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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태완 전국택배연대 노조위원장

기사승인 2019.04.03  15: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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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범 30여년, 관련법 부재로 택배 현장 피해 커’

“택배서비스가 시작된 지 30여 년이 다가오지만 그 동안 관련 법 부재로 인한 택배기업과 근로자들의 피해는 너무 크다”

생활 물류서비스로 자리매김한 택배산업에 노동조합이 출범한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위원장 김태완, 이하 택배노조)은 현장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악화된 노동환경에 대한 1차 책임을 정부와 국회에 돌렸다.

택배산업의 성장에 반해 여전히 악순환을 겪고 있는 노동현장 개선의 마중물이 관련 법 제정부터이기 때문. 여전히 택배산업이 업력이 전혀 다른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규제를 받고 있어 노사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 택배노조 출범 때 목표한 5만여 택배 근로자들에게 절대적 신뢰를 얻어 이들의 노동환경 개선과 권리를 찾겠다는 최초 다짐의 성과는 어떨까?

김태완 위원장은 “아직도 갈 길이 너무 멀다”면서도 “아쉬운 점은 많지만 택배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었고, 지난해 우체국택배 노조의 단체협약 성과를 마련한 만큼 올해는 택배업의 산업적 의제에 초점을 맞춰 노동환경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택배노조 위원장은 노조 출범이후 힘 겨웠던 지난 2년을 어떻게 회고하고, 급성장하고 있는 미래 택배산업의 노사 간 윈윈을 위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을까? 노조 출범 후 지난 2년을 돌아보고, 그 동안의 성과와 아쉬운 점, 그리고 더욱 중요해진 미래 택배노조의 운영 방향을 들어봤다.

   

택배 일자리 안정화 이루고, 노사 간 윈윈 방안 마련해야
산업시장의 기술 발전이 눈부시다. 기술이 발전하면 노동을 대체해 근로자들의 삶은 더 여유롭고, 윤택해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 노동현장은 갈수록 불안한 일자리에서 더 오래, 또 더 힘들게 일하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조합 결성은 필수다.

김 위원장은 “노동운동은 근로자들의 고용상황과 직결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근로자 본인이 노동자임을 인식 못하면서 택배대리점과 얽힌 고용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든 해고당할 수 있다”며 “노동자들이 환경외부에서 자신들을 위협하는 원인들은 모르고 고된 노동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결국 택배 근로자들이 힘을 갖고 안정된 일자리를 지키려면 노동운동은 불가피하지만 현실은 이와 너무 동떨어져 있는 셈이다. 따라서 현실은 택배 근로자 자신들이 처한 노동현실에 대해 불만조차 이야기하지 못할 만큼 노동 강도가 높다는 걸 의미한다.

김 위원장이 돌아본 지난 2년의 소회는 “택배서비스의 열악한 작업환경을 알리고, 공짜 분류작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만들며, 근로자 권리의 일정부분을 얻었다는 점은 소중한 성과”라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노조 출범 전까지 막연하게 열악할 것이란 택배 노동환경을 공론화했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만든 점은 작지만 무형의 결과물을 얻은 셈이다.

김 위원장은 “노조가 늦어지는 오전 분류에 문제를 제기하면 그곳의 작업 속도는 빨라지고 회사도 터미널에 도착할 간선차를 일찍 도착시킨다”며 “하지만 노조가 없는 곳은 간선차도 늦고, 분류도 오래 걸려 노동 강도는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시설 투자만으로 노동현장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사측이 근로자들에게 어떤 배려를 하느냐에 따라 다르고, 또 노조가 노사 모두를 윈-윈 할 수 있는 매개임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은 “그 동안 밖으로 들어나지 않았던 택배현장의 각종 불합리한 사례가 노동조합을 통해 외부로 알려지고, 산업안전 대상이 아니던 현장에 근로감독관이 파견된 점도 노조가 지난 2년간 이끌어낸 작은성과”라고 말했다.

낮은 노조 가입율, 미래 기대 없고 열악한 노동환경이 원인
노조 출범이후 2년이 지났지만 아쉬운 점은 여전히 5만여 택배근로자들의 낮은 노조 가입률 때문에 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 위원장은 “틀리지는 않은 지적이고 택배노조의 아픈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우체국택배 3000여 명 중 1200명, CJ대한통운 1만6000명 근로자 들 중에 800여명, 공공연맹과 화물연대 까지 합하면 택배노조의 조합 구성원은 전체 근로자의 고작 8%에 불과하다.

