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쿠팡 Vs 1.5조 알리, 물류인프라 전쟁 서막 되나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한국 시장에 3년간 약 11억 달러(약 1조 4,470억 원)를 투자해 물류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쿠팡이 3조 원을 물류인프라에 투자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침체되어 있는 물류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이 지나면서 물류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인상으로 인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PF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공급마저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물류센터 임차인 중 큰손으로 분류되는 쿠팡이 물류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쿠팡 대구물류센터 전경(출처_쿠팡 뉴스룸)
쿠팡 대구물류센터 전경(출처_쿠팡 뉴스룸)

쿠팡이 앞으로 3년간 물류인프라에 투자할 금액은 3조 원이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6조 2,000억 원 가량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인프라를 구축한 것을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앞으로 50여개의 물류인프라를 구축이 가능한 금액이다. 자동화나 고도화를 위한 비용을 감안하면 최소 현재보다 10여개 이상의 물류센터 구축이 예상된다. 이미 쿠팡은 2026년까지 경상북도 김천, 충청북도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청남도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에 순차적으로 신규 풀필먼트센터(FC)를 조성하고 이를 위한 설비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쿠팡 측에 따르면 광주와 대전은 올해 물류시설 투자를 마무리하고 운영을 시작하고 부산과 이천 FC는 2분기, 김천 FC는 3분기 중에 건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충북 제천 FC는 4분기 착공에 들어간다. 쿠팡은 이를 통해 2027년 전국 인구 100% 무료 로켓 배송을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가고 있는 알리는 국내 투자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올리고 배송 만족도를 높여 더욱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중에서 2억 달러(약 2천 600억 원) 올해 투자해 18만㎡에 달하는 통합물류센터를 한국에 구축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주요 항만 인근이나 수도권 인근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물류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평택을 중심으로 물류센터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과 알리의 국내 물류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침체되어 있는 물류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를 목적물로 하고 있는 물류부동산 시장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임차인의 존재이다. 임차인의 존재에 따라 물류센터의 가격이 달라지고 우량의 임차인이 다수 존재해야 물류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쿠팡과 알리는 대형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물류인프라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즉, 최근 공급과 수요가 줄어든 대형 물류센터 시장에 새로운 수요자가 나타난 셈이다. 

물론 쿠팡과 알리가 직접적으로 물류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쿠팡의 경우 이미 물류인프라에 투자를 많이 한 상황에서 투자가 곧 물류센터 확장으로 연결되기 보다는 인프라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자동화를 통해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알리 또한 물류센터를 구축에 대한 가능성을 발표했지만 실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상황은 아니다. 또 실제 구축을 위해 움직인다 해도 물류센터 구축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알리가 물류센터를 개발한다면 인허가와 실제 착공 후 준공까지 최소한 5년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임차나 매매를 통해 구축하는 것이 가장 빠르지만 물류센터를 매매나 임차를 통해 구축한다 해도 운영 안정성 확보까지는 시간이 꽤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지난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물류부동산 시장은 올 하반기, 길게는 내년까지 침체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쿠팡과 알리의 대규모 투자가 이러한 전망을 바꿔놓을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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