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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 가까이하기엔 먼 루트

기사승인 2020.10.20  13: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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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희의 유라시아 물류이야기 37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수에즈 운하나 유라시아횡단철도를 거치지 않고 동해안과 북극을 거쳐서 운항할 수 있는 루트가 있다. 이렇게 북극을 거치는 물류 루트를 빙상 실크로드라고 하는데 북극항로라고 부른다.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기온이 상승하는 6월부터 10월까지 북극해의 얼음이 대폭 줄어드는 점을 활용해 북극을 통한 해상운송 루트를 개발하는 것으로, 북극항로는 현 정부에서 신북방정책의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시범운항의 성공
2013년 9월 16일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에 현대글로비스가 노르웨이의 선사인 스테나로부터 유조선 스테나폴라리스(STENA POLARIS)호를 임차하여 나프타 4만 4,000톤을 싣고 북극항로를 처음 운항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첫 시범운항이었는데 러시아의 우스트루가항을 출발해 35일 만에 광양항에 도착했다. 기상 상황이 다소 나빴고, 쇄빙선의 에스코트를 받는데 5일 정도 시간이 더 걸려서 예상보다 뒤늦게 도착했다는 부연 설명이 나왔다. 시범운항 후 기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해상운송 루트 대비 북극항로의 약 3가지 정도의 장점을 설명하였다.

1)수에즈 운하는 통상 45일이 걸리는데 출항지와 도착지가 같은 북극항로는 35일이 소요되어 운송 기간이 약 10일 단축됐다.
2)부산과 로테르담 간 기준으로 운송거리가 2만 1,000km에서 1만 4,000km로 줄어들어 약 7,000km 정도 단축된다.
3)운송거리 단축으로 향후 20%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시범운항의 시사점
북극항로의 시대가 열렸다고 하지만 실제로 당시 시범운항은 역설적이게도 북극항로가 상당히 어렵고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수에즈 운하는 중간에 홍콩, 싱가포르, 중동과 남유럽 항구 등 중간 경유지가 3~6군데 정도 있다. 북극항로처럼 중간 경유지를 거치지 않고 도착지까지 운항만 한다면 수에즈 운하를 통해서 가더라도 로테르담(도착지)까지 22일 정도면 간다.

즉, 2~3m의 빙하 두께를 뚫고 가느니 차라리 수에즈 운하를 통해서 운송하더라도 중간에 경유하지만 않으면 22일이면 운송이 완료된다. 반대로 북극항로는 시범운항한 시점이 9월 초가을인데도 불구하고 35일이 걸렸다는 것 자체가 얼음을 깨고 북극을 운항한다는 것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려준다.

2)물론 북극을 통하면 거리는 단축된다. 그러나 북극항로 운항 시 베링해협을 지나서 북극에 도달해야 하는데, 베링해협은 러시아의 극동 시베리아와 미국의 알래스카가 만나는 약 85km의 좁은 해협이며 군사요충지다.

베링해협과 북극은 유사시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이 넘나들고 핵추진 쇄빙선이 오가는 지역이다. 러시아와 미국이 이 길을 우리나라나 중국의 선박들에게 쉽게 터줄 리가 없다. 개발과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터줄 수 있겠지만, 실제로 북극의 가치가 떠오르거나 조그마한 이유를 들어 언제든 가로막을 수 있다.

3)북극을 통한 물류비가 절감될 개연성은 있다. LNG선과 유조선 등 특수한 화물을 보유한 대형 화주들이 한 항구에서 다른 한 항구로 한두 번씩 직항하는 방식으로 운송할 때에는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통상적인 일반 해상운송용 컨테이너선인 경우에는 물류비가 훨씬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부산과 유럽 간 운송에서 중간에 기항할만한 항구가 없고, 여름 한철에만 장사를 해야 하니 화물 수송능력과 운송 과정의 안정성이 대폭 떨어진다. 운송 예산에 비해 운임의 경제성이 부족한 것이다.

물류 루트의 북극항로, 기대하기 어렵다
2018년 8월, 그나마 북극 얼음의 양이 가장 적은 시점에 세계 제1의 글로벌 선사인 머스크가 다시 북극항로의 시범운항을 진행하였다. 머스크의 선박이 부산항을 출발해서 독일의 브레멘하버까지 25일 만에 도착한 것이다. 컨테이너 선박은 원래 북극항로를 사용하지 않는데 쇄빙선의 도움을 받아서 처음으로 컨테이너 선박이 항해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컨테이너 선박은 정기적으로 운항하기 때문에 연중 안정성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북극항로는 쉽지 않다. 컨테이너 선박이 2~3m 두께의 빙하를 뚫고 아시아~북극~유럽을 오가는 것은 시기상조다. 물론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얼음이 완전히 녹는다면 북극항로가 이득이겠지만 기후 변화라는 측면에서 북극이 녹는 것을 바랄 순 없다.

러시아는 2022년부터 쇄빙컨테이너선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실제 쇄빙컨테이너 선박을 북극에서 운항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수에즈 운하를 통한 해상운송 루트와 비교했을 때 운송비용의 경제성이 뒤질 것이고, 유라시아횡단철도와 비교하면 운송시간이 뒤쳐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쇄빙컨테이너선으로 북극항로를 운영하려고 한다.

실제로 북극항로가 열린다면 러시아나 미국의 몫이 될 수는 있으나 우리나라나 중국의 몫이 되기는 어렵다. 러시아가 한국·중국 선사에게는 높은 통행료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러 쇄빙선 건조하는 한국조선사들 
북극이사회는 8개국으로 러시아, 미국, 캐나다,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13개국은 옵서버 국가다. 가장 세력이 큰 곳은 역시 러시아와 미국이다.

최근 러시아가 시베리아와 북극의 석유가스전을 개발하였는데, 야말 반도의 LNG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북부 시베리아와 북극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원유, 광물을 아시아로 운송하려면 쇄빙선이 필요하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은 북극을 운항할 수 있는 쇄빙선 건조 기술을 가졌다. 그리고 쇄빙LNG선, 쇄빙유조선, 쇄빙컨테이너선은 쇄빙 기능이 있기에 한 척당 약 3,000억 원 정도로 부가가치가 크다. 러시아는 북극항로를 개발하기 위하여 LNG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주문량을 늘려나갈 계획을 수립하였고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수주 물량은 증가할 것이다.

북극항로가 러시아에는 열리겠지만, 우리가 가까이 하기엔 다소 먼 루트다.

정성희 news@klnews.co.kr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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