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폐쇄적 물류시장 디지털화…시대 변화에 대응

우리에게 손정의 펀드로 잘 알려진 비전펀드는 지난해, 클라우드 기반 국제 물류 플랫폼 ‘플랙스포트’에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을 투자했다. 플랙스포트는 Inc.com이 발표한 2018년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8위에 올랐다. 당시 3년간 성장률이 무려 15,911%에 달했다.

또한 글로벌 물류 플랫폼 큐익스프레스도 지난해 사모펀드로부터 5천만 달러(약 6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렇듯 해외의 경우 물류 플랫폼이 물류산업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물류 플랫폼을 주목하는 ‘큰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도 이륜차, 창고, 화물운송, 국제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 생겨났으며 일부 성과를 보인 기업도 있다. 대기업 또한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왜 수 많은 사업 중 물류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을까.

‘낮은 접근성과 정보 비대칭 개선…디지털화 필수’
클릭과 터치 한두 번에 돈이 계좌를 오가며 인터넷으로 주문한 제품은 몇 시간 만에 도착한다. 또한 세계 모든 호텔의 가격을 안방에서 손쉽게 비교하고 예약한다. 이 같은 변화는 고객의 접근성을 높여줬으며 고객은 더 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비효율을 극복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타고 산업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물류산업은 어떨까. 물류산업의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물류산업은 기술적인 변화는 있지만 가장 폐쇄적인 산업 중 하나이며 다른 산업에 비하면 아직도 접근성이 낮은 산업 중 하나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업무 비효율, 비용상승 등 부정적 작용을 만들어내는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물류산업의 폐쇄성은 소상공인, 중소기업에게 더욱 크게 다가온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에 비해 인력, 정보력 모두가 부족하다. 물류산업의 폐쇄성으로 인해 다양한 정보에 접근하게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물류 플랫폼에 뛰어든 많은 기업은 현재의 물류 시스템을 투명하게 개선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해 모든 플레이어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물류 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산업의 투명성과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많은 물류 플랫폼 기업들은 ‘디지털화’라고 답했다.

한 예로 수출입 물류는 수많은 플레이어들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완성된다. 화물을 제작해 수출하는 경우 해외로부터 원자재를 소싱해 화물을 제작해 해외로 다시 보내는 등 수 많은 물류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아직도 작업 일부를 제외한 많은 부분에서 디지털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모든 과정에서의 디지털화는 물류산업 가시성 확보, 각종 물류 데이터 확보 및 가공을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 등장 등 물류산업 재도약에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기회 제공’
물류 플랫폼 산업에 뛰어든 많은 기업이 우리의 목표는 물류산업 전체의 효율화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우선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물류 효율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이 물류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을 제외하고 시장을 바라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의 경우 플랫폼이 필요 없는 경우가 많으며 물류 플랫폼이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찾기보다는 대기업 스스로 플랫폼을 만들어 자사 물량을 투입하기 때문에 우리가 진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특유의 폐쇄적인 기업문화로 인해 플랫폼에 자신들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매우 꺼림칙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소상공인,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개인셀러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들의 경우 소규모 물량으로 인한 물류 활용 어려움, 물류 정보력 부족으로 인한 효율성 감소, 물류 투자비용 부담, 비표준화된 물류 운영에 따른 인적, 물적 자원의 효율성 감소, 적정 물류비용에 대한 검토 및 타당성 검증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한 번에 풀 수 있는 곳이 바로 물류 플랫폼이라는 이야기다. 물류 플랫폼에 다양하고 많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개인셀러 등을 비롯해 수많은 이해 당사자가 참여한다면 서로가 원하는 윈-윈(Win-Win)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플랫폼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데이터는 향후 생길 수 있을 다양한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으며 새로운 데이터로 가공돼 참여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대 변화가 만든 ‘물류 플랫폼’
우리가 만난 물류 플랫폼 관계자들은 아직 물류 플랫폼은 걸음마 단계이며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는 한 플랫폼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시장의 경우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생활, 소비 등 시대 변화가 물류 플랫폼을 숨은 보석으로 만들어주는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륜차 물류 플랫폼을 운영 중인 바로고 관계자는 “바로고는 국내 배달 시장의 성장을 예측 아래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로 국내 배달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현재 음식배달을 넘어 편의점 배송, 당일 배송 등 이륜차가 활용될 수 있는 물류시장이 커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륜차 외에도 바통, 디버, 퀵커스 등 라스트 마일 분야의 플랫폼들도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기업 문화의 변화도 플랫폼 사업 등장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업들은 협업보다는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무리하게 투자해 자신이 하기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잘하는 업체와 협업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앞서 말한 디지털화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간편해지고 가격 또한 저렴해진 것도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는 화물, 트럭, 선박, 비행기, 컨테이너, 설비 위치, 온도, 상태 등을 데이터화 및 시각화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장비와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했지만 기술과 통신의 발전으로 간편해졌으면 물론이며 가격은 하락하고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게 됐다. 이처럼 기술 발전 또한 물류 플랫폼을 촉진하는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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