이 물류센터를 통합하고 규모를 키우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 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임대료 상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임대차 계약시에 매년 임대료 인상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면 매년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임대료의 상승이 불가피하다. 또한 물류기업들이 운영하면서 적자가 나더라도 임대료를 낮추기 어렵다는 점도 앞으로의 부담이 커질 것을 의미한다. 예전에 개별 기업이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임차할 경우 상황에 따라 협상이 가능했다. 하지만 물류센터를 보유한 자산운용사는 투자자들에게 약속된 수익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협상이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 A 물류센터의 경우 오랜 적자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임대료를 낮춰줄 것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투자자가 바뀌는 상황에서도 임대료 인하가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마스터리스를 했던 물류기업이 운영을 포기하기도 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투자자나 운용사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낮춰줄 이유가 없고 이를 수용할 경우 약속된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물류센터를 자산운용사들이 매입하거나 직접 개발하면서 시장은 더욱 활성화 되고 물류센터의 제반여건도 좋아지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그동안 물류센터가 필요했지만 높은 지가로 인해 개발이 어려웠던 지역의 개발도 이뤄지면서 접근성도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임대료의 상승은 불가피하다. 빛이 강하면 그만큼 그늘도 깊어지기 마련이다. 물류산업 전체를 봤을 때 긍정적인 부분이라도 물류 운영기업 입장에서는 임대료 상승이라는 아킬레스건이 존재한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물류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이어지는 임대료 부담은 물류기업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명목임대료가 아닌 실질임대료는 여러 가지 계약 조건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지만 임대료의 상승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