김 위원장은 “전체 택배근로자들 가운데 20% 정도의 조직율을 갖춰야 산업적 요구를 할 수 있는데 반해 가입율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적은 조직율은 아니다”며 “우체국택배의 경우 단체협약 체결이후 너도 나도 가입하는 분위기고, 반대로 민간 택배 상당수는 노조 가입으로 뭐가 달라지냐는 의구심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안타까운 부분은 대다수 택배근로자들이 노조 가입에 따른 이해득실을 정확히 모를 수밖에 없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고된 노동현장을 벗어나면 쉬기 바쁜 상황에서 당장 얻을게 없는 노조활동에 나서는 것이 현실이다. 김 위원장은 “대다수 택배근로자들은 평생 노동운동에 관심 없고, 노조 가입으로 뭐가 달라지는지도 모른다”며 “유럽의 경우 중고등학교 시절 노동조합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만 우리의 경우 이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아쉬워했다.

김 위원장은 “한 가지만 강조하면 노동조합은 혼자하면 다칠 수 있지만, 함께하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노동조합에 대한 그릇된 교육이 사실을 왜곡시키는 만큼 개별 근로자들의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이야 말로 노조”라고 말했다.

택배 관련법 부재로 택배기업·근로자 모두 손해
김태완 위원장이 생각하는 국내 택배시장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김 위원장은 “노조 입장에서 보면 택배 관련 법 부재로 택배회사와 노동자 모두 피해를 받고 있다”며 “근로자들의 경우 ‘택배업’ 세목이 없어 각종 경비에 대한 세액 공제를 받지 못해 이중과세 부담을 하면서도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다”며 “또 택배회사 역시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에 대한 책임을 관련법 부재로 그대로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관련법 부재로 택배업을 플랫폼 사업으로 지칭하지만, 전체 사업을 지휘하는 원청 택배회사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사고에 책임을 안지는 구조다. 결국 택배업 관련 법규 부재에 따른 각종 피해는 개인사업자인 택배노동자에게 지우고, 택배기업들 역시 피해자로 남게 된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 정부와 국회가 하루 빨리 택배서비스와 관련된 법규 제정에 나서야 한다”며 “30년이 가까워 온 택배산업에 관련 법이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일선 근로자들은 정부가 지정한 최저임금을 받지만, 택배 근로자들은 관련 법 부재로 자신들의 노동에 대한 최저임금조차 챙기지 못하고 일선 택배대리점 역시 의무와 역할을 정하지 못한다. 야간 근무에 대한 추가 임금은 고사하고, 모든 책임은 현장 근로자가 떠안는 구조 역시 관련 부재 때문이라는 것이 김 위원장의 지적이다. 이밖에도 관련 부재로 인한 각종 부당 노동행위로 택배기업과 일선 대리점과 근로자 모두가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지는 각종 택배현장의 사고를 왜 CJ대한통운이 모두 떠 안아야 하느냐”며 “하루 빨리 정부와 국회가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택배요금 인상 환영, 인상분 근로환경 개선에 써야
한편 최근 택배가격 인상에 대해 김 위원장은 “늦었지만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고 출혈 경쟁과 저 단가 영업이 중단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단순 요금 인상이 아니라 인상분에 대한 배송과 픽업에 대한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택배요금 인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예상했다. 택배시장 1위 기업인 CJ대한통운의 요금인상으로 물동량은 일부 감소할 수 있지만, CJ대한통운 입장에서 이번 요금 인상은 이익이 적은 택배상품은 버리고, 수익률은 높이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 위원장은 “택배시장의 요금인상 추이는 올해를 시작으로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택배 기업들의 수익률은 높아지겠지만, 요금을 인상하면 수수료 체계 변화로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율은 소폭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요금 인상은 인상폭의 일부만 일선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택배업 관련 법 조차 없는 상황에서 택배노조의 출범은 앞뒤가 바뀐 형국이다. 또 노조가 출범했지만, 택배산업 전반에 변화를 이끌어내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노조의 기본 역할은 임금 협상이며, 노동환경 개선이다. 일선 택배 근로자들의 이익과 요구 실현에 있어서 노조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원칙을 지키고 자신들의 의견을 밝히는 민주주의를 배워나가는데 도구이기도 하다.

노동조합운동은 우리 산업시장에서 작지만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고, 관철시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는 만큼 지난 2년의 택배노조 활동은 지금 얻은 결과물 그 이상의 보이지 않는 성과를 얻었다. 아직 시장을 좌우할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김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택배업 종사자 모두에게 무한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노동 단결권은 중요하다. 만약 지금의 택배시장에 노동조합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5만여 택배근로자들 가운데 100명이 회사와 협상을 하자고 하면 회사는 경찰을 부를 것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협상을 하자고 하면 괜찮다. 이것이 바로 노동조합의 힘이다. 지금은 작고 보잘 것 없지만 하나씩 하나씩 끈기를 가지고 시장을 바꿔나가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손정우 기자 2315news@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